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해자, 상습 음주운전자 ‘혈중알코올농도 0.120%’
재판부 “음주했으나 눈빛 선명” 윤창호법 미적용
유족 “연쇄살인범과 같다.. 엄벌해야”
그룹 빅스 멤버 혁의 가족이 음주운전 사고로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혁은 지난 23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음주운전은 절대 하지 맙시다”라는 문구가 담긴 사진을 공개했다. 이후 해당 글을 올린 배경에 대해 이목이 쏠렸다.
빅스 소속사인 젤리피쉬 엔터테인먼트 측은 “혁이 최근 안타까운 사고로 가족을 잃었다”면서도 “개인적인 일로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려운 점 양해 바란다”고 했다.
혁의 사촌 동생은 지난해 음주운전자의 신호위반 사고로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가해자가 상습 음주운전자인 것으로 전해져 누리꾼의 분노를 유발했다.
그룹 빅스 멤버 혁. (사진=이데일리DB, 빅스 혁 인스타그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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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자 상습 음주운전자 ‘혈중알코올농도 0.120%’
법조계에 따르면 A(51)씨는 지난해 9월 한밤중 술에 취한 상태에서 승합차를 운전하며 신호를 위반해 좌회전하다가 맞은편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오던 혁의 사촌 동생 B씨를 들이받았다.이 사고로 B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3시간여 만에 사망했다.
사고 당시 A씨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인 0.120%였다. 가해자는 2007년과 2013년에도 음주운전으로 벌금형을 받은 상습 음주운전자였다.
검찰은 음주운전자 처벌을 강화한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위험운전치사(윤창호법)와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A씨를 기소한 뒤 징역 7년을 구형했다.
1심 재판부는 A씨에게 윤창호법이 아닌 교통사고 처리 특례법상 치사죄를 적용해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가) 음주는 했지만, 정상적인 운전이 곤란한 상태에서 사고를 일으켰다는 점을 검찰이 완전히 증명하지 못했다”고 했다.
이어 “피고인에 대한 음주 측정 사진으로 보면 눈빛이 비교적 선명하다”면서 “다음 날 이뤄진 조사에서도 사고 경위를 비교적 상세히 기억했다”며 A씨 주의 능력·반응속도·운동능력이 상당히 저하된 상태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유족 “연쇄살인범과 같다.. 엄벌해야”
사진은 기사와 관련없음. 사진=이미지투데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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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씨의 유족은 최근 국민 청원 게시판에 ‘음주운전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유족은 “작년 9월에 있었던 을왕리 음주운전 사건을 기억하냐. 저희 막냇동생도 그맘때 같은 일을 겪었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상대방이 음주운전과 신호위반을 했다. 직진 신호로 가던 오토바이 운전자를 음주운전자가 반대편 사거리에서 신호위반 불법 좌회전을 하면서 들이받았다. 그러던 중 가해자가 상습 음주운전자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했다.
그는 “머리가 새하얘지고 더 속이 문드러졌다. 연쇄살인범을 마주하는 것 같았다. 상대방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면허 취소 수치(0.08%)를 훌쩍 넘는 0.120%였다”며 “신호위반은 인정하지만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고로 보이긴 어렵다는 것이 1심의 판결이다. 음주운전을 했지만 죄가 없다는 게 말이 되느냐”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그러면서 “판결문에는 나온 ‘비교적 잘 대답했고 비교적 잘 걸었다’는게 무슨 말인지, 그렇다면 과학적 수치와 증거는 무시해도 된다는 건가? 왜 직접증거는 무시하냐”고 지적했다.
당시 검찰은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위험운전치사)로 7년을 구형했지만 1심 법정에선 피고인이 반성을 하고 있다며 3년 형을 선고했다.
유족은 “재범률이 높은 음주운전을 이렇게 가볍게 처벌하는 것은 말이 안 됩니다. 총, 칼, 둔기로만 사람을 죽여야만 살인이 아니다. 음주운전도 무기나 다름없다”고 했다.
끝으로 “윤창호법이 있지만, 실제 무기징역까지 나온 사례는 없었다. 그리고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더욱 강력하게 조치해야 한다”며 “하지만 현재 법원에선 옛 판례만 들먹이며 형량을 낮게 주고 있다. 국민을 보호하고 내 가족을 지키려면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고 법이 바뀌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혁의 사촌 동생 사연에 누리꾼들은 “음주운전인데 음주운전 죄가 없다는 게 무슨 소리냐”, “음주운전 수치가 명확한데 눈빛이 또렷하다고 음주운전 아니라고 하는 건 뭘까”, “형량 3년은 그냥 음주운전 마음대로 하라는 거 아니냐. 저러니까 경각심이 없지”, “앞으로는 음주 후 자동차로 사망사고 내면 ‘나는 멀쩡하다’고 우기고, 살인하면 ‘술 취해서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다’고 시치미 떼면 된다” 등의 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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