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남해에서 중학생 의붓딸을 폭행해 숨지게 한 계모가 지난달 25일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진주경찰서를 빠져 나가고 있다. 2021.6.25 /뉴스1 © News1 |
경남 남해에서 숨진 여중생은 오랜 시간 의붓어머니로부터 학대를 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올 2월 아동학대 처벌 강화를 위해 제정된 이른바 ‘정인이법’을 처음으로 적용했다.
경남경찰청 여성청소년범죄수사대는 1일 중학생인 의붓딸(13)을 때려 숨지게 한 40대 A 씨를 상습학대 및 아동학대 살해죄로 검찰에 송치했다. A 씨는 지난달 22일 남해군의 한 아파트에서 의붓딸을 때리고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는 오후 9시 반부터 2시간 동안 주¤과 거실에서 의붓딸을 폭행했다. 손으로 밀치고 발로 찬 뒤 배를 밟았다. 의붓딸이 살려달라고 호소했지만 다음날 새벽 4시가 넘어서야 119에 신고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외부 충격에 의한 장기 손상이 있다’는 구두 소견을 바탕으로 A 씨가 의붓딸의 배를 발로 밟은 것이 결정적 사인으로 판단했다. A 씨가 의붓딸이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상황임을 알고도 폭행 후 별다른 조치 없이 방치한 것으로 보고 ‘학대 치사’가 아닌 ‘학대 살해죄’를 적용했다. 아동학대 치사는 무기 또는 5년 이상 징역형이 선고되지만, 아동학대 살해는 사형·무기 또는 7년 이상 징역으로 처벌 수위가 높다.
경찰 관계자는 “3월부터 별거 중이던 A 씨가 사건 당일 오전 이혼 서류를 냈고, 저녁엔 남편과 자녀 양육문제를 두고 전화로 다퉜다. 화가 난 상태에서 의붓딸이 음식물을 토해내자 폭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은 숨진 의붓딸의 진료기록과 가족들의 진술 등을 근거로 A 씨가 4차례 더 폭행한 사실도 밝혀냈다. 이날 검찰로 송치된 A 씨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런 답변 없이 고개를 숙인 채 흐느꼈다.
남해=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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