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전 총장 “법 적용에 누구나 예외 없다는 게 제 소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일 장모 최모씨가 1심 유죄 판결을 받은 사안에 대해 “누누이 강조해왔듯이 법 적용에는 누구나 예외가 없다는 것이 제 소신”이라는 짤막한 입장을 밝혔다. 이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10원이 아니다”라면서 비꼬았다.
이날 의정부지법 형사합의13부(정성균 부장판사)는 요양병원을 개설하고 요양급여를 편취한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장모 최모(74)씨에 대해 징역 3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의료인이 아닌 최씨는 동업자 3명과 의료재단을 설립하고 지난 2013년 2월 경기 파주시에 요양병원을 개설해 운영하는 데 관여, 2015년 5월까지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요양급여 22억9000만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이에 윤 전 총장은 기자 단체 메시지를 통해 이런 입장을 밝혔으며, 대변인단은 이 외에 “별도 입장은 없다”고 전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이 요양병원 개설과 운영에 관여하고 요양급여를 편취한 혐의가 모두 인정된다”며 “국민건강보험공단 재정을 악화시켜 국민 전체에 피해를 준 점 등을 책임 무겁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최씨 변호인인 손경식 변호사는 언론에 배포한 입장문에서 즉각 항소할 뜻을 밝혔다.
손 변호사는 “1심 재판부의 판결은 증거와 법리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면서 “항소심에서 진실을 추가로 규명해 혐의를 다툴 예정”이라고 했다.
◆조국 “10원이 아니다”… 송영길 “10원 아니라 23억원 가까운데 깊이 반성해야 할 부분”
윤 전 총장은 지난달 29일 대선 출마 기자회견에서도 “제 친인척이든 어떤 지위에 있는 분이든 수사와 재판, 법 적용에 예외가 없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지난 5월26일에는 국민의힘 의원들을 만나 “내 장모가 사기를 당한 적은 있어도 누구한테 10원 한 장 피해준 적이 없다”며 의혹을 해명한 사실이 전해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 말을 전한 정진석 의원은 지난달 10일 “해당 발언은 와전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다만 “윤 전 총장이 사석에서 술 한 잔 기울이면서 한 얘기”라며 “윤 전 총장은 자신이 아는 바로는 사건의 유무죄 여부와 관계없이 장모 사건이 사건 당사자에게 금전적인 피해를 준 것은 아닌 것으로 안다는 취지로 얘기했다”고 설명했다.
윤 정 총장의 장모 최씨 법정구속 소식이 들리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10원이 아니다”라고 적으며 논란이 된 발언을 비꼬았다.
그는 “윤석열 장모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사기 등의 혐의로 징역 3년 실형, 법정구속. 첫 번째 검찰 수사에서 동업자 3명은 기소되고 유죄판결이 내려졌음에도 이 사람만 무혐의 처분이 내려졌는지 면밀히 조사, 감찰해야 한다”면서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 등의 고발, 추미애 법무부 전 장관의 윤석열 배제 수사지휘권 행사가 없었다면 이번에도 묻혔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나온 후 백브리핑에서 “검찰총장 사위란 존재 때문에 그동안 최모씨가 여러 동업자만 구속되고 본인은 여기저기 빠져나왔던 걸로 알려져 있는데, 이번(1심)에 총장이란 위패 사라지자 제대로 된 기소가 이뤄지고 법적인 정의가 밝혀진 것 같다”고 논평했다.
이어 “10원짜리 한 장 피해준 적 없다고 했지만 23억에 가까운 요양급여를 (편취해) 국민의 재산에 피해준 것은 깊이 반성해야 될 점 아니냐”라고 윤 전 총장을 정면 비판했다.
오현주 정의당 대변인은 2일 국회 브리핑에서 “최씨가 저지른 범죄는 의료인이 아닌데도 요양병원을 개설하고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요양급여 22억9000여만원을 부정 수급한 중대한 범죄 행위”라며 “오늘 판결을 계기로 해당 사건 관련자 모두가 유죄를 받았는데 왜 최씨만 면죄부를 받은 것인지 그 과정에서 어떤 특혜나 부정이 없었는지 명확히 규명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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