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5 (월)

이슈 윤석열 검찰총장

"전화 못받아 미안합니다"…국회 찾은 윤석열 '소통행보'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박소연 기자] [the300]잠행 과정에서 빚어진 '전언정치' 논란 불식 노력…민감한 현안 질문엔 즉답 안해

머니투데이

대선 출마 후 공식 행보에 나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을 방문해 출입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전화 자주 못 받아 미안합니다."

"그 기사 아니었으면 제가 여기까지 안 왔을 텐데."(웃음)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대선 출마 선언 다음날인 30일 첫 공식일정으로 국회 기자실을 찾아 기자들과 상견례를 가졌다. 지난 3월 검찰총장 직에서 내려온 후 4개월 가까이 잠행이 이어지면서 불거진 '전언정치'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오전 10시50분쯤 국회를 찾았다. 하늘색 넥타이에 검은 양복 차림의 그는 최근 캠프에 합류한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 김기흥 부대변인, 우승봉 공보팀장 등과 함께 국회 소통관 건물로 입장했다. 전날 대선 출정식 때 모습을 드러낸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도 함께했다.

계단을 통해 기자들이 모여있는 2층으로 올라간 윤 전 총장은 전 매체의 기자실 부스를 방문해 일일이 모든 기자들과 인사를 했다. 전반적으로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주먹인사를 나누며 담소가 오갔다. 윤 전 총장은 그간 잠행 과정에서 취재진의 고충을 청취하고 미안함을 표하기도 했다.

한 언론사 기자가 "윤 전 총장님을 여론조사에 (처음) 넣었다가 호되게 고생했다"는 취지로 말하자 윤 전 총장은 웃으며 "그 기사 아니었으면 제가 여기까지 안 왔을 것"이라고 받아쳤다. 충청지역 언론사를 만난 자리에선 "저의 조상이 600년 넘게 사셨으니까 저의 피는 충남이라고 할 수 있지 않겠나"라고 했다.

취재진들은 "카톡 답 좀 달라" "어제 뵀던 기자다" 등 소통 관련 주문을 주로 했고 윤 전 총장은 "전화를 잘 못 받아 미안하다"고 언급했다.

머니투데이

대선 출마 후 공식 행보에 나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을 방문해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윤 전 총장은 기자들과 인사를 마친 후 브리핑 모두발언을 통해 "공직에 있을 때 국회에 여러 차례 왔지만 오늘 소통관에 와서 보니 한국 정치의 생생한 현장을 보는 것 같다"며 "여러분들이 있기에 이 나라 민주주의가 지켜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저희 부족한 부분을 언론이 많이 채워주시고 이 나라 민주주의가 잘 될 수 있도록 많이 도와 달라. 이제 정치에 첫 발을 디뎠는데 많은 가르침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그간 직접 마이크 앞에 나서지 않으면서 언론의 불만을 산 점을 의식하고 관계 개선에 나서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보인다. 윤석열 캠프 측 관계자는 "어제 대선 출마 선언 자리에서도 현장에 온 기자들과 인사를 나눴는데 극히 일부만 오셨기 때문에 한번에 많은 기자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고민하다가 국회로 오기로 했다"며 "이제까지 '전언정치'라 논란이 된 상황에 대한 미안함을 풀기 위한 노력으로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대선 출마 후 공식 행보에 나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을 방문하고 있다./사진=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다만 윤 전 총장은 이날 기자들의 민감한 현안 질문에는 답변을 하지 않았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윤 전 총장 아내의 재산 형성 경위를 밝혀야 한다고 주장한 데 대해선 "특별한 입장이 없다"고 답했다. 부인 김건희씨가 한 언론과 전화 인터뷰를 한 내용에 대해선 "무슨 말씀하시는 것인지"라며 "아침에 나오느라고 (못 봤는데) 챙겨보겠다"고만 했다.

이동훈 전 대변인이 선임 열흘 만에 사퇴한 경위와 금품수수 사건에 연루된 사실을 사전에 알고 있었냐는 질문에는 "본인의 신상에 관한 주제라 드릴 말씀이 없다"고 밝혔다.

정책 역량 경쟁에 대해선 자신감을 보였다. 윤 전 총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의 답변이 두루뭉술했다는 평가가 있다'는 기자의 질문에 "어제는 정치에 나서는 생각과 포부, 계획을 말씀드린 것"이라며 "한국의 현실과 현안을 잘 살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정책을 내놓겠다"고 했다.

윤 전 총장은 앞서 이날 국회를 방문하기 전 한 언론사의 행사에 참석해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같은 테이블에 앉아 인사를 나눴다. 윤 전 총장은 기자들과 만나 "(이준석 대표와)가까운 시일 내에 (다시) 뵙기로 했다"며 "깊은 이야기를 나눌 상황이 아니었다"고 했다.

윤 전 총장은 향후 민생 탐방에 돌입한다는 계획이지만 아직 구체적인 일정은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선 현장 밀착형 민생 탐방을 통해 정책 공약 등을 보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