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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가 더 어렵다"던 유망주의 좌절, 한화, 바른 길 가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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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가 더 어려울 것이다. 기회가 주어지면 반드시 성공할 선수다."

시즌이 시작되기 전 한화 한 선수에 대해 한화 A코치가 한 말이다. 수베로 감독이 새롭게 취임하며 젊은 유망주들에게 투자하겠다고 선언한 상황. 이 선수에 대한 기대치도 그만큼 높았다.

주인공은 유장혁(21)이었다.

매일경제

실패가 더 어려울 것이라던 유망주 유장혁이 1군 적응에 실패했다. 유망주 육성의 어려움을 보여주는 사례다. 사진=MK스포츠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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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장혁은 당초 상무에 입대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상무 전형에 합격하지 못하며 팀에 잔류하게 됐다.

유장혁의 상무 실패 소식에 만세를 불렀다는 코치가 있을 정도였다. 수베로 감독 아래서 충분한 기회를 제공 받으면 반드시 터질 수 있는 선수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화 코치 B는 "유장혁에겐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될 것이다. 유장혁은 한화 외야수 중 찾기 힘든 우타자 자원이다. 능력도 있고 희소성도 있다. 팀이 전체적으로 좌타자로 편향돼 있는데 그 균형도 맞출 수 있는 인재다. 수베로 감독 아래서 기회를 제공 받으면 충분히 자신이 가진 능력을 펼칠 수 있을 것이다. 팀과 개인에게 모두 좋은 찬스가 왔다"고 유장혁의 잔류를 반겼다.

한화 코치 A는 "유장혁은 본인이 상무 입대에 대한 의지가 워낙 강해 말리지 못했을 뿐 올 시즌 1군에서 좋은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자원이다. 상무 탈락이 오히려 약이 될 수 있는 케이스다. 유장혁은 지금의 한화가 필요로 하는 재능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 일단 우타자에 발이 빠르고 펀치력도 갖고 있다. 외국인 타자 힐리를 빼면 홈런을 많이 칠 수 있는 선수가 크게 부족한 한화 1군이다. 유장혁은 풀 타임을 뛴다면 충분히 두자릿수 홈런을 칠 수 있는 파워를 지니고 있다. 한화에 가장 부족한 부분을 유장혁이 채워줄 수 있다. 캠프만 탈 없이 잘 치르면 분명 좋은 기회를 많이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실패하는 것이 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유장혁에 대한 기대는 수베로 감독도 갖고 있었다.

수베로 감독은 시즌이 열리기 전 유장혁에 대해 "새로운 변화에 잘 적응하고 있다. 코칭스태프의 메시지와 게임 플랜에 대한 이해도가 매우 높다. 코칭 스태프의 메시지와 게임 플랜을 실전에서 잘 활용하는 선수"라고 극찬했다.

또한 유장혁은 수베로 감독이 뽑은 "스프링캠프서 가장 기량이 많이 발전한 선수"로 꼽히기도 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자 기대 이하의 성적이 나왔다. 수베로 감독은 "유망주들에게 100타석을 꾸준히 기회를 주겠다"고 선언했고 자신이 한 말을 지켰다.

100타석이라면 그 선수가 가진 기량을 모두 끌어낼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될 것이라고 계산했다.

유장혁에게도 100타석, 정확하게는 112타석이 주어졌다.

하지만 유장혁은 타율이 0.143에 그쳤다. 두자릿수가 가능할 것이라던 홈런도 1개를 치는데 머물렀다.

출루율은 0.218, 장타율은 0.224에 불과했다. OPS가 0.442에 그쳤다. 더 이상 기회를 주기 어려운 수준의 성적이었다.

결국 유장혁은 다시 2군으로 내려갔다.

유장혁은 2군에서는 제 몫을 하고 있다. 2군 성적은 28일 현재 타율 0.321 OPS 0.873으로 좋은 기록을 찍고 있다. 그가 유망주는 분명하다는 걸 2군에서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1군에선 충분한 기회를 주었음에도 성과를 내지 못했다. 유망주에게 단순히 기회를 많이 준다고 성공하는 것은 아님을 알 수 있다.

한 차레 실패를 맛봤으니 다음 기회가 오면 좀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또 한 번 기회를 얻기는 대단히 어려울 것이다. 유망주들이 늘 벽에 부딪히는 패턴을 그대로 따라가게 될 가능성도 있다.

실패가 더 어려울 것이라던 선수도 1군에서 살아남지 못했다. 그만큼 육성이라는 것이 어려운 일임을 알 수 있는 사례라 할 수 있다.

유장혁은 육성이라는 매력적인 단어가 현실이 되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고단한 길인지를 다시 한 번 보여줬다. 그리고 한화는 지금 바른 길로 가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많은 울림을 남겼다. 유장혁 외에도 숱한 유망주들이 100타석의 기회를 살리지 못한 채 다시 2군으로 내려가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한화는 지금 옳바른 길을 걷고 있는 것일까.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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