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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가 '윤석열 X파일' 겨누자, 원희룡 "혼자 튈려고 집착"

중앙일보 성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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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가 '윤석열 X파일' 겨누자, 원희룡 "혼자 튈려고 집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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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X파일’을 놓고 야권 대선 주자 간의 물고 물리는 설전이 벌어졌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9일 대선 도전 의사를 밝히는 가운데 경쟁자 간의 신경전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1년 3개월만에 국민의힘 복당이 결정된 홍준표 의원이 24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1년 3개월만에 국민의힘 복당이 결정된 홍준표 의원이 24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6일 윤 전 총장을 향해 “X파일이 국민 감정을 극복할 수 있는지 여부가 핵심적 과제”라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이날 밤 페이스북에 “97년 대선 당시 7월에 이회창 (신한국당) 후보와 김대중 (새정치국민회의) 후보의 지지율은 압도적 차이였다”며 “모두 ‘승부는 끝났다’고 했지만 8월 초 이 후보의 두 아들 병역 면제가 국민 감정을 한껏 자극했고, 불과 두달 뒤 지지율이 10% 초반으로 폭락했다”고 썼다.

그런 뒤 홍 의원은 1997년 이회창 당시 후보의 사례를 현재 윤석열 전 검찰총장 상황과 연결지었다. 그는 “대선에서 후보 검증의 가장 치명적 요소는 국민 감정이다. 어떤 논리나 법 이론으로도 넘어 설 수 없다”며 “무슨 내용이 X파일에 있는지 모르나, 그것이 과연 국민 감정에 어떻게 작용할지 여부가 후보의 정치적 성공 여부를 결정 짓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 의원의 글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하지만 파장은 이어졌다. 같은 당 경쟁자인 원희룡 제주지사가 다음날인 27일 오전 페이스북에 홍 의원 ‘저격글’을 올린 것이다. 원 지사는 “홍 의원도 보수의 맏아들이라면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여권의 이간계에 맞서 함께 싸워야 한다”며 “(여권의 윤 전 총장에 대한) 사찰 비판은 하지 않고 검증을 이야기하는 것은 여권의 의도에 말려드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원 지사는 “윤석열이 타격을 입으면 자신한테 이익이 온다는 생각은 착각”이라고도 했다. 윤 전 총장 X파일 문제를 부각시켜 반사이익을 노리는 방식은 실패한다는 주장이다. 원 지사는 “개인이 이익을 얻으려고 하면 팀은 죽는다. 혼자 튀겠다고 개인기에 집착하면 조직력이 무너지고 팀은 패배한다”며 “야권 후보 어느 누구도 ‘내가 대통령 되겠다’는 게 제일의 목표가 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원희룡 제주지사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대로 하우스(How's) 중앙홀에서 열린 '부동산 가격공시제도 개선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원희룡 제주지사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대로 하우스(How's) 중앙홀에서 열린 '부동산 가격공시제도 개선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홍 의원도 가만 있지 않았다. 그는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다시 글을 올려 에둘러 반박했다. 홍 의원은 “나는 잘못된 걸 보고는 피아를 막론하고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없었다. 바른 길이라고 판단되면 그냥 직진한다. 그것이 오늘의 홍준표를 있게 한 동력”이라며 “정치적 쟁점을 피해가는 정치는 비겁한 정치”라고 썼다.


최근 X파일과 ‘전언 정치’ 논란 등이 겹치며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주춤하자 국민의힘 내부 대선 주자들은 윤 전 총장을 보다 노골적으로 견제하고 있다. 홍 의원은 지난 24일 국민의힘 복당 일성으로 “법의 상징이던 분이 등판도 전에 20가지 비리 의혹이나 추문에 휩싸여 있는 자체가 문제”라고 일갈했다. 이튿날에는 “신상품이 배송되면 직접 보고 흠집 있으면 반품을 한다”며 윤 전 총장을 ‘흠집 있는 신상품’에 비유했다. 유승민 전 의원도 최근 윤 전 총장을 향해 “국민들이 궁금해하고 의혹이 제기된다면 명쾌하게 해명할 의무가 있다”고 직격했다.

또 하나의 ‘우량주’로 평가받고 있는 최재형 감사원장이 28일 사퇴해 사실상 대선 레이스에 합류하는 점도 당내 주자들의 견제 심리를 강화시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런 만큼 이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홍 의원은 윤 전 총장이 대선 출마 선언을 하는 29일에 ‘대국민보고회’를 열고, 황교안 전 대표는 30일 출판 기념회를 연다. 유 전 의원도 조만간 대선 출마 선언을 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번 주가 야권의 ‘골든위크’인 만큼 대선 주자 간에 여러 설전이 벌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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