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6 (화)

이슈 통화·외환시장 이모저모

[일문일답]이주열 "통화·재정정책 엇박자 아니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경기 회복세·금융 불균형 등 고려해 '통화정책 정상화'

"유가 상승세 지속은 '상방리스크로 작용'"

아시아경제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장세희 기자]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완화적인 통화정책의 정상화 기조와 정부의 재정정책과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통화·재정정책은 반드시 같은 방향과 강도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24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결과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한은법에 있듯이 통화정책과 재정정책 간에는 조화적 운용이 필요하다"면서 "통화·재정정책은 반드시 똑같은 방향과 비슷한 강도로 운용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회복 과정에서 통화·재정정책이 상호보완적으로 작용하는 것은 제약하는 것이 아니고, 바람직한 정책 운용"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이 총재와의 일문일답.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대로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리 인상할 근거가 약해진 것은 아닌가.

=지금의 저금리 수준은 지난해 코로나19 위기가 닥쳤을 때였고, 물가 상승률이 0%대에 근접했던 상황이었다. 완화 정도는 경제 상황 개선에 맞춰 조정해 나가는 것이기 때문에, 회복세에 맞춰 금리를 정상화해 나가는 것은 당연한 과정이라고 설명드린바 있다. 자산 시장 자금 쏠림이 뚜렷하고, 가계부채가 여전히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금융 불균형 등에 유의해 통화정책을 운용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금융 불균형 대응을 소홀히 하면 반드시 시간을 두고 중기적으로 경기와 물가에 대단히 큰 부정적 영향을 주게 된다.


▲최근 한은에서 '기준금리를 한 두번 올린다고 해서 긴축이라고 볼 수 없다'는 발언이 나왔는데, 채권시장을 중심으로 총재님 임기 전 두 번의 금리 인상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저희들이 금년에 적절한 시점부터 통화정책을 질서 있게 정상화하겠다고 하는 그런 정책방향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이후 시장에서 인상 시점과 인상 횟수에 대해 다양한 예측이 나오고 있다. 통화정책을 금년에 몇 월부터 그리고 어떤 속도로 정상화해나갈지는 결국 우리 경제 상황과 경기 회복세라든지 물가는 물론이고 금융 불균형 진행의 정도, 최근 우려되고 있는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 달려있다. 저희는 이런 상황을 상시 지켜보면서 저희가 늦지 않은 시점에 정상화를 시작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시장금리와 기준금리의 격차는 우리 통화정책 방향뿐만 아니라 해외금리 동향, 수급 여건 등 다양한 요인에서의 영향을 받는다. 85bp만 보고 시장 기대를 평가하기는 어렵다. 금리정책을 정상화한다는 방침을 밝힌 이후에 경제 주체들에게 미치는 충격을 최소화하는 차원에서 시장과 긴밀히 소통하겠다고 말씀드렸다. 국고채3년물 금리와 한은 기준금리 간 격차 등을 봐가면서 과도하다든가 우리의 메시지가 충분히 전달이 안된다고 한다면 그런 간극은 좁혀나가도록 부단히 노력하겠다.


▲완화적 통화기조 정상화 기조와 정부 재정정책 간 억박자 논란이 나온다.

=기본적으로 통화정책과 재정정책 간의 조화적 운영이 필요하다고 늘 이야기한다. 조화적 운용의 정도라고 하는 것은 거시경제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통화재정정책 공조라는 표현도 쓰는데, 그것은 반드시 똑같은 방향과 비슷한 강도로 운용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다. 통화정책은 거시 상황을 보고 운용하는 정책인데, 경기 개선 정도에 맞춰서 저금리 장기화에 대한 부작용을 제거하는 것이 통화정책이 취해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재정정책은 부문별로 불균등하니까 취약계층, 코로나 이후에 대비해서 생산성을 높이는 부문에 대한 지원을 집중하는 것이 통화재정정책의 상호보완적인 바람직한 조합이 아닌가 보고 있다.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를 넘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나.

=경기 회복세가 빨라지면서 수요 측 물가 상승 압력이 점점 커지고 있다. 공급 측을 보더라도 농축산물 가격 오름세가 당초 예상보다 오래 지속되고 있다. 최근 국제유가도 한 달 전 전망 시 예상했던 수준을 넘어 70달러를 웃돌고 있다. 유가의 경우 국내 물가 파급효과가 상당히 큰데, 유가 상승세가 지속된다면 당초 물가 전망치에 비해 상방리크스가 더 클 수도 있다.


▲통화정책을 통해 물가안정목표치인 2%를 달성하긴 어려워 보인다.

=금리 외에도 글로벌 차원의 구조적 요인, 정부의 정책 등이 물가에 상당히 큰 작용을 한다. 물가에는 많은 요인이 작용하기 때문에, 금리 하나만으로 물가 목표치를 달성하는 것은 쉽지 않다. 다만 2% 수준이 적당하다고 보고, 통화정책 운용 차원에서도 가급적 목표 추구하는 방향으로 계속 노력하겠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장세희 기자 jangsay@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