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이광재 "전국민 지원해야"
이낙연·박용진 "상위권은 캐시백으로"
발언하는 윤호중 원내대표 |
(서울=연합뉴스) 강민경 기자 = 당정이 29일 코로나19 재난지원금을 '소득 하위 80%'에 지급하기로 한 것과 관련, 더불어민주당 내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추경 당정에서 확정된 만큼 선별지급 결정을 뒤집기는 어렵지만 여권 대권주자들은 아쉬움을 피력하는 방식으로 보편복지 기조를 거듭 확인했다.
민주당 유력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 화상 참석한 자리에서 "가난하고 어려운 사람만 골라서 지원하는 게 복지정책이 아니기 때문에 (5차 재난지원금에서) 자칫 상위 소득자를 일부 배제하면 80%, 81% 차이를 반영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또 "상위 소득자들이 재원을 다 납부하는 고액 납세자들이기 때문에 선별과 보편의 문제가 아니라 배제, 차별의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이 점을 고려해달라"고 했다.
기본소득을 대표 정책으로 내걸고 있는 이 지사는 재난지원금 지급 범위와 관련해서도 '전국민'을 일관되게 주장해왔다.
이광재 의원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재정 당국 개혁론을 강조하면서 "전 국민에게 가는 게 맞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코로나19가 끝날 시점에 지급하는 게 좋다"며 "재난지원금이 아닌 (경제) 도약지원금으로 이름이 바뀔 시점 즈음에 지급해야 한다"고 말했다.
개별 의원 차원에서의 목소리도 나왔다.
우원식 의원은 이날 SNS에 "다시 한번 전국민 재난지원금을 주장한다"는 제목의 글을 통해 "부자들은 세금을 많이 내면서도 모두가 겪고 있는 재난을 위로하는 성격의 돈도 못 받으면 어디 세금 낼 맛이 나겠냐"고 토로했다.
중대본 화상회의서 발언하는 오세훈·이재명·박남춘 |
반면 이낙연 전 대표는 이날 최문순 강원도지사 북콘서트 행사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소득 하위 80%' 결정과 관련해 "견해 차이가 많이 좁혀졌다"고 말하며 당정의 선별지원 결정에 힘을 실었다.
이 전 대표는 "소득 상위 20%에게 아무런 혜택이 전혀 안 가는 것이 아니다"라며 "저소득층에 조금 더 얹는 쪽으로 간 것이기 때문에 두 가지 주장이 조화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용진 의원은 "민주당이 무상급식 전선에서 승리한 이후 '보편' '무상' 방식의 복지 노선에 갇혀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그는 "(보편이든 선별이든) 정부가 선택해 집행할 수 있는 것"이라며 "코로나19로 인한 고통의 깊이가 더 큰 대상에 두텁고 우선적인 지원이 이루어지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이런 관점의 차이와 관련해 일각에선 재난지원금 논란의 핵심에는 대선주자들의 복지 정책 인식차가 반영되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결국은 대선 경선 과정에서 '기본소득 갈등'으로까지 확장하지 않겠냐는 시각이다.
홍익표 의원은 KBS 라디오에서 "대선을 앞두고 재난지원금하고 기본소득 문제를 연결하게 하려고 하다 보니까 대권주자들 간에 논란이 더 가열되는 것 아닌가 싶다"고 분석했다.
홍 의원은 "원칙에 근거해 봐야 한다"며 "재난지원금하고 기본소득은 별개의 문제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함께 모인 민주당 대선주자들 |
km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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