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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연재] 연합뉴스 '특파원 시선'

[특파원 시선] 러시아 관광객의 귀환…마냥 환영할 수 없는 터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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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왕복 하늘길 폐쇄 2개월 만에 다시 연 러시아
(모스크바 타스=연합뉴스) 러시아 모스크바 외곽 브누코보 국제공항에서 22일(현지시간) 승객들이 터키 안탈리아로 가는 터키항공 여객기의 탑승수속을 밟고 있다. 러시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지난 4월부터 터키를 오가는 하늘길을 폐쇄했다가 이날부터 항공편 운항을 재개했다. 러시아는 오는 28일부터 미국·벨기에 정기 항공편 운항도 재개한다. (끝)



(이스탄불=연합뉴스) 김승욱 특파원 = 러시아 정부가 지난 22일(현지시간) 터키 항공편 운항을 재개하면서 터키 관광업계가 기대에 부푼 모습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러시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최근 급증하고 있어 러시아 관광객들로 터키의 코로나19 상황이 악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22일 새벽 러시아 모스크바 외곽 브누코보 공항에서 출발한 터키항공 여객기는 승객 132명을 태우고 터키 남부의 유명 휴양지 안탈리아에 도착했다.

이 여객기는 터키 언론의 집중적인 조명을 받았다.

지난 4월 15일 러시아 당국이 터키 항공편의 운항을 금지한 이후 약 2달 만에 처음으로 러시아에서 출발해 터키에 도착한 여객기였기 때문이다.

이 여객기를 시작으로 22일 하루에만 44편의 여객기가 러시아 관광객 약 1만2천 명을 안탈리아로 실어날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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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남부 안탈리아의 카푸타스 해변
(이스탄불=연합뉴스) 김승욱 특파원 = 터키 남부 안탈리아의 카푸타스 해변 모습. 2021. 6. 24. kind3@yna.co.kr (끝)



터키 관광업계는 '러시아 관광객이 돌아온다'며 환호성을 질렀다.

메흐메트 이쉴레르 터키 호텔연맹 부회장은 "터키 연안 관광에 대한 큰 수요가 있다"며 "러시아 항공편 재개는 즉각적인 효과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쉴레르 부회장은 "단 하루 만에 항공편이 30% 이상 증가했다"며 "올해 러시아 관광객 300만 명이 터키를 찾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터키에 러시아 관광객은 그야말로 놓쳐서는 안 되는 '돈줄'이다.

세계여행관광협회(WTTC)에 따르면 2019년 기준 관광업은 터키 국내총생산(GDP)의 12.7%를 차지하는 주축 산업이며, 터키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그룹이 바로 러시아 관광객이다.

2019년 기준 터키를 찾은 러시아 관광객은 약 700만 명에 달했으나, 코로나19가 창궐한 지난해에는 러시아 관광객 수가 210만 명으로 줄었다.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터키 관광업계에 여름 휴가철 러시아 관광객의 귀환은 어둠 속에서 한 줄기 빛이 비친 것과 같은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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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남부 안탈리아의 아폴로 신전
[AP=연합뉴스]



그러나 이를 불안하게 바라보는 시선도 존재한다. 최근 러시아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급증세를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신규 확진자의 상당수가 인도발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나 불안을 더하고 있다. 델타 변이는 영국발 알파 변이보다 전염성이 60% 더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르게이 소뱌닌 모스크바 시장은 지난 18일 "모스크바 확진자 가운데 89.3%가 소위 델타라고 불리는 인도발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여기에 러시아의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은 유럽 국가들에 비하면 크게 낮은 편이다.

영국 옥스퍼드대 통계 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22일 기준 러시아 전체 인구 가운데 1차례 이상 백신을 접종한 사람의 비율은 14%에 그쳤다.

반면, 유럽국가들의 백신 접종률은 영국 64%, 이탈리아 52.97%, 프랑스 47.73%로 나타났으며, 터키의 백신 접종률도 36%에 달한다.

더욱이 AFP 통신에 따르면 최근 조사에서 러시아 응답자의 약 60%가 백신을 접종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심상치 않은 러시아의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하면 러시아 관광객의 귀환이 마냥 환영할 일만은 아니라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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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환자를 이송하는 러시아 의료진
[AP=연합뉴스]


kind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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