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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초유의 현직 당대표 징계

악연→'노원결의'?… '당 대 당' 대표로 만난 이준석과 안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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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안철수, 정치적 기반 ‘노원구’ 인연

경쟁·악연 끊고 ‘노원결의’ 끌어낼지 관심

세계일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힘 이준석 당 대표가 취임 인사차 국민의당 안철수 당 대표를 예방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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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과 ‘국민의당’ 대표끼리 ‘노원결의’을 이끌어 낼 것인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16일 공식적으로 ‘당 대 당’ 대표로서 만났다. ‘버스에 시동을 걸기(본격적인 대선 활동) 전’ 합당을 추진하기 위해서다. 이 대표 당선 하룻만인 12일 서울 상계동 한 카페에서 이뤄진 비공식 만남과는 무게감 자체가 다르다.

두 사람의 회동 전 당명 교체라는 큰 걸림돌이 던져졌다. 안 대표 측에서 합당 전에 국민의힘 이름부터 바꿔야 한다고 제안했다는 소식에 이 대표는 “전달받은 적 없다”고 대꾸했다. 만만찮은 신경전이자 샅바싸움이다.

두 사람의 이날 회동은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합당 논의가 본격화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공교롭게 이 대표와 안 대표는 서울 노원구를 정치적 기반으로 한다. 두 사람이 합당에 성공한다면 삼국지의 ‘도원결의’에 빗댄 ‘노원결의’가 이뤄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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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힘 이준석 당 대표(오른쪽)가 인사차 국민의당 안철수 당 대표를 방문,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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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노원은 둘의 공통점이자, ‘악연’이라고 불리우는 두 사람의 관계를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단어다.

이 대표는 노원구 상계동에서 자란 ‘상계동 키즈’다. 노원 온곡초등학교를 졸업했다. 현재도 상계동에 거주 중이다.

그는 스스로를 ‘상계동 출신의, 상계동을 위한, 상계동의 정치인’이라고 말한다. 3번의 국회의원 선거에서 모두 노원 병 지역구에 출마했다. 첫 출마였던 20대 총선 출마 선언 기자회견에서도 이 대표는 ‘상계동 정서’를 강조했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저는 ‘도전’을 선택하겠습니다. ‘상계동’으로 가겠습니다. 정치의 문맥으로는 ‘노원병’이라 불리지만 저에게는 ‘고향 상계동’입니다. (…) 상계동이 야권 강세 지역이라며 우려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저는 86년 상계동이 개발 된 뒤 ‘상계동 정서’를 마음속에 담고 자란 첫 세대입니다. 여야의 대결이 아닌 고향으로 돌아온 후보와 보궐선거에서 연고도 없이 빈자리를 찾아왔던 후보의 대결입니다. 상계동은 앞으로 여야에 관계없이 ‘상계동 정서’를 이해하고 있는 후보들의 강세지역이 될 겁니다. 상계동의 청춘이 결혼을, 젊은 부부가 출산과 육아를, 학부모가 교육을 고민한다면, 그 고민은 바로 저도 함께 할, 제가 앞장서서 해결할 최우선의 과제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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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6년 4월 5일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서울 노원구의 인덕대학교에서 열린 노원병 후보 TV 토론회에 참석해 행사시작 전 새누리당 이준석 후보와 마주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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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월24일 이 대표가 노원병에 출마할 때의 기자회견 중 일부다.

2016년 당시 20대 총선에서 이 대표는 안 대표와 맞붙었다. 그리고 낙선의 아픔을 맛봤다.

반면 안 대표는 이 지역구에서 당선했다. 그리고 국민의당 공동대표로서 20대 총선을 지휘해 의석 38석을 얻는 정치적 성공을 거뒀다.

두 사람의 희비가 극명히 엇갈렸다. 어쩌면 둘의 ‘악연’이라면 악연이 이 때부터 싹을 튼 셈이다.

2018년 재보궐 선거에서도 두 사람은 감정적으로 부딪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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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8년 6월 7일 서울 노원병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 출마한 바른미래당 이준석 후보가 노원구 마들역 인근에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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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안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로 인해 노원병 지역구가 비었다. 이 재보궐선거에 이 대표가 나선다. 바른미래당에서 안 대표와 ‘한솥밥’을 먹던 이 대표는 단독으로 노원병 지역구에 공천 신청을 냈다. 하지만 당 공천관리위원회가 후보 확정을 석연찮은 이유로 보류하고 안철수계로 분류되는 김근식 경남대 교수가 후보 신청을 했다. 이 대표는 안 대표를 향해 “공천 과정에서 손을 떼라”고 반발했다. 두 사람간 감정의 앙금은 깊어질 수밖에 없었다.

이후에도 이 대표는 안 대표 측에 ‘악감정’을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2018년 6∙13 지방선거에서 바른미래당이 참패하자, 안 대표는 책임을 지고 정치 일선에서 물러났다. 정작 독일행을 선언했던 안 대표가 바른미래당 전당대회를 앞둔 시점에 서울에서 측근과 함께 목격되면서 ‘막후정치’ 논란이 일었다. 당시 바른미래당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이준석 후보는 안철수계를 겨냥해 “이미 여러 경로로 당을 망치는 것으로 소문난 ‘십상시’, 순화해서 ‘당권파’”라고 화살을 날렸다.

이 대표는 사석에서 안 대표를 비하하는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당직을 박탈당한 뼈아픈 경험도 있다. 2019년 3월 바른미래연구원 주관 청년정치학교 관련 행사에 참석해 서울시장 후보에 나선 안 대표를 겨냥, “X신”, “안철수 때문에 사람이 둘 죽었어”, “안철수가 대선후보 될 때까지 주변에서 얼마나 도와주고 했겠어, 인간 수준이 안되는 거거든” 등의 발언을 한 사실이 알려진 것. 당시 바른미래당 윤리위원회는 “근거 없는 욕설과 비속어를 동원한 명예훼손성 발언은 단순히 모욕과 명예훼손에 그치지 않고 당원간 불신과 불화를 조장, 당과 당원의 명예를 크게 실추시킨 심각한 해당 행위”라면서 직위해제라는 중징계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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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9년 5월 27일 '안철수를 지지하는 모임 연대' 회원들이 국회 정론관에서 이준석 최고위원 제명 요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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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년간 악연을 이어온 이 대표와 안 대표에게 국민들 시선이 쏠리고 있다. 두 사람이 합당을 통한 ‘노원결의’에 손을 맞잡을지는 향후 대선 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빈 버스로 떠날지 두 사람이 같은 버스에 탑승할지는 이제 양 측의 정치력에 달려 있다.

이지안 기자 eas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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