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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긴급재난지원금

與주자, 기본소득→재난지원금 공방으로 대치전선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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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강·정책에 부합" 정세균 "설익은 포퓰리즘"

박용진·양승조·최문순도 "선별"…추미애는 '전국민' 가세

연합뉴스

이재명 경기지사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이유미 설승은 기자 =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들이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을 놓고 첨예한 입장 차를 보이고 있다.

이재명 경기지사와 비(非)이재명계 주자들이 경선 일정을 놓고 대립각을 세운 데 이어 재난지원금의 전국민 지급 여부를 놓고 또다시 충돌 양상을 빚고 있다.

당내 1위 주자인 이 지사의 대표 정책인 기본소득에 대한 견제 심리가 작동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27일 페이스북에서 "상위 1% 고액 월급자까지 재난지원급을 주는 게 맞느냐. 기획재정부의 나라도, 설익은 포퓰리즘도 안 된다"며 전국민 지급을 주장하는 이 지사를 직격했다.

전날 이 지사가 페이스북을 통해 "전국민 재난지원금은 민주당의 정강·정책과 정책역사에 부합한다"면서 보편적 지원 입장을 재차 밝히자 곧바로 반격에 나선 것이다.

이 지사는 이 글에서 "코로나19 상황으로 모든 국민이 고통을 받았기 때문에 세금을 많이 낸 국민을 배제하지 말고 공평하게 전국민에게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는 것이 정의에 부합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자 정 전 총리는 "왜 논점을 피해가느냐"며 "당론도 아닌 기본소득을 합리화하려고 무리한 억지는 펴지 말자"고 지적했다.

또 "보편과 선별의 적절한 배합. 그것이 민주당의 보편복지라는 것은 민주당 사람이면 다 안다. 보편복지를 포퓰리즘으로 변질시키지 말자"고 적었다.

연합뉴스

함께 모인 민주당 대권주자들
민주당 대권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왼쪽부터), 양승조 충남지사, 정세균 전 국무총리, 김두관, 박용진 의원이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마리나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양승조 충청남도 도지사 출판 기념회에서 함께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다른 주자들도 전국민 재난지원금에 회의적 입장을 나타냈다.

박용진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재난의 고통은 모두에게 평등하지 않다"며 "모두에게 나눠주는 것이 공평이라고 생각하면 그야말로 단순 논리"라고 비판했다.

또 이 지사의 기본소득과 이낙연 전 대표의 신복지 정책을 겨냥, "복지 확대가 경제성장 정책인 것으로 이해하는 것은 한쪽 면만 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양승조 충남지사도 "재정이 그렇게 한가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재난지원금은 재난을 입은 사람에게 지원하는 것이 본질적 성격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최문순 강원지사는 "정규직 임금 소득자, 대기업 및 공공기업 종사자, 공무원들은 오히려 소득과 예금이 늘었다"며 "선별지원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페이스북에서 "민생 저수지가 고갈된 지금은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으로 내수 소비를 일으키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

앞서 경선 일정을 놓고 '현행 유지' 입장을 밝히며 이 지사와 공동 전선에 섰던 추 전 장관이 재난지원금에서도 이 지사와 보조를 맞춘 것이다.

반면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 이광재 의원 등을 중심으로 한 반(反) 이재명 연대 구축도 가속화하는 등 '이재명 대 반이재명' 전선이 갈수록 선명해지는 흐름이다.

이와 관련, 정 전 총리는 이날 MBN 인터뷰에서 "벌써 연대하는 것은 너무 빠른 얘기다. 나중에 혹시 있을 수 있는 일이지, 지금 그런 걸 염두에 두거나 거론할 시점은 아니다"라면서도 '결선 연대'가 자연스레 이뤄질 가능성을 시사했다.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 공방은 경선 과정에서 기본소득 논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복지·재정 정책에 대한 주자들의 인식 차가 일찌감치 표출된 만큼 기본소득을 놓고도 뚜렷한 전선이 그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이제 반성과 성찰의 시간이 어느 정도 일단락됐고, 비전 경쟁의 시간으로 돌입한 것"이라며 "미래 비전을 놓고 대권주자들이 더 치열하게 경쟁해야 한다"고 말했다.

yu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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