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정기국회에서 차별금지법 통과돼야”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활동가들이 지난해 7월 30일 오전 국회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행위극을 하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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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금지법 제정을 요구하는 국회 국민동의청원이 10만명 동의를 얻어 국회 심사를 받게 됐다. 2007년 첫 발의 뒤 단 한 번도 국회 상임위 문턱을 넘지 못한 차별금지법 제정 논의에 속도가 붙게 됐다.
‘차별금지법 제정에 관한 청원’은 14일 오후 4시42분 국회 소관위원회 회부 기준인 10만명 동의를 채웠다. 지난 달 24일 청원이 시작된 지 22일 만이다. 이에 따라 해당 청원은 소관위원회인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회부된다. 국민동의청원은 ‘30일 이내에 10만명 동의’를 얻은 청원을 국회에 공식 접수해 심사하는 제도다.
국회 청원 누리집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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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청원은 지난해 11월 동아제약 신입사원 면접자리에서 받은 성차별적 질문을 공론화했던 ㄱ씨가 했다. ㄱ씨는 국회 국민동의청원 홈페이지에 올린 청원서에서 “국가인권위원회가 차별금지법 제정을 권고한 지 15년이 지났으나 아직 차별금지법이 없다. 헌법상 평등권 실현을 위해 국회가 바로 지금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제정해달라”고 요구했다.
국회로 넘어간 청원은 통상 소관위원회에 회부된 뒤 청원심사소위원회 심사를 거쳐 본회의에 부의된다. 다만 이번 청원은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지난해 차별금지법안을 발의해놓았기 때문에, 법사위 법안심사소위에서 함께 심사를 받게 된다. 법사위는 청원 회부 날부터 90일 이내에 심사를 마쳐야 한다. 특별한 사유로 심사를 하지 못할 경우 60일 범위에서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장기간 심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추가 연장도 가능하다.
무엇보다도 법사위 의지가 중요하다. 앞서 지난해 11월 ‘낙태죄 전면 폐지-여성 재생산권 보장 대체입법 청원’이 10만명의 동의를 얻어 소관위인 보건복지위원회에 회부됐지만, 국회는 7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대체입법안을 마련하지 못한 상태다.
공석인 법사위원장 대리를 맡은 박주민 의원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차별금지법안에 대해) 