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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윤석열 검찰총장

"尹 바람 한계 입증됐다" 야권서 부상하는 '윤석열 대안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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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대선 출마를 선언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달 30일 국회 소통관을 찾아 기자들과 인사한 뒤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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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장모가 2일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되면서 정치권이 술렁이고 있다. 유력 대선 주자의 가족이 대선을 8개월여 앞두고 비리 혐의로 구속된 것 자체가 초유의 일인 데다 이제 막 정치 무대에 등장한 윤 전 총장에게 정치적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윤 전 총장의 장모 최모(74)씨는 이날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요양급여 22억9000만원을 편취한 혐의 등이 인정돼 징역 3년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1심 재판인 만큼 앞으로 두 번의 재판 기회가 더 있지만 일단 유죄가 인정됐다는 점에 정치권은 주목하고 있다.

재판 소식이 알려진 뒤 윤 전 총장은 대변인을 통해 “저는 그간 누누이 강조해 왔듯이 법 적용에는 누구나 예외가 없다는 것이 제 소신”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장모가 연루된 사건에 본인이 개입한 적 없다고 강조했던 만큼 원론적인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이준석 “대한민국 연좌 하지 않는 나라…입당 문제 없다”



윤 전 총장이 “정치철학을 같이 하고 있다”고 밝힌 국민의힘에서도 비슷한 반응이 나왔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취재진과 만나 “그 분(윤 전 총장의 장모)의 과오나 혐의에 대해서 대선 주자가 영향을 미치는 게 있느냐, 없느냐가 국민들의 잣대가 되지 않을까 생각을 한다”며 “대한민국은 연좌를 하지 않는 나라기 때문에 국민이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 자격 요건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고 그런 부분에 제약을 가할 생각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날 충남 천안에서 청년들과 대화를 하는 자리에선 “만약 윤 전 총장이 직권남용에 해당하는 부분을 했다고 하면 아마 국민들이 지금까지 보낸 지지보다는 훨씬 덜한 지지를 보낼 것”이라고도 했다.

윤 전 총장과 가까운 의원들은 그를 적극 옹호했다. 한 중진 의원은 “원래 장모는 기소도 안 됐던 사안인데 열린민주당 최강욱 의원 등 친정권 인사들의 고발로 무리하게 수사가 시작된 것이고 그 정점을 김명수 사법부가 찍은 것 아니냐”며 “정치적 탄압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윤 전 총장의 친구로 통하는 권성동 의원은 “윤 전 총장의 수사 개입 관련 의혹이 하나도 없는데 윤 전 총장까지 엮는 건 일종의 연좌제”라며 “더불어민주당이 (윤 전 총장을) 비판하려면 이재명 경기지사의 형수 욕설 같은 것부터 털고 비판하라”고 말했다.



윤석열 측근 의원 “정치적 탄압” “윤석열 엮는 건 연좌제”



장제원 의원도 페이스북에 “사건 무마를 위해 윤 전 총장이 개입했다는 아무런 증거도 대지 못하면서 무턱대고 ‘검찰총장 사위란 존재 때문에 장모가 빠져나왔던 것으로 알려졌다’라는 ‘카더라’ 방식의 음해는 윤 전 총장을 무너뜨리기 위한 정치공세일 뿐”이라며 “장모의 과거 사건까지 사위가 책임져야 하느냐”고 썼다.

하지만 국민의힘 내부엔 다른 기류도 있다. 지난달 29일 대선 출마 선언 때 “그런 표현을 한 적이 없다”고 윤 전 총장이 공식 해명하긴 했지만 이미 대중에겐 “내 장모가 사기를 당한 적은 있어도 누구한테 10원 한 장 피해를 준 적이 없다”고 발언한 것처럼 퍼져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선 “윤 전 총장이 정진석 의원을 만나 장모가 죄가 없다는 취지로 말했기 때문에 나온 발언 아니냐”고 보고 있다.



내부에선 비판 목소리…“‘윤석열 바람’ 한계 입증…참 아픈 사건”



한 초선 의원은 “소위 ‘윤석열 바람’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 이런 사건으로 입증이 되는 것이고, 당장 여권에서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가족과 비교하면서 공격이 들어오지 않느냐”며 “본인은 관련 없다고 하겠지만 윤 전 총장으로선 참 아픈 사건”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도 “이런 사건이 여러 개라 나머지 사건도 비슷하게 결과가 나올 수 있다”며 “윤 전 총장에게만 의지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전 총장이 입당도 안 했는데) 의원들이 왜 출마 선언할 때 우르르 몰려 가느냐”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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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달 30일 오전 국회 소통관을 찾아 출입 기자들과 인사를 마친 뒤 돌아가고 있다. 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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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후보로서 윤 전 총장의 단점, 이른바 ‘윤석열 리스크’가 부각할수록 국민의힘 내부의 ‘윤석열 대안론’도 커지고 있다.

초선 의원은 “(윤 전 총장의 한계 때문에) 당에서 윤석열 대안론이 끊임 없이 나오는 것이고, 그만큼 당에서도 다른 많은 주자들이 커야 안전한 것”이라며 “윤석열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는 걸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중진 의원은 “윤 전 총장의 지지세가 아직은 굳건하지만 이런 일이 반복될수록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뜰 수밖에 없다”며 “대선까지는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의 대선 출마 선언 하루 전인 지난달 28일 사퇴한 최재형 전 원장은 현재 두문불출하며 향후 행로에 대한 고민을 이어가고 있다고 한다. ‘정치적 중립 위반’ 비판을 의식해 사퇴 뒤 곧바로 국민의힘에 입당하는 대신 숨고르기를 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 밖 최재형뿐 아니라 오세훈 차출론까지



야권 일각에선 지금처럼 다른 대선 후보군이 뜨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윤 전 총장이 입당하지 않거나 정치적 타격을 입는 걸 대비해 “최후에는 오세훈 서울시장이라도 불러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세 번의 서울시장 선거를 통해 공중전 경험이 풍부해졌고 지난 서울시장 선거를 통해 네거티브 공격을 견뎌낸 내성도 확인됐기 때문이다.

윤 전 총장의 대선 경쟁자인 홍준표 의원도 전날 T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의 지지율 폭락 등으로 보수 진영 위기감이 커지는) 조건이 되면, 우리 당에서 ‘출마를 해 달라’ 요청을 하는 경우가 되면 오 시장이 결심을 할 수가 있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오 시장은 이날 국민의힘 서울시당과 간담회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차기 대선에 안 나간다는 결정에 변함이 없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네, 여러 차례 말씀드렸다”고 거듭 불출마를 확인했다.

허진·손국희 기자 b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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