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보도 훅…마르지 않는 '경비 노동자 눈물'
[앵커]
추적과 탐사보도로 뉴스가 할 일 합니다, '추적보도 훅'입니다. 오늘(14일)은 마르지 않는 '을들의 눈물', 그중에서도 '경비 노동자들의 눈물'입니다. 서울 마포구의 한 주상복합에서 20대 입주민이 50대 경비 노동자에게 상습적으로 욕을 하고 침을 뱉기도 했습니다. 결국 석 달 만에 일을 그만뒀고, 이렇게 떠나간 이곳의 경비 노동자가 지난 3년 동안 4명이 더 있습니다. 영상과 녹취를 그대로 보여드리진 못하지만 지금부터 보고 들으실 내용만으로도 그 심각성은 가늠할 수 있을 걸로 보입니다.
강희연 기자입니다.
[기자]
50대 경비 노동자 이모 씨는 지난해 몸과 마음이 무너졌습니다.
일하던 주상복합의 입주민 A씨로부터 '갑질'을 당한 다음입니다.
20대인 A씨는 자신의 민원을 빨리 해결해주지 않는다며 욕설을 쏟아냈습니다.
[휴대전화 녹취/2020년 12월 30일 : 내가 입주민이다, XXX야. 가서 고치라고. 내가 민원을 넣었으면 XXXX야. 빨리빨리 해야 될 거 아니야.]
다른 날의 갑질도 CC-TV에 담겼습니다.
말려도 보지만 A씨는 주먹까지 쥐어보이며 위협합니다.
참다 못한 이씨는 경찰에 신고를 했습니다.
그러자 A씨는 경비실로 찾아와 이씨에게 침까지 뱉었습니다.
이씨는 결국 3개월 만에 경비일을 그만뒀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A씨 갑질에 떠나간 경비노동자가 지난 3년 동안 4명이나 더 있었습니다.
다른 피해 노동자가 쓴 진술서입니다.
또 다른 경비노동자는 출근할 때마다 A씨만 생각하면 심장이 불안정하게 뛰어 퇴사했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A씨 갑질에 그만둔 경비노동자 중 60대 B씨를 직접 만났습니다.
어렵게 얘기를 꺼낸 B씨는 여전한 공포감에 집 밖에 나오기도 힘들다고 했습니다.
[B씨/피해 경비노동자 : (A씨가 오면 피하고) 안 쳐다보려고 발자국 소리까지 내가 귀에다가 저장해 놓고… (A씨가) '갈비뼈 몇 대 부러뜨린다'는 둥 생명의 위협도 느껴지더라고요.]
당시 심경을 메모장에 고스란히 적어뒀다는 B씨는 안타깝게도 자책을 하고 있었습니다.
[B씨/피해 경비노동자 : (일을 그만둬서) 집사람한테 굉장히 미안해요. '나는 항시 을이야 을, 을' 굳게 마음먹었는데 그게 마음대로 안 되더라고요.]
JTBC는 경찰에 신고한 이씨에게도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이씨는 "여전히 두렵다"며 거절했습니다.
A씨는 현재 업무방해 등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은 뒤 재판에 넘겨진 상태입니다.
취재진은 A씨에게 왜 그런 폭언을 했는지 입장을 여러 차례 물었지만 답을 듣지 못했습니다.
(VJ : 최준호 / 영상디자인 : 김윤나 / 인턴기자 : 김주형·정아임)
◆ 관련 리포트
'최희석' 그 후 1년…대책 쏟아냈지만 현실은 그대로
→ 기사 바로가기 : http://news.jtbc.joins.com/html/530/NB12012530.html
강희연 기자 , 이승창, 유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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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과 탐사보도로 뉴스가 할 일 합니다, '추적보도 훅'입니다. 오늘(14일)은 마르지 않는 '을들의 눈물', 그중에서도 '경비 노동자들의 눈물'입니다. 서울 마포구의 한 주상복합에서 20대 입주민이 50대 경비 노동자에게 상습적으로 욕을 하고 침을 뱉기도 했습니다. 결국 석 달 만에 일을 그만뒀고, 이렇게 떠나간 이곳의 경비 노동자가 지난 3년 동안 4명이 더 있습니다. 영상과 녹취를 그대로 보여드리진 못하지만 지금부터 보고 들으실 내용만으로도 그 심각성은 가늠할 수 있을 걸로 보입니다.
