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편치않아 보였지만 공판 내내 관심"…HRW "공정한 재판 가능성 희박"
아웅산 수치(맨 왼쪽) 국가고문이 5월24일 법정에 출석한 모습. |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지난 2월 1일 쿠데타 직후 가택 연금된 뒤 군부로부터 각종 범죄 혐의로 기소된 아웅산 수치(75) 미얀마 국가고문에 대한 재판이 14일 시작됐다.
외신에 따르면 이날 수도 네피도의 특별 법정에서 시작된 재판은 불법 수입한 워키토키를 소지·사용한 혐의(수출입법 위반)와 지난해 11월 총선 과정에서 코로나19 예방 수칙을 어긴 혐의(자연재해관리법 위반)에 관한 것이었다.
공판에는 검찰측 증인인 경찰들이 나와 수치 고문이 위법 행위를 했다고 진술했다.
변호인단을 이끄는 킨 마웅 조는 재판 이후 발표한 성명에서 "수치 고문은 오늘 몸이 편치는 않아 보였지만, 공판 내내 굉장한 관심을 보이고 주의를 기울였다"고 전했다.
이날 공판은 5시간 이상 진행됐다고 로이터 통신은 보도했다.
AFP 통신은 특별 법정에 언론의 접근이 허용되지 않았으며, 법정 밖에는 경찰이 삼엄한 경계를 펼쳤다고 전했다.
수치 고문은 이날 재판이 시작된 혐의 외에도 전기통신법 위반과 60만 달러(약 6억7천만원) 및 금괴 11.2㎏ 등을 불법 수수한 혐의(반부패법 위반), 공무상 비밀엄수법 위반 혐의 등으로도 기소된 상태다.
이 혐의들이 모두 인정될 경우, 40년 이상의 징역형 선고도 가능할 수 있다.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고문(자료사진) |
수치측 변호인은 군부의 기소는 수치 고문을 정치적으로 제거하려는 거짓말이라며 모든 혐의를 부인해왔었다.
이날 재판 시작을 앞두고 국제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HRW)의 필 로버트슨 아시아 담당 부국장도 성명을 내고 "수치 고문에게 제기된 혐의들은 거짓인데다, 정치적 동기를 가진 것들"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기소들이 철회돼 수치 고문이 즉각적이고 무조건 석방돼야 하지만, 슬프게도 그가 공정한 재판을 받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15일에는 수치 고문에 대해 제기된 선동 혐의 및 전기통신법 위반 혐의 사건에 대한 재판이 진행될 예정이다.
수치 고문에 대한 공판은 내달 중순 마무리될 예정이며, 최종 선고는 8월 중으로 예상된다.
sout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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