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자가 단체 대화방에 공유…"의사 전달받아 작성했다" 주장
철거건물 붕괴참사…허 찔린 경찰 수사 |
(광주=연합뉴스) 천정인 기자 = 철거건물 붕괴사고가 난 광주 학동4구역 재개발사업의 비리 의혹을 받고 해외로 도피한 문흥식 전 5·18 구속부상자회장 이름으로 작성된 사과문이 나왔다.
하지만 정작 출처가 명확하지 않아 본인 뜻인지에 대한 진위 논란이 일고 있다.
16일 5·18 구속부상자회에 따르면 이날 오전 회원 단체 대화방에 문 전 회장 이름이 적힌 사과문이 공유됐다.
학동 건물 붕괴 사고 피해자들에 대해 애도와 위로의 말로 시작하는 이 사과문은 "저로 인해 5월(5·18단체)에 형언할 수 없는 상처를 드리게 돼 참담한 심정으로 사죄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 부분은 향후 사법당국의 수사가 진행되면 명백히 밝혀질 것"이라며 "저도 가까운 시일 내에 저와 관련된 모든 사항에 대한 조사에 성실히 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저는 5월과 관련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오월에서 떠날 것을 동지 여러분께 알려드린다"며 "죄인의 심정으로 5월의 명예가 손상되는 일이 없도록 남은 삶을 동지 여러분에게 속죄하며 살아가겠다"고 밝혔다.
이 사과문은 문 전 회장의 측근 인사 A씨가 회원 단체 대화방에 공유했다.
문 전 회장이 직접 사과문을 작성한 것은 아니며, 문 전 회장의 의사를 전달받은 누군가가 작성해 공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측근 인사 A씨는 "문 전 회장의 의사를 전달받아 문구를 완성한 것"이라면서도 문 전 회장과 연락이 닿은 사람이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이를 두고 구속부상자회 회원들 사이에서는 그동안 회원간 갈등을 빚어온 문 전 회장 측 인사들이 자신들도 비위 의혹으로 코너에 몰리자 명의를 도용해 사과문을 작성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온다.
한 회원은 "해외 도피 중인 당사자가 할 말은 아닌 것 같다"며 "출처가 명확하지 않은 사과문을 낸 의도가 무엇인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광주경찰청 수사본부의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문 전 회장이 학동4구역 재개발 사업과 업체 선정 과정에 압력을 행사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 중이다.
문 전 회장이 지난 13일 해외로 도피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신병 확보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경찰은 이번 붕괴 참사와 관련 ▲ 철거 업체 선정 과정 영향력 행사 여부 ▲ 하도급 불법 행위 ▲ 계약 내용의 적정성 등을 수사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혐의로 7명을 불구속 입건했는데, 증거인멸이나 도주 우려 등으로 구체적인 입건자들의 면면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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