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건물 붕괴참사가 발생한 광주 학동 4구역 재개발사업 업체 선정에 관여하고 이권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는 문흥식 전 5·18구속부상자회장이 지난 13일 미국으로 출국했다. 사진은 2018년 10월 학동4구역재개발사업조합 신임 집행부 선거장에 난입한 문 전 회장의 모습.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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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괴 사고가 발생한 광주광역시 주택재개발 사업 철거 공사 수주 개입 의혹을 받고 해외로 도피한 문흥식 전 5·18 구속부상자회장 이름으로 작성된 사과문이 나왔다. 그러나 정작 출처가 명확하지 않아 사과문의 진위 여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16일 5·18 구속부상자회에 따르면 이날 오전 회원 단체대화방에 문 전 회장 명의의 사과문이 공유됐다.
사과문은 “먼저 최근 발생한 학동 건물 붕괴사고로 많은 유명을 달리하신 분들의 영전에 머리 숙여 애도를 표한다”며 “불시에 사랑하는 이들을 보내시고 커다란 충격에 휩싸여 계시는 유족들에게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전해드린다”고 시작됐다.
이어 이 사과문은 “사실 여부를 떠나 저와 관련한 보도로 인해 동지 여러분과 5월(5·18단체)에 형언할 수 없는 상처를 드리게 돼 참담한 심정으로 사죄한다”며 “이와 관련한 부분은 향후 사법당국의 수사가 진행되면 명백히 밝혀질 것이다. 저도 가까운 시일 내에 저와 관련된 모든 사항에 대한 조사에 성실히 임할 생각이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저는 5월과 관련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오월에서 떠날 것을 동지 여러분께 알려드린다”며 “죄인의 심정으로 5월의 명예가 손상되는 일이 없도록 남은 삶을 동지 여러분에게 속죄하며 살아가겠다”고 밝혔다.
해당 사과문은 문 전 회장의 측근 인사 A씨가 회원 단체대화방에 공유했다.
A씨는 “문 전 회장의 의사를 전달받아 문구를 완성한 것”이라면서도 문 전 회장과 연락이 닿은 사람이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이를 두고 해당 사과문의 출처가 명확하지 않은데다 사과문 내용 역시 문 전 회장의 의사가 담겼는지 여부가 확인되지 않으면서 진위 여부 논란이 일고 있다.
그간 구속부상자회 회원간 갈등을 빚어온 문 전 회장 측 인사들이 자신들도 비위 의혹으로 코너에 몰리자 명의를 도용해 사과문을 작성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온다.
한 회원은 “해외 도피 중인 당사자가 할 말은 아닌 것 같다”며 “출처가 명확하지 않은 사과문을 낸 의도가 무엇인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광주경찰청 수사본부의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문 전 회장이 학동4구역 재개발 사업과 업체 선정 과정에 압력을 행사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 중이다.
문 전 회장은 최근 이사회에서 ‘개인적인 사정’등을 이유로 사퇴 의사를 밝혔다.
경찰은 문 전 회장이 지난 13일 해외로 도피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신병 확보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경찰은 문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인터폴 등과 공조해 강제 송환을 추진 중이다.
경찰은 이번 붕괴 참사와 관련 ▶철거 업체 선정 과정 영향력 행사 여부 ▶하도급 불법 행위 ▶계약 내용의 적정성 등을 수사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혐의로 7명을 불구속 입건한 상태다.
한편 문 전 회장은 2007년 재개발, 재건축 용역이나 대행업을 하기 위해 설립한 미래로개발의 대표를 지냈고, 이후 2019년 12월 5·18 3단체 가운데 하나인 5·18구속부상자회 회장에 선출됐다. 80년 5·18민주화운동 때 시위에 참여했던 문 전 회장은 2015년 제7차 5·18민주화운동보상심의위원회에서 상이로 보상을 받았고, 이후 5·18민주유공자가 됐다.
문흥식 5·18구속부상자회 회장이 지난 5월 18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1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하던 중 5·18민주화운동 부상자회 공법단체 설립준비위원회 회원들의 항의를 받으며 묘지에 들어서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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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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