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선 출마에 “정치인으로 많이 부족” “무난한 신고식

[경향신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9일 서울 서초구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대선출마 선언 후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선 출마선언을 두고 여야 반응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수석최고위원은 3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의 대선 출마 선언에 대해 “아직까지는 자기 빛을 내지 못하고, 정부를 비판하는 방식으로 대립각을 세우는 정도에 머물러 있다고 생각이 돼 아직 정치인으로서는 많이 부족한 것 같다”고 평가절하했다. 반면 국민의힘 대외협력위원장을 맡은 권영세 의원은 CBS라디오 같은 프로그램에서 “무난하게 잘했다고 평가한다”며 “구체적인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해법은 앞으로 나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민 최고위원은 이날 방송에서 “윤 전 총장이 링 위에 올라갔다는 것은 환영할 일이다. 그동안의 불확실성들이 사라졌다”면서도 “어제 보면 굉장히 불안정한 모습, 자신감 없이 고개를 계속 돌리면서 발언하는 모습들을 보며 준비가 덜 됐구나라는 생각도 했다”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대권 주자라고 하면 스스로 낸 빛으로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이 문재인 정부 비판에는 선명하게 날을 세웠지만, 막상 자기 비전이나 공약은 구체성이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김용민 최고위원은 윤 전 총장이 강도 높게 문 정부를 비판한 것에 대해서도 “주어를 검찰로 바꾸면 국민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얘기를 했다”며 “검찰의 잘못을 마치 정권의 잘못인 것처럼 끌고 가서 얘기하는 화법이 참 이해가 안됐다”고 했다. 윤 전 총장이 꾸준히 여론조사 1위를 달리는데 대해서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경선 승리 사례와 비교하며 “국민들이 새로운 시대정신을 요구하고 있는 시대에, 윤석열과 이준석이라는 어떤 상징적인 의미들이 그분들에게 새롭게 보이는 것들은 분명히 존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그게 정말 우리 시대의 시대정신에 맞는 것이고 국민들을 위한 것인지에 대한 검증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용민 최고위원은 “예를 들어 윤씨가 어제 창의와 기술혁신을 얘기했지만, 혁신기업으로 알려졌던 타다의 이재용 대표를 기소한게 검찰”이라며 “그 혁신을 완전히 망가뜨려버렸다”고 덧붙였다. 김용민 최고위원은 “이준석 대표가 보수의 어떤 반등을 시작했던 계기였다고 보면, 윤 전 총장의 출마로 보수의 몰락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영세 의원은 윤 전 총장의 선언을 두고 “일종의 신고식이라고 본다”며 “신고식에서 무슨 구체적인 공약이 다 나오고 이 정부가 망쳐놓은 부분에 대해 해법까지 다 제시하라는 건 좀 어거지”라고 말했다. 다만 권영세 의원은 “윤 전 총장이 사회 곳곳에 중요한 분들을 만나고 중요한 이슈가 있는 현장을 다니면서 들으려 할 텐데, 그런 과정에서 본인의 생각을 밝히는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권영세 의원은 홍준표 의원,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등 윤 전 총장에 대한 당내 비판에 대해서도 각을 세웠다. 그는 홍 의원을 향해 “본인 얘기나 좀 하셨으면 좋겠다. 남 욕 많이 하는 분 치고 잘되는 꼴 없다”고 했고, 김 전 위원장에 대해서도 “그분 말씀에 전적으로 전혀 동의를 할 수 없다”면서 “전례 때문에 검사 출신이 대통령 되는 건 기대난망이라고 얘기를 하는 건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라고 주장했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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