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접종 후 돌아가신 어머니에 죄책감 50대 아들…1인 시위 계획

“어머니 1‧2차 백신 접종마다 이상증세 보였다” 주장

질병청 “사인은 백신과 무관” 반박…유가족, 청와대 국민청원도 올려

코로나19 백신 접종 관련 자료사진. 사진은 기사와 무관. (뉴스1 DB)

(원주=뉴스1) 신관호 기자 = “어머니의 백신 접종을 포기하려다 정부의 권장사항을 믿고 따랐는데, 결국 돌아가셨다. 전문지식 없이 어머니 죽음 앞에 속수무책으로 있던 게 죄스럽다.”

최근 화이자 백신을 맞은 뒤 숨진 강원 원주 80대 여성의 아들이 고인의 사인을 믿을 수 없다고 주장, 1인 시위를 예고하는 등 보건당국에 강한 불만을 드러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유가족 등에 따르면 원주에 거주했던 A씨(82)는 지난 4월 20일과 5월 11일 각각 코로나19 백신 화이자를 1차와 2차로 나눠 접종했다.

당시 A씨는 1차 접종 후 발열과 구토증세 등을 보였고, 결국 A씨의 아들 이모(58)씨는 어머니의 2차 접종을 포기하려고 했다.

그러나 혹시 있을 수 있는 불이익을 우려, 가족과 의견을 나누고 정부의 권장에 따라 2차 접종도 하게 됐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2차 백신접종 후 10일 만인 지난 5월 21일 오전 7시 A씨는 지내고 있던 요양원에서 심정지 상태를 보여 구급대원들에 의해 원주세브란스 기독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아들 이모씨는 “갑작스러운 어머니 심정지 소식에 급하게 병원으로 이송조치를 했지만, 끝내 돌아가셨다”며 “당시 2차 백신접종 상태였던 어머니는 병원에 이송되기 전 호흡곤란 등 이상증세를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어머니를 잃은 슬픔도 잠시, 이모씨와 유가족은 백신 접종 후 숨진 어머니의 사인을 밝히기 위해 위해 지난 5월 24일 경찰과 검찰 등을 통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본원에서 어머니의 부검을 진행했다.

하지만 질병관리청을 통해 이모씨가 전달받은 사인은 사실상 백신과 A씨의 사망의 상관 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는 결론이었다.

질병관리청 코로나19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지난 16일 A씨의 유가족에게 “실험실 검사에서 A씨의 염증 수치가 크게 상승돼 있고 부검 1차 소견에서 신장농양과 화농성복막염이 확인됐다”며 “코로나19 백신접종보다 패혈증으로 인한 사망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판단돼 백신접종과의 인과관계는 인정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조사반 심의 결과에 이의가 있으면 피해보상 신청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피해보상관련 이의제기는 백신 접종 후 5년 내 1회에 한정되고, 문제점이 밝혀질 경우 청구해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모씨는 “80대 노인 중 질환이 없는 게 말이 되는지 질병관리청에 묻고 싶다”며 “어머니는 고관절 수술을 받는 등 일반적으로 80대 노인들이 가지고 있을만한 병 밖에 없었는데, 백신 접종 후 패혈증으로 숨을 거두셨고, 그 증세와 사망은 관계가 없다는 질병관리청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모씨는 “이의제기 절차도 이해하기 어렵고, 받아들일 수 없는 사인을 전문지식도 없는 유가족이 직접 밝혀야 하는 처지다”며 “부검 때문에 발인도 제대로 못하고 어머니를 화장해 모셨는데, 돌아오는 것은 무책임한 답변이고 어머니 앞에 죄스럽기만 해 끝까지 정확한 사인을 밝혀낼 것”이라고 울분을 터트렸다.

한편 A씨는 오는 28일 원주시청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일 계획이며,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을 올리기도 했다.
skh88120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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