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경기회복에 친환경전환 더뎌
산유국 원유 증산은 제한적 한몫
전문가 “배럴당 100달러 가능”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수급불균형과 확장적 재정정책에 따른 물가상승도 세 자리수 유가 전망에 힘을 더하고 있다. |
16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브렌트유 선물은 배럴당 74.27달러, WTI유도 72.43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2018년 이후 최고가다. 골드만삭스와 세계 최대 석유딜러인 트라피구라 등은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까지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유가 상승은 수요가 느는데 공급이 줄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주춤했던 원유 수요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개발도상국에서의 경제발전에 2030년까지 원유 수요가 증가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무엇보다 친환경에너지 전환으로 줄었던 원유 수요의 회복도 이뤄지고 있다. 예상보다 전기차 등 친환경에너지로의 전환이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원유 수요는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 최근 유가 상승과 동시에 사상 최고가를 달성했던 구리 선물가격은 주춤하고 있다. 구리는 대표적 친환경 산업재다.
가격상승 전망의 더 강력한 근거는 공급이다.
실제 세계 최대 산유국 중 하나인 미국은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원유 생산을 줄이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당일 캐나다 앨버타에서부터 이어지는 키스톤 XL 파이프라인 프로젝트를 취소시켰다. 또 알래스카 원유 및 가스 채굴 임대도 중단됐다.
미국의 원유 생산은 2020년 3월 일 평균 1310만 배럴이었으나, 이달 기준 그보다 16% 줄어든 1100만 배럴까지 줄었다. 규제로 인한 실 공급량은 그보다 더 줄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정책 변화는 유가의 가격 되돌림을 불러오고 있다. 유가는 중국에서의 수요 급증으로 2008년 배럴당 100달러를 넘긴 후, 6년간 100달러 전후로 가격이 형성됐다가 2014년 미국에서 셰일유 생산으로 값이 떨어졌다. 이후 단 한차례도 배럴당 100달러를 넘긴 적이 없다.
시장에선 원유 수급 불균형이 미국이 가져갔던 유가 가격 결정권을 OPEC(석유수출국기구)·러시아 등으로 되돌릴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OPEC이나 러시아에서 생산여력은 있으나 시장에 풀고 있지 않은 생산여력 규모는 하루 500만 배럴로 추산된다.
때문에 원자재 슈퍼사이클은 사실상 유가로만 좁혀질 가능성도 예상된다. 골드만삭스는 친환경 에너지 인프라 구축에 대규모로 투자할수록 거꾸로 원유 수요가 늘어난다는 분석도 내놨다. 제프 커리 골드만삭스 원자재 애널리스트는 “친환경 에너지로의 전환 과정에서 불평등 해소를 위한 경기 부양책이 쓰이기 때문에, 그린에너지 자본지출이 2조달러 증가할 때마다 석유수요는 하루 20만배럴씩 늘어난다”고 말했다.
성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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