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달 29일 서울 서초구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대선 출마 기자회견을 앞두고 권성동, 정진석, 이종배, 유상범, 김성원 의원 등 국민의힘 의원들과 건물 밖으로 나와 지지자들을 만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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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이 본격적인 대선 국면에 들어가면서 국민의힘 의원들의 이합집산이 시작됐다. ‘윤석열계’, ‘친윤’이라는 새로운 표현이 등장했고, 각 주자를 지원하는 의원들의 물밑 접촉도 활발해졌다. 대선 주자간 경쟁구도가 강해질수록 당내 세력 분화도 가속화할 수 있다. ‘친이계’와 ‘친박계’를 탄생시킨 두 전직 대통령의 구속·수감을 거치면서 흐려졌던 계파가 대선 유력주자를 중심으로 재편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국민의힘 내부에서 ‘계파’라는 단어가 급부상한 시점은 지난달 29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출마선언일을 전후해서다. 당 외부 인사의 출정식에 정진석·권성동·유상범 등 국민의힘 현역 의원 24명이 얼굴을 비쳤다. 당 소속 의원(103명)의 4명 중 1명 꼴이다. 검사 출신으로 윤 전 총장과 개인적 친분이 있는 이들 외에도 여러 의원이 참석하면서 ‘윤석열계가 생기는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다.
참석 의원 24명 중 15명은 다음날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대표의 출판기념회에도 참석했다. 그럼에도 ‘계파의 서막’이라는 평가가 나온데는 윤 전 총장이 야권 유력주자라는 점이 영향을 미쳤다. 당장 친윤계가 가시화되지는 않더라도 윤 전 총장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를 표명할 수 있는 이들의 잠재적인 ‘규모’를 보였다는 시각이다. 한 중진 의원은 “의원들이 (유력주자에게) 몰리는 건 늘 있는 일”이라면서 “눈도장 찍기가 시작된 것”이라고 말했다.
당내 일부에선 견제와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친이·친박, 친박·비박 등의 계파정치에서 벗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다시 계파대결을 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는 것이다. 계파 분화가 선명해질 경우,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체제’를 거쳐 ‘이준석 대표 체제’까지 기존의 계파를 깨면서 상승기류를 탄 당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거란 우려도 있다.
윤 전 총장이 당 외부 인사라는 점도 계파 부활에 대한 우려를 더하고 있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당내 인사들에 대해서야 의원들이 이리저리 가지만, 아직 입당하지 않은 분에게 몰려가는 것은 부적절해 보인다”면서 “오히려 당내 주자들과 구분을 두는 것이 윤 총장이 국민의힘에 조속히 입당하도록 하는 ‘압박카드’가 될 수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당 관계자는 “(외부 인사에 줄서기는) 당 윤리위원회에 회부할 감”이라고 말했다.
경선 구도가 본격화할수록 국민의힘 의원들의 대선주자 접촉과 세대결 움직임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 출마의사를 명확히 밝히지 않은 최재형 전 감사원장 측과도 국민의힘 일부 의원이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 전 대표의 출판기념회에는 현역의원 40여명, 홍준표 의원의 국민보고대회에는 20여명이 모였다. 원희룡 제주지사 지지모임 ‘희망오름’에는 30여명의 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유승민 전 의원도 10~20명 사이 의원들의 지지를 확보하고 있다. 이날 대선출마 의사를 밝힌 윤희숙 의원 등 경선 주자가 늘어나면 당내 이합집산이 더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유정인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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