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선발전서 언니들 제치고 1위…'신동'서 '막내 에이스'로
국제무대 노출 덜 돼 도쿄 기대감↑…일본 선수들에게 강한 면모
미소 짓는 신유빈 |
(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신유빈(대한항공)은 침체기가 길었던 한국 탁구에 모처럼 나타난 '샛별'이다.
신유빈은 다섯 살이던 2009년 SBS 예능 프로그램인 '스타킹'에 출연해 '탁구 신동'으로 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초등학교 3학년이던 2013년에는 국내 최고 권위 대회인 종합선수권대회에서 대학생 선수를 4-0으로 완파해 화제를 모았다.
10대 중반에 들어서면서 신유빈의 기량은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렸다.
중학교 2학년이던 2018년 조대성과 한 조로 종합선수권 혼합복식에 나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2019년 아시아선수권을 앞두고 치러진 대표 선발전에서는 당시 만 14세 11개월 16일의 나이로 태극마크를 달아 역대 최연소 국가대표 신기록을 썼다.
지난해 1월 포르투갈에서 열린 국제탁구연맹(ITTF) 2020 도쿄올림픽 세계 단체예선전은 신유빈이 '신동'에서 '막내 에이스'로 거듭난 대회였다.
훈련하는 신유빈 |
한국 여자 대표팀은 이 대회 패자부활 결승전에서 1복식과 4단식에서 승리를 가져온 신유빈 덕에 프랑스를 3-1로 꺾고 극적으로 올림픽 단체전 본선 티켓을 따냈다.
도쿄 올림픽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1년 연기되면서 신유빈은 한숨 돌리며 내실을 다질 기회를 얻었다.
고교 진학 대신 지난해 2월 여자탁구 명문 대한항공에 입단한 신유빈은 과거 대표팀을 이끌었던 '명장' 강문수 감독의 지도 아래 성인 선수들과 더욱 밀도 높은 훈련을 하며 성장했다.
업그레이드된 신유빈은 지난 3월 카타르에서 열린 월드테이블테니스(WTT) 스타 컨텐더에서 전지희(포스코에너지)와 여자 복식 우승을 합작했다.
이어 올림픽 대표 선발전에서 언니들을 제치고 당당히 1위로 태극마크를 거머쥐었다.
탁구계는 신유빈이 여자 대표팀의 목표인 단체전 메달 획득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
응원하는 신유빈 |
신유빈은 대표팀 선배 전지희, 최효주(삼성생명)와 비교해 국제무대에 기량이 덜 노출돼 있다. 하지만, 확실한 실력을 갖췄다.
특히 묵직하게 휘어져 들어가는 공격이 일품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추교성 여자 대표팀 감독은 "야구에서 투수의 공 끝이 살아있으면 타자가 치기 어렵다고 말하지 않나. 신유빈의 구질이 딱 그렇다"고 말했다.
개최국이며, 강력한 메달 경쟁자인 일본 선수에게 특히 강하다는 점도 기대감을 부풀리는 요인이다.
신유빈은 3월 스타 컨텐더 여자 복식 결승전에서 전지희와 함께 일본 국가대표 복식조인 이시카와 가스미-히라노 미우 조를 3-0으로 제압했다.
단식에서도 일본 선수를 상대로 강한 모습을 보였다. 신유빈은 3월 카타르에서 일본 선수와 5차례 단식 대결을 펼쳐 4승 1패를 기록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한국 탁구의 마지막 올림픽 금메달을 땄던 유승민 대한탁구협회 회장은 "신유빈은 잃어버릴 게 없다"면서 "이번 대회의 관전 포인트는 '신유빈이 어디까지 가느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ah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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