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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유망주] ⑨ 펜싱 박상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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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 결승전 대역전 드라마로 신드롬…이후 부침 속 올림픽 2연패 도전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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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남자 에페 결승전 당시 생각에 잠긴 박상영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할 수 있다.'

이 흔한 한 마디는 박상영(26·울산광역시청)에겐 인생을 바꾼 문장이다.

2016년 8월 10일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펜싱 남자 에페 개인전 결승이 열린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바하 카리오카 경기장에서 박상영이 제자 임레(헝가리)에게 9-13으로 뒤진 가운데 잠깐의 휴식 때 관중석에서 들려온 소리였다.

이 말을 듣고 주문을 외듯 고개를 끄덕이며 '할 수 있다'를 함께 되뇐 박상영은 10-14까지 끌려다녀 패색이 짙었을 때 믿기 어려운 5연속 득점을 뽑아내며 15-14의 대역전승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어 많은 화제를 뿌렸다.

당시 박상영은 한국 펜싱 대표팀의 대표팀 막내였고, 리우 대회 남자 에페 참가자 중 가장 어렸다. 2015년 무릎 수술을 받아 그해 말에야 본격적인 훈련을 시작해 세계랭킹 21위에 그친 가운데 올림픽에 나섰다.

결승에서 만난 임레는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자로 나이가 스무 살 이상 많은 헝가리의 백전노장이었는데, 그를 상대로 거짓말 같은 역전 드라마에 올림픽 금메달이라는 일을 저지른 것이다.

이후 그는 각종 축하 행사에 참석하고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것은 물론 다양한 광고도 촬영하며 말 그대로 '스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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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개인전 결승 당시 박상영의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2016년 말엔 세계랭킹 1위까지 올랐지만, 신드롬이 지나간 자리엔 슬럼프가 드리웠다.

이듬해 7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개인전 첫판인 64강에서 탈락하는 등 부진에 빠졌다. 국가대표 선발의 토대가 되는 국내대회 성적도 좋지 않아 결국 2017-2018시즌 국가대표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지나고 나서 박상영이 '선수 생활 중 가장 힘든 순간'으로 꼽은 시기다. 그는 이때를 "상담과 심리훈련으로 이겨냈다"고 전했다.

대표 탈락 이후 그는 국제대회에 자비로 나서며 기량을 점검했는데, 조금씩 회복했다.

2017년 10월 스위스 베른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약 11개월 만에 월드컵 개인전 우승을 차지했고, 그해 12월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그랑프리대회에서도 정상에 올랐다.

부진 탈출과 함께 2018년 초 기존 대표 선수 중 결원이 생기면서 선발전 차순위 자격으로 박상영은 태극마크를 되찾았다.

그 덕분에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 무릎 부상 투혼 속에 아시안게임 개인전 첫 메달을 은빛으로 장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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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0월 전국체전 당시 박상영의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2019년 5월 파리 월드컵 우승, 지난해 1월 독일 하이덴하임 월드컵에서 개인전 준우승 등 도쿄 올림픽 준비도 순조로웠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올림픽이 연기되며 타이틀 방어전을 위해 1년을 더 기다려야 했다.

코로나19 탓에 훈련할 시설이나 파트너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는 등 예상치 못한 변수에도 박상영은 뚜벅뚜벅 자신의 길을 걸었다.

연기 소식을 접한 뒤 "1년 뒤에 올림픽이 열려도 제가 펜싱을 한다는 건 바뀌지 않는다"며 담담했던 그는 리우 때 위기의 자신을 일으킨 '긍정의 힘'을 소환했다. 요즘도 임레와의 결승전 영상을 보면서 자신감을 키우고 있다고 한다.

현재 박상영의 세계랭킹은 8위. 올림픽 메달 후보로 첫 손에 꼽히긴 어려운 위치다. 2019년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자이자 현재 세계랭킹 1위인 게르게이 시클로시(헝가리)를 비롯한 쟁쟁한 경쟁자들이 그를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5년 전에도 박상영은 메달 후보와 거리가 멀었다. 그때처럼 그는 "도전자의 처지에서 최고의 경기력을 펼치겠다"는 각오로 도쿄를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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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도쿄올림픽 유망주 - 펜싱 박상영
(서울=연합뉴스) 장예진 기자 = jin34@yna.co.kr


song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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