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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이슈 불붙는 OTT 시장

뚝심으로 홀로 버틴 SK브로드밴드, 결국 넷플릭스 이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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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미국 캘리포니아의 넷플릭스 본사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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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박세정 기자] “넷플릭스에 결국 우리가 질 거라는 얘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형평성에도 맞지 않는, 외국 기업의 국내망 무단 사용 횡포를 더이상 방관할수 없었습니다” (SKB 관계자)

인터넷망 사용료를 놓고 1년 반 동안 이어진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의 법정공방에서, 법원이 결국 SK브로드밴드의 손을 들어줬다. 한마디로 뚝심의 승리다. 통신사들이 IT공룡 넷플릭스에 굴복, 협상을 벌였지만 SK브로드밴드만이 유일하게 넷플릭스와 망사용료를 놓고 끝까지 전쟁을 치뤘다. ‘세기의 재판’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업계 초미의 관심사였고, 결국 SK브로드밴드가 승리했다.

무엇보다 국내 망을 ‘무임승차’했던 글로벌 공룡 기업들에게, 정당한 망 이용료를 요구할 수 있는 중요한 판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넷플릭스 ‘망 무임승차’ 못한다글로벌 온라인 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가 망 사용료를 지급할 수 없다며 SK브로드밴드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 1심에서 패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0부(김형석 부장판사)는 이날 넷플릭스 한국법인인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가 SK브로드밴드를 상대로 제기한 채무 부존재 확인 소송을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넷플릭스의 청구 가운데 협상 의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해달라는 부분은 각하하고, 망 사용료를 제공할 의무가 없다는 점을 확인해달라는 부분을 기각했다.

앞서 SK브로드밴드가 2019년 11월 방송통신위원회에 넷플릭스와의 망 사용료 협상을 중재하달라며 재정 신청을 냈다. 이에 넷플릭스는 2020년 4월 방통위의 중재를 건너뛰고 사용료를 낼 의무가 없다는 것을 확인해달라는 취지의 소송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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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무임승차는 왜곡, 요금 이중 청구”…1심 불복?법원의 1심 판결 이후 넷플릭스 측은 “무임승차 프레임을 씌우는 것은 왜곡”이라며 사실상 불복 의사를 밝혔다.

넷플릭스 측은 판결 이후 내놓은 입장문에서 “CP(콘텐츠 사업자)는 콘텐츠에 투자하고 제공할 의무가, ISP(통신사)에게는 소비자가 요청한 콘텐츠를 원활히 전송할 의무가 있다”며 “ISP가 콘텐츠 전송을 위해 이미 인터넷 접속료를 지급하고 있는 이용자들 이외에 CP에게 대가를 요구하는 것은 자신의 역할과 책임을 외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를 두고 ‘무임승차’라는 프레임을 씌우는 것은 사실의 왜곡”이라며 “오히려, 소비자가 이미 ISP에 지불한 비용을 CP에도 이중청구하는 것으로 CP가 아닌 ISP가 부당이득을 챙기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넷플릭스는 해외에서 망 이용대가를 지불하고 있다는 SK브로드밴드의 주장도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넷플릭스는 “현재 전 세계 어느 ISP에도 SK브로드밴드가 요구하는 방식의 망 이용대가를 지급하고 있지 않다”며 “전 세계 어느 법원이나 정부 기관도 CP로 하여금 ISP에게 ‘망 이용대가’를 지급하도록 강제한 예가 없으며, 이는 법적 근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인터넷 거버넌스 원칙에도 반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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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 이용료 협상 테이블 활발해지나업계에서는 이번 1심 판결을 계기로, 국내 ISP가 글로벌 CP에 정당한 망이용료를 요구하는 협상 테이블이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당장, SK브로드밴드를 비롯해 KT, LG유플러스도 넷플릭스를 상대로 망 이용료 협상에 나설지 주목된다.

특히 넷플릭스 외에 디즈니플러스, 애플TV 등 해외 공룡 기업들의 한국 진출이 줄줄이 예정된 상황에서 넷플릭스의 패소 판결이 망 이용료 협상의 중요한 판례가 될 수 있다.

더 나아가 현재 국내에서 막대한 트래픽을 유발하고 있는 구글까지 협상 테이블로 끌어낼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집계한 일평균 트래픽 점유율 자료(2020년 4분기 기준)에 따르면 국내 트래픽에서 구글(유튜브 포함)이 차지하는 비중은 25.89%로 압도적 1위다. 2위인 넷플릭스(4.81%)와 비교해도 5배 이상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SK브로드밴드 측은 “이번 법원의 합리적 판단을 환영한다”며 “SK브로드밴드는 앞으로도 인터넷 망 고도화를 통해 국민과 국내외 CP에게 최고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sjpar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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