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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최악의 위기 맞은 자영업

"5인 손님 못받아요" 허탈한 자영업자…전문가 "방역 강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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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신규 확진자 762명…수도권 비중 85.3%
미뤄진 '6인 모임·자정 영업'…자영업자 '혼란'
전문가 "예견된 상황…선제적 조치해야"


파이낸셜뉴스

1일 서울 중구 북창동 한 고깃집이 '5인 이상 모임 금지' 조치에 따라 인원을 제한하며 영업하고 있다. /사진=윤홍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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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인 이상 손님은 자리할 수 없습니다."

서울 중구 음식점과 카페마다 이 같은 내용의 안내가 전해졌다. 예정대로였다면 6인 모임까지 허용되는 날이었으나 수도권에선 '5인 이상 모임금지' 조치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6인 모임'을 두고 부풀던 자영업자들의 기대감은 하루 만에 상실감으로 바뀌었다. 전문가들은 방역의 일관성을 강조해왔지만 이번에도 어긋났다.

■"자정 영업 맞춰 알바 구했는데..."
1일 서울 중구 북창동 일대 음식점과 카페 등에선 5인 이상 인원이 모인 테이블을 찾아볼 수 없었다. 전날 오후까지만 해도 일부 주점 등에는 '7월 1일부터 영업'이라는 안내가 붙었다고 전해졌으나 이날은 모두 흔적을 감췄다.

5인 이상 금지에 이미 익숙한 직장인들에겐 특별할 게 없는 점심이었다. 다만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에 영향권 아래에 놓인 자영업자들은 상실감이 커 보였다.

북창동에서 5년째 고깃집을 운영 중인 40대 김모씨는 "델타 변이 확산이 커졌다고 하니 어쩔 수 없지만 바로 지침을 바꾸면 자영업자들은 어떻게 하나"라며 "오후 12시 영업에 대비해 알바를 한 명 더 구하고 근무 스케줄까지 조정했는데 모두 어그러졌다"고 하소연했다.

다른 지역 상인들도 답답함을 토로하는 건 마찬가지였다. 강북구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A씨는 "왜 수도권만 항상 제한돼야 하냐. 이젠 버티는 것도 힘들다"면서 "1년이 넘게 영업제한을 겪었다. 인간적으로 수도권 자영업자는 보상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라면서 분통을 터뜨렸다.

수도권 거리두기 유예와는 별개로 이날부터 백신을 한번이라도 맞은 사람은 공원·산책로 등 야외에서 마스크를 벗을 수 있다. 그러나 혼란스러워하는 반응만 있을 뿐 마스크를 벗는 시민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30대 직장인 최모씨는 "노 마스크에 대한 기대감으로 얀센백신을 맞았지만 마스크를 벗기 눈치 보이는 게 현실"이라며 "델타 변이는 백신 접종만으로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는 데 누가 마스크를 안 쓸 수 있겠나"라고 되물었다.

파이낸셜뉴스

서울 중구 북창동 먹자골목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쓴 채 이동하고 있다. /사진=윤홍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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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일주일 유예로 개선되지 않아"

코로나19 확산세로 거리두기 개편안 시행이 유예됐지만 상황이 비관적인건 여전하다. 이날 확진자는 762명으로 이틀연속 700명대를 기록했고, 수도권 발생자의 비중이 무려 85.3%로 높아졌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더 강력한 방역조치를 주문하며 거리두기 유예로는 답을 찾을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천은미 이화여대 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지난주 코로나19 관련 지표가 굉장히 안 좋는데도 지켜보다가 하루 전날에야 결국 '거리두기 개편안'을 연기했다"며 "최악의 판단은 면했다고 봐야겠으나 뒤늦은 조치로 인해 시민들의 혼란은 커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전문가들이 선제적 대처의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현장에 적용되지 않고 있다"며 "상황이 악화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일주일 연기가 아니라 더욱 강력한 방역조치가 필요한 때"라고 덧붙였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거리두기 개편안을 1주일 연기하는 수준으로 지금의 유행 상화에서 현격한 변화를 만들긴 어렵다"며 "애초에 백신 접종률이 충분히 올라가고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판단 근거가 확실해질 때 조치를 취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엄 교수는 "며칠 유예로 될 문제가 아니다. 당장 서울·경기만 하더라도 병상 배정이 지연될 조짐이 보이고 있다"며 "방역 조치에 근본적인 수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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