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경의 방화에 의해 불타버린 중부 마궤 지역 파욱구(區) 킨마 마을. 2021.6.16 소셜미디어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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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군부가 무장한 주민들과 충돌한 뒤 마을을 통째로 불을 질러 80대 노부부가 불에 타 숨졌다고 현지 매체들이 보도했다.
17일 이라와디 및 미얀마 나우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지난 15일 중부 마궤 지역 파욱구(區) 킨마 마을이 군경의 방화로 잿더미가 됐다.
군경은 사흘 전 인근 마을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 용의자를 잡기 위해 마을 수색에 나섰다가 매복에 걸렸다.
사전에 정보를 입수한 무장 주민들이 마을 외곽에 숨어 있다가 군경을 공격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군경 7~15명 정도가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총격전 끝에 마을로 진입한 군경이 가옥 이곳저곳에 불을 지르기 시작했다고 당시 상황을 목격한 주민들은 전했다.
당시 대부분의 주민들은 이미 인근 산악 지대로 피신한 상태였다.
미얀마 군경의 방화에 의해 불타버린 중부 마궤 지역 파욱구(區) 킨마 마을. 2021.6.16 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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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고령에 거동이 불편한 노인 5명은 미처 피하지 못한 상태였다.
군경이 불을 지르자 피신했던 마을 주민들이 급히 돌아와 남아있던 노인 중 3명을 구했다.
그러나 먀 마웅(85)과 찌 메인(83) 부부는 미처 불길을 피하지 못하고 사망했다.
한 주민은 미얀마 나우에 “먀 마웅 옹은 건강이 너무 안 좋아 걷지도 못하는 상태였다. 자녀들이 모두 다 대피한 상태라 누구도 그를 불길에서 구할 수 없었다”며 “부인이 남편 곁을 떠나지 않고 함께 죽기로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라와디는 먀 마웅 옹의 나이가 95세라고 보도했다.
다른 주민은 다음날 마을로 돌아왔을 때 노부부의 아들이 잿더미가 된 부모님 집에서 울고 있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미얀마 군경의 방화에 의해 불타버린 중부 마궤 지역 파욱구(區) 킨마 마을. 2021.6.16 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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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경은 불을 끄려고 나선 일부 주민에게도 총을 발사했으며, 주민 1명은 다리에 총탄을 맞았다고 이라와디가 주민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주민 1000명가량이 살던 230여 가구 중 약 50가구를 제외하고 마을 대부분이 불에 타 사라졌다고 한 주민은 말했다.
군경의 방화로 잿더미가 변한 마을의 모습이 현지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되면서 공분이 일었다.
인권단체 정치범지원협회(AAPP)에 따르면 2월1일 쿠데타 이후 전날 현재까지 총격 등 군경의 폭력으로 사망한 이는 865명에 달한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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