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건물 붕괴참사…허 찔린 경찰 수사 |
(광주=연합뉴스) 천정인 기자 = 17명의 사상자를 낸 광주 학동4구역 재개발 사업과 관련해 각종 이권에 개입한 의혹을 받던 문흥식 전 5·18 구속부상자회장이 해외로 도피했다.
그는 철거 건물 붕괴 사고로 인한 불법 하도급 문제와 함께 자신이 개입했다는 소문이 퍼지기 시작한 지난 13일 미국행 비행기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문 전 회장은 지난 12일 오전까지 광주에서 5·18 단체 관련 업무를 보고 있다가 다음날 급작스럽게 해외로 출국한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그가 미국을 거쳐 친인척이 거주하는 베트남으로 갔을 가능성도 제기한다.
미국에는 그의 딸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직폭력배 관리대상에 올라 있는 문 전 회장은 재개발·재건축 대행업을 하는 미래로개발을 설립해 각종 이권에 개입했다는 의심을 받았다.
이번 붕괴 사고가 발생한 학동4구역 재개발 사업에도 문 전 회장이 깊숙이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특히 문 전 회장은 조합 집행부와 유착해 공사 업체 선정 과정에 깊숙이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조합이 시공사와 철거업체 등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문 전 회장이 배후에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심이었다.
문 전 회장을 통하지 않으면 이 사업의 공사를 수주할 수 없다는 얘기까지 나올 정도였다.
실제 문 전 회장이 현재 조합 집행부가 선출되는 데 직·간접적인 역할을 한 정황이 드러난 상황이다.
2018년 10월 31일 학동4구역 재개발조합 조합장 선거 개표 당시 조합은 선관위 도장이 없는 투표 용지 문제로 갈등을 벌이다 투표함을 조합장 사무실에 두고 문을 잠갔다.
그러나 건장한 남성들이 동원돼 강제로 투표함을 개봉해 현재의 조합장이 선출됐다.
이때 남성들을 동원하고 지휘한 사람이 문 전 회장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 남성들은 경비 업무를 한 것이라고 진술해 일부가 무허가 경비업무를 한 혐의로 형사처벌을 받았다.
당시 문 전 회장은 조합이 해야 할 일을 대신해 주는 공식 업무대행사 '미래파워'의 고문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는 과거 미래파워에서 호남지사장을 지내다 별도로 회사(미래로개발)를 차려 협력 업체로서 해당 재개발사업의 인허가 등 행정 업무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 조합장과 미래파워가 관여한 학동3구역에도 문 전 회장이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학동4구역 재개발사업조합 관계자는 이러한 의혹과 관련해 "A씨가 조폭 출신이었는지, 이번 사업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모른다"고 부인한 바 있다.
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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