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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동학개미들의 주식 열풍

동학개미 기세에···힘못쓰는 외국계 '셀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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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삭스, 한화솔루션·롯데쇼핑에

매도 의견 냈지만 주가 하락폭 미미

'스마트 개미' 등장···파급력 예전만 못해

'빗나간 전망' 탓 신뢰 하락까지 한몫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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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부터 공매도가 재개되며 외국계 증권사의 ‘셀 리포트’가 부쩍 늘어났지만 주가에 미치는 파급력이 옛날 같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과거에는 외국계 증권사의 매도 의견에 수일 만에 주가가 20~30%씩 하락하는 경우도 속출했지만 최근에는 발간 당일 변동률이 비교적 커지는 정도에 그치고 있는 것이다. 예전과 달리 개인의 증시 영향력이 커지면서 ‘셀 리포트’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주가가 오르는 경우도 적지 않은 모습이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외국계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한화솔루션(009830)에 대해 폴리실리콘·웨이퍼 등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이익에 부정적인 영향이 있는 데다 2분기 화학 사업의 실적이 감소하고 있다는 점 등을 들어 매도(Sell) 의견을 유지한다는 보고서를 냈다. 하지만 이날 한화솔루션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0.11% 하락하는 데 그쳤다. 골드만삭스는 전날에도 롯데쇼핑(023530)이 앞으로 온라인 배송 시스템을 확충하는 과정에서 자본 지출의 부담이 클 것이라고 관측하며 12개월 선행 목표주가를 12만 원에서 10만 원으로 내리고 매도할 것을 권하는 리포트를 발간했다. 하지만 발간 당일 롯데쇼핑의 주가는 보합세를 유지했고 이날도 전날 대비 1,000원(0.87%) 하락하는 데 그쳤다.

과거 외국계 증권사의 ‘셀 리포트’는 국내 증시에 던지는 ‘폭탄’처럼 작용했다. 2017년만 해도 모건스탠리가 삼성전자(005930)에 대해 투자 의견을 ‘비중 확대’에서 ‘중립’으로 바꾸고 목표가를 소폭 낮춘 리포트를 발간한 당일 삼성전자의 주가는 5.08%나 하락했다. 외국인투자가가 외국계 증권사 창구를 통해 3,300억 원 규모의 매도를 쏟아내며 주가가 급락한 것이다. 2018년에는 일본계 증권사인 노무라증권이 “셀트리온(068270)그룹의 밸류에이션이 너무 높다”며 ‘매도’ 의견을 제시한 후 목표가를 당시 주가 대비 20~30%씩 낮게 잡은 리포트를 발간했는데 이날 3사는 하루에만 주가가 9~11%씩 빠지는 곤혹을 겪었다.

물론 최근에도 스위스계 IB 크레디트스위스(CS)가 LG화학(051910)의 목표가를 기존 130만 원 대비 절반이나 깎은 68만 원을 제시해 당일 LG화학의 주가가 6.73%나 하락하는 일이 있었다. 또 모건스탠리의 ‘셀 리포트’로 삼성SDI(006400)의 주가가 당일 3.91% 급락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두 회사의 주가는 반등세를 보이며 리포트의 관측과는 사뭇 다른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삼성SDI의 경우 이날 72만 4,000원으로 마감해 모건스탠리의 ‘매도’ 의견이 나온 시점부터 17.7%나 주가가 뛰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투자가들이 한국 증시의 주요 플레이어였던 과거와 달리 동학 개미로 불리는 개인 투자자들이 증시의 주축이 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 개인 투자자들이 다양한 방면에서 정보를 얻게 되며 외국계 증권사의 일방적인 매도 의견에도 잘 휘둘리지 않게 됐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외국계 증권사는 매도 리포트를 낼 때 목표 주가를 큰 폭으로 낮추는 등 자극적으로 쓰는 경향이 높아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비교적 컸다”며 “하지만 최근 개인 투자자들은 ‘셀 리포트’가 나왔다고 무조건 불안해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의견에 대해서도 복합적으로 검토한 후 투자 결정을 내리는 ‘스마트 개미’의 면모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기업에 대해 ‘빗나간 전망’을 하는 경우도 포착되며 외국계 증권사의 의견이라고 무조건 신뢰할 만한 것은 아니라는 인식도 점차 번지는 모습이다. 일례로 지난해 9월 홍콩계 증권사인 CLSA는 이마트(139480)의 목표 주가를 기존 14만 원에서 11만 1,000원까지 내리며 매도 의견을 냈지만 이마트는 성공적인 실적 턴어라운드에 성공하며 상승세를 지속해 올해 1월에는 19만 원까지 주가가 치솟은 바 있다.

김경미 기자 km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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