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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이슈 미얀마 민주화 시위

미얀마 군경, 무장충돌 뒤 마을 통째로 불태워…노부부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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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

미얀마 군경의 방화에 의해 불타버린 중부 마궤 지역 파욱구(區) 킨마 마을. 2021.6.16 소셜미디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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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군부가 무장한 주민들과 충돌한 뒤 마을을 통째로 불을 질러 80대 노부부가 불에 타 숨졌다고 현지 매체들이 보도했다.

17일 이라와디 및 미얀마 나우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지난 15일 중부 마궤 지역 파욱구(區) 킨마 마을이 군경의 방화로 잿더미가 됐다.

군경은 사흘 전 인근 마을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 용의자를 잡기 위해 마을 수색에 나섰다가 매복에 걸렸다.

사전에 정보를 입수한 무장 주민들이 마을 외곽에 숨어 있다가 군경을 공격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군경 7~15명 정도가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총격전 끝에 마을로 진입한 군경이 가옥 이곳저곳에 불을 지르기 시작했다고 당시 상황을 목격한 주민들은 전했다.

당시 대부분의 주민들은 이미 인근 산악 지대로 피신한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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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군경의 방화에 의해 불타버린 중부 마궤 지역 파욱구(區) 킨마 마을. 2021.6.16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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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고령에 거동이 불편한 노인 5명은 미처 피하지 못한 상태였다.

군경이 불을 지르자 피신했던 마을 주민들이 급히 돌아와 남아있던 노인 중 3명을 구했다.

그러나 먀 마웅(85)과 찌 메인(83) 부부는 미처 불길을 피하지 못하고 사망했다.

한 주민은 미얀마 나우에 “먀 마웅 옹은 건강이 너무 안 좋아 걷지도 못하는 상태였다. 자녀들이 모두 다 대피한 상태라 누구도 그를 불길에서 구할 수 없었다”며 “부인이 남편 곁을 떠나지 않고 함께 죽기로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라와디는 먀 마웅 옹의 나이가 95세라고 보도했다.

다른 주민은 다음날 마을로 돌아왔을 때 노부부의 아들이 잿더미가 된 부모님 집에서 울고 있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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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군경의 방화에 의해 불타버린 중부 마궤 지역 파욱구(區) 킨마 마을. 2021.6.16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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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경은 불을 끄려고 나선 일부 주민에게도 총을 발사했으며, 주민 1명은 다리에 총탄을 맞았다고 이라와디가 주민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주민 1000명가량이 살던 230여 가구 중 약 50가구를 제외하고 마을 대부분이 불에 타 사라졌다고 한 주민은 말했다.

군경의 방화로 잿더미가 변한 마을의 모습이 현지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되면서 공분이 일었다.

인권단체 정치범지원협회(AAPP)에 따르면 2월1일 쿠데타 이후 전날 현재까지 총격 등 군경의 폭력으로 사망한 이는 865명에 달한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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