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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이슈 불붙는 OTT 시장

1년전 발표한 세액공제, 아직도 ‘깜깜이’…속타는 토종O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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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우리나라 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육성 정책이 첫발도 떼지 못하고 있다.


급성장하는 시장에 발맞춰 OTT 콘텐츠까지 제작비 세액공제를 확대하고 자율등급제를 부여하기로 한 범정부 OTT 진흥정책이 발표 1년이 되도록 국회에 발목 잡혀 있어서다. 이대로라면 OTT 성장 적기를 놓쳐 넷플릭스 등 해외 OTT에 국내 플랫폼을 장악 당하는 것은 물론 K콘텐츠 하청기지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잇따른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OTT 법적 지원 근거를 담은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은 현재 5개월째 국회 과방위 2소위에 계류 상태다. 지난 2월10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의한 이 법안은 OTT를 ‘특수 유형의 부가통신사업자’로 규정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는 정부가 지난해 6월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디지털미디어 생태계 발전방안’의 후속조치다.


정부는 1년 전 디지털미디어 생태계 발전방안을 통해 영화·방송 콘텐츠에 적용되고 있는 현행 제작비 세액공제를 OTT까지 확대하고, OTT 콘텐츠에 대해 영상물 등급위원회를 거치지 않는 자율등급제를 부여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최소 5개 이상의 글로벌 OTT 플랫폼 기업을 육성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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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지원정책을 시행하기 위해서는 우선 OTT의 법적 지위를 명확히 정의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의 처리가 시급하지만, 국회에 막혀 발도 못 뗀 셈이다. 임혜숙 과기정통부 장관이 전날 과방위 전체회의 현안보고에서 시급하게 처리해야 할 법률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꼽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일각에서는 정치논리가 크게 작용하는 TBS 감사청구권 등을 두고 국회 과방위가 마찰을 빚으며 법안 논의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비판도 쏟아진다.


제작비 세액공제를 OTT까지 확대하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은 OTT의 법적 근거가 마련된 이후에야 가능하다. 국회는 지난해 12월2일 조특법 개정안 통과 시 OTT에 대한 법적 근거와 OTT 콘텐츠 제작비용 세액공제 방안을 마련하라는 부대의견을 본회의에서 의결했다. 앞서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이 조특법 일부 개정안을 발의했으나, 기획재정부가 도입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OTT 법적 근거 부재를 이유로 선을 그었기 때문이다. 문화체육관광부 역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을 전제로 자율등급제 도입을 골자로 한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 개정’에 나설 계획이다. 이 법안은 지난달 24일 입법 예고됐다.


코로나19를 계기로 국경 없는 글로벌 OTT시장이 급성장하며 웨이브, 왓챠, 티빙 등 국내 OTT 기업들에도 글로벌 진출은 필수적이다. 하지만 해외 진출은커녕 막대한 자본력을 갖춘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 OTT 공룡의 공세에 국산 OTT의 설 자리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내수 규모를 넘어선 콘텐츠 제작비 등 글로벌 OTT 의존도가 심화하며 한국 콘텐츠 산업의 글로벌 플랫폼 종속화가 우려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여기에 글로벌 OTT 플랫폼을 최소 5개 이상 키우겠다는 정부의 선언과 달리 ‘최소규제’ 원칙은 멀어지고 과기정통부-방송통신위원회-문체부 간 OTT 주도권 경쟁으로 갈등도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OTT에 대응하고 경쟁력 확보를 위해 OTT 정책은 강한 규제보다는 육성지원이 필요하다"며 "OTT 지원정책을 제때 진행하기 위해서는 국회에서 법안 정비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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