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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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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지 않았던 인선, 목소리 높인 최고위원… 이준석 체제 ‘긴장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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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30대 당대표 탄생으로 대대적인 변화가 예고된 국민의힘 내부에서 미묘한 ‘긴장감’이 감지되고 있다. 핵심 보직인 사무총장 인선을 두고 이준석 대표의 ‘삼고초려’가 무산되는가 하면, 그의 대표 공약인 ‘공직후보자 자격시험제’를 두고 최고위원과의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국민의힘은 17일 최고위원회를 열고 한기호 의원을 사무총장에 공식 임명했다. 한 의원은 육군교육사령관 출신의 3선 의원으로, 21대 국회에서는 국방위원회 간사를 역임했다. 이 대표는 BBS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대선과 지방선거를 앞두고 원리원칙적이고 공명정대함을 사무총장의 중요한 기준으로 봤다”고 설명했다.

당내에서는 장성 출신인 한 의원이 이 대표의 방침에 충실하면서도 당내에서 ‘무게’를 잡아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계파색이 옅어 ‘계파 인사’ 논란이 적다는 점도 장점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쉽지 않았던 사무총장 인선 과정에 주목했다. 앞서 이 대표가 ‘삼고초려’를 해가며 권영세 의원에게 사무총장을 맡아줄 것을 요청했으나, 그의 고사로 무산됐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한 사무총장을 어쩔 수 없이 차선으로 선택했다는 시각도 많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이준석 체제가 순항하려면 중진들의 도움도 절실한데, 첫 인사에서 아쉬운 장면이 나왔다”고 말했다.

한 사무총장으로의 급한 ‘선회’는 논란도 낳았다. 그가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을 ‘오물 쓰레기’라 말하는 등 잇단 ‘막말’로 문제가 된 인사이기 때문이다. 변화와 쇄신을 말하는 ‘이준석 체제’와 맞냐고 의아해하는 목소리도 흘러나왔다. 한 사무총장은 2014년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북한의 각종 매체에서는 5·18을 영웅적 거사로 칭송하고 대대적인 기념 행사를 한다. 왜 북한이 우리 기념일을 이토록 성대하게 기념하는지 궁금하다”며 5·18과 북한과의 관련성을 거론해 논란이 됐다. 더불어민주당 광주광역시당은 이날 논평에서 “국민의힘이 이러고도 합리적 보수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나”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앞서 대변인단 등의 인선을 두고 최고위원들의 공개 비판을 받기도 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지난 1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고위에서 협의되거나 결정해야 할 많은 일이 사전에 공개되고 발표된다면 최고위가 형해화될 수 있다”며 날을 세웠다. 조수진 최고위원도 비공개회의에서 절차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쓴소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YTN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는 이 대표의 핵심 공약인 ‘공직후보자 자격시험제’를 거세게 비판하며 또다시 대립각을 이어갔다. 김 최고위원은 “일방적인 시험으로 (공직후보자를) 걸러내겠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깊이 다시 생각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지도부 내의 의견 대립과 관련해 국민의힘 관계자는 “젊은 당대표가 ‘직진’할 우려가 있으니 중진이 이를 잡아주는 것이 큰 갈등 요소는 아니다”라며 “건전한 긴장감”이라고 말했다. 반면 또다른 관계자는 “향후 야권통합 등 주요 국면에서 불협화음이 커지는 건 아닌지 걱정”이라고 지적했다.



경향신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김기현 원내대표와 최고위원들이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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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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