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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가 왜 이렇게 됐나"…이명박, 고대 후배에 옥중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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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류원혜 기자]
머니투데이

동부구치소 수감 도중 기저질환 치료를 위해 50여일간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 2월10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퇴원하고 있다(왼쪽), 29일 고려대 커뮤니티 '고파스'에 한 누리꾼이 이 전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편지라며 올린 사진./사진=뉴시스(왼쪽), 고파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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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감 생활을 하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자신을 지지하는 고려대학교 후배의 편지에 답장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통령은 이 편지에서 "이 나라가 이렇게 된 것이 너무 안타깝다"고 썼다.

고려대 재학생·졸업생이 이용하는 커뮤니티 '고파스'에는 지난 29일 이 전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내 답장을 받았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2002년에 입학해 의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한 의사라고 소개한 글쓴이 A씨는 자신이 보낸 편지와 이 전 대통령의 답장을 사진으로 인증했다.

이에 따르면 A씨는 편지에서 "선배님 시절에 대한 기억은 사람들이 미친 소를 수입한다며 광장에 나와 촛불을 들었던 기억 정도"라며 "나이가 들고 아이를 키우게 된 지난 몇 년간 실생활에 정치가 너무 크게 영향을 줘 조금 알아보다 보니, 이제 온라인상에 댓글만 달면 '틀딱'(노인 비하 표현) 소리를 듣고 접속도 해본 적 없는 '일베충' 소리를 들어 헛웃음이 난다"고 적었다.

A씨는 문재인 정부가 북한을 찬양한다는 주장도 펼쳤다. 그는 "내세울 업적이 없는 이들이 북쪽의 그 부자들처럼 큰 동상, 기념관을 만들어 놓고 낯부끄러운 미화와 왜곡을 하고 있다"며 "선배님의 업적을 지우고 싶어 수해와 가뭄을 막고자 애써 만든 보(洑)를 부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동봉한 고려대 학생들의 커뮤니티 글에서 보이듯 많은 사람들이 선배님의 진실한 업적을 알게 됐다"며 "많은 이들이 선배님이 대통령이던 시절을 그리워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인정하고 싶지 않거나 잘 모르는 사람들도 저렴한 가격에 맛있는 미국산 소고기를 먹고 중앙차로제로 편리해진 버스를 타고 지하철 환승을 하며 출퇴근한다"며 "저희가 사는 오늘의 대한민국이 선배님의 대통령 기념관"이라고 했다.

이 편지에 이 전 대통령이 답장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공개한 편지에는 "보내준 격려 글을 잘 받아 봤다"며 "늦게나마 답장을 꼭 하고 싶어 몇 자 적는다. 이 모든 건 저 자신이 부족한 탓이라고 생각하지만 진실만은 꼭 밝혀지리라고 확신한다"고 쓰여있다.

또 "무엇보다 이 나라가 왜 이렇게 되었는지 너무 안타깝다. 일으켜 세우는 데는 시간이 걸리지만, 무너뜨리는 것은 순식간이라는 것을 우리 눈으로 보고 있다"며 "시간이 지나 내가 할 수 있는 때가 오면 그곳을 방문하고 싶다. 그날이 오길 기도하고 있다"고도 했다. 편지 마지막엔 6월20일 작성된 것으로 명시돼 있다.

앞서 지난 3월에도 온라인상에는 이 전 대통령으로부터 답장을 받았다는 글이 올라왔다. 이 전 대통령은 당시 편지에 "나 자신에게 부족한 점이 많지만 평생 열심히 정직하게 살아왔다고 생각한다"며 "언젠가 밝게 웃으며 만날 수 있길 바란다"고 썼다.

한편 이 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다스 자금 횡령과 삼성 뇌물 등 혐의로 징역 17년과 벌금 130억원, 추징금 57억8000만원이 확정된 뒤 기결수로 수감 중이다.

류원혜 기자 hoopooh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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