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방식으로 관객에게 다가갈 기회"
반감 버리고 넷플릭스에 다수 납품키로
넷플릭스 "스필버그 역사 함께 해 영광"
넷플릭스와 영화 제작 계약을 체결한 앰블린 파트너스의 대표이자 할리우드 대표 흥행 감독 겸 제작자 스티븐 스필버그.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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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스토리를 함께 얘기하고 새로운 방식으로 관객에게 다가갈 놀라운 기회를 얻었다. 우리의 영화를 위한 이 새로운 길은 개인적으로 굉장한 성취감을 준다.”(스티븐 스필버그)
미국 할리우드 영화계를 대표하는 흥행감독 겸 제작자 스티븐 스필버그(75)가 세계 최대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 넷플릭스와 손을 잡았다. 한때 넷플릭스 등 스트리밍 서비스(OTT)에 대해 공개적으로 회의적인 입장을 표했던 스필버그의 깜짝 변신이다. 할리우드와 OTT 간의 새로운 지각 변동도 예상된다.
21일(현지시간) AP통신 등은 스필버그 감독이 설립한 영화 스튜디오 앰블린 파트너스가 넷플릭스와 영화 제작 계약을 체결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앰블린이 넷플릭스 전용 장편 영화 여러 편을 매년 제작한다는 내용이다. 구체적인 계약 조건과 기간,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현지 언론은 앰블린이 납품하는 작품 중 일부를 스필버그가 직접 연출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내놓았다.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성명에서 “우리는 앰블린과 함께 빨리 일하고 싶다”며 “스필버그가 만든 영화 역사의 일부가 돼 영광”이라고 말했다. 스필버그도 ‘새로운 방식으로 관객에게 다가갈 놀라운 기회’를 강조하면서 “테드 등 넷플릭스 팀과 얼른 함께 일하게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앰블린은 1981년 앰블린 엔터테인먼트로 출범해 할리우드 거대 제작사 유니버설 픽처스와 배급 파트너십을 맺고 ‘ET’ ‘백 투더 퓨처’ ‘쥐라기 공원’ 등 숱한 흥행 대작들을 냈다. 스필버그의 또다른 회사 드림웍스 파산 이후 2015년 앰블린 파트너스라는 이름으로 새출발해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작 ‘그린북’과 골든글로브 작품상을 받은 ‘1917’ 등을 만들었다. 스트리밍 전용 영화 제작에 나서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스필버그 본인이 OTT에 반감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기에 버라이어티 등 현지매체들은 “할리우드의 놀라운 변화”로 받아들이고 있다. 지난 2019년 앰블린 대변인은 넷플릭스 제작 영화를 아카데미상 수상 후보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것이 스필버그의 생각이라고 밝혔고 스필버그 본인도 “영화관이 영원히 존속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확고한 신봉자”라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스필버그 감독은 같은 해 뉴욕타임스(NYT)와 인터뷰에선 “큰 스크린이나 작은 화면을 떠나 나에게 정말 중요한 것은 이야기이고 모든 사람은 훌륭한 이야기를 접할 수 있어야 한다”며 한발 물러선 태도를 취하기도 했다.
스필버그와 넷플릭스 제휴를 두고 CNN 방송은 “스트리밍 서비스에 있어 중대한 성취이자 할리우드의 변화하는 역동성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전했다. 영화 전문매체 데드라인도 “넷플릭스가 주도하는 스트리밍용 영화와 극장용 영화 사이의 경계를 허무는 작업이 더욱 진전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세계 최고의 이야기꾼이자 시네마 파수꾼인 스필버그와 손잡으면서 넷플릭스는 OTT 간의 콘텐트 경쟁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넷플릭스는 전 세계 구독 회원 2억800만명에 이르는 1위 업체이지만 최근 월트디즈니의 디즈니플러스 등 후발주자의 거센 추격에 시달리고 있다.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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