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6 (화)

이슈 불법촬영 등 젠더 폭력

"이 그림 발견하면 뒤돌아보지 말고 도망가라"…모텔 벽 액자 속 '몰카' 경보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아시아경제

지난 1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모텔에서 발견하면 뒤도 안돌아보고 도망가야 하는 그림들'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아시아경제 황수미 기자] "숙박업소에 이 그림 액자가 걸려 있으면 당장 나와라"


숙박업소 벽면에 장식된 그림 액자 중 일부에 몰래카메라가 숨겨져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모텔에서 발견하면 뒤도 안돌아보고 도망가야 하는 그림들'이라는 제목의 글이 지난 17일 올라왔다. 작성자는 여러 장의 그림 액자 사진을 함께 첨부했다.


이는 불법 촬영을 위한 초소형 몰래카메라가 내장된 액자들이었다. 작성자는 "전부 시중에서 쉽게 판매되고 있다"며 "정말 흔하고 활발하게 팔리고 있는 제품이니까 꼭 알아둬라"고 강조했다.


또한 "일반적인 작품으로 보이지만 유화의 울퉁불퉁한 질감을 활용해 카메라 렌즈를 숨긴다"며 "인쇄형보다 유화 질감이 살아있는 그림을 조심하라"고 경고했다. 이어 "판매자들은 이미 여러 개의 그림을 바꿔가면서 판매 중"이라고 덧붙였다.


아시아경제

지난 1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모텔에서 발견하면 뒤도 안돌아보고 도망가야 하는 그림들'이라는 제목의 글과 함께 액자 디자인의 몰래카메라를 판매하고 있는 국내 한 온라인 쇼핑몰 화면이 올라왔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처럼 불법 촬영 범죄에 활용되기 쉬운 초소형 카메라가 그림 액자 등 다양한 형태로 판매되고 있다는 사실이 온라인상에 알려지면서 불법 촬영 범죄에 대한 두려움이 높아진 상황이다.


실제로 초소형 카메라를 이용한 불법 촬영 범죄는 계속되고 있다. 지난 16일에는 초소형 카메라를 발가락 사이에 끼워 음식점, 카페 등에서 여성의 신체 부위를 몰래 찍은 40대 남성 A씨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이 A씨를 상대로 확인해보니 약 2cm 크기의 초소형 카메라가 발가락 사이에 끼워져 있었고, A씨의 스마트폰에는 이같은 수법으로 여성을 촬영한 사진 수백 장이 들어있었다.


직장 내 상사가 선물한 탁상용 시계에서 몰래카메라가 발견됐다는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가 지난 15일 공개한 '내 인생은 당신의 포르노가 아니다 : 한국의 디지털 성범죄' 보고서에는 한 직장인 여성 B씨가 유부남 상사 C씨로부터 선물 받은 탁상시계에서 카메라를 발견한 사건이 소개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직장인 여성 B씨는 자신이 집에서 생활하는 모습을 들여다보고 있는 듯한 유부남 상사 C씨의 언행을 수상히 여겨 해당 탁상시계를 인터넷에 검색해봤고, 시계에 몰래카메라가 달린 사실을 알게 됐다.


아시아경제

지난 18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범죄에 활용될 수 있는 초소형 카메라 판매를 금지해달라는 내용의 청원이 올라왔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 지난 18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범죄에 활용될 수 있는 초소형 카메라 판매를 금지해달라는 내용의 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청원인은 "초소형 카메라를 이용해 불법촬영을 하는 범죄자가 급증하고 있다"며 "구매할 수 있는 초소형 카메라를 탑재한 전자기기 판매에 제재를 가해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안경, 볼펜, 액자, 시계, 생수통, 화재경보기 등 위장된 모습으로 우리 옆에 존재한다"며 "누구나 찍힐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초소형 카메라는 인터넷에서 클릭 몇 번으로 쉽게 구매할 수 있다"며 "아무나 몰카 구매가 가능하고 찍을 수 있고 마땅한 규제도 없이 일반인에게 버젓이 팔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불법촬영은 재범률이 매우 높고 악질적인 범죄"라며 "초소형 카메라 유통을 규제해달라"고 호소했다.


해당 청원은 20일 기준 약 7만5000여명의 동의를 얻고 있다.



황수미 인턴기자 choko216@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