강희연 기자입니다.
[기자]
50대 경비 노동자 이모 씨는 지난해 몸과 마음이 무너졌습니다.
일하던 주상복합의 입주민 A씨로부터 '갑질'을 당한 다음입니다.
[휴대전화 녹취 (2020년 12월 30일) : 그 나이 먹도록 너 뭐 했냐? 아파트 너 있어? 너 돈 있어? 모자란 XX. 멍멍 짖어봐, XXX. 짖으면 내가 봐줄게.]
20대인 A씨는 자신의 민원을 빨리 해결해주지 않는다며 욕설을 쏟아냈습니다.
[휴대전화 녹취/2020년 12월 30일 : 내가 입주민이다, XXX야. 가서 고치라고. 내가 민원을 넣었으면 XXXX야. 빨리빨리 해야 될 거 아니야.]
다른 날의 갑질도 CC-TV에 담겼습니다.
흥분한 A씨 때문에 다른 직원들도 안절부절합니다.
말려도 보지만 A씨는 주먹까지 쥐어보이며 위협합니다.
참다 못한 이씨는 경찰에 신고를 했습니다.
그러자 A씨는 경비실로 찾아와 이씨에게 침까지 뱉었습니다.
[휴대전화 녹취 (지난 1월 21일) : 퉤. XXX가 X지려고. 퉤. 휴지로 닦는 거 봐.]
이씨는 결국 3개월 만에 경비일을 그만뒀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A씨 갑질에 떠나간 경비노동자가 지난 3년 동안 4명이나 더 있었습니다.
다른 피해 노동자가 쓴 진술서입니다.
A씨가 이유 없이 폭언을 한 건 물론이고, 자신의 이 건물 1층에 운영하는 카페 앞을 10분마다 순찰하라고 했다고 나와 있습니다.
또 다른 경비노동자는 출근할 때마다 A씨만 생각하면 심장이 불안정하게 뛰어 퇴사했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A씨 갑질에 그만둔 경비노동자 중 60대 B씨를 직접 만났습니다.
어렵게 얘기를 꺼낸 B씨는 여전한 공포감에 집 밖에 나오기도 힘들다고 했습니다.
[B씨/피해 경비노동자 : (A씨가 오면 피하고) 안 쳐다보려고 발자국 소리까지 내가 귀에다가 저장해 놓고… (A씨가) '갈비뼈 몇 대 부러뜨린다'는 둥 생명의 위협도 느껴지더라고요.]
당시 심경을 메모장에 고스란히 적어뒀다는 B씨는 안타깝게도 자책을 하고 있었습니다.
[B씨/피해 경비노동자 : (일을 그만둬서) 집사람한테 굉장히 미안해요. '나는 항시 을이야 을, 을' 굳게 마음먹었는데 그게 마음대로 안 되더라고요.]
JTBC는 경찰에 신고한 이씨에게도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이씨는 "여전히 두렵다"며 거절했습니다.
A씨는 현재 업무방해 등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은 뒤 재판에 넘겨진 상태입니다.
취재진은 A씨에게 왜 그런 폭언을 했는지 입장을 여러 차례 물었지만 답을 듣지 못했습니다.
(VJ : 최준호 / 영상디자인 : 김윤나 / 인턴기자 : 김주형·정아임)
◆ 관련 리포트
'최희석' 그 후 1년…대책 쏟아냈지만 현실은 그대로
→ 기사 바로가기 : http://news.jtbc.joins.com/html/530/NB12012530.html
강희연 기자 , 이승창, 유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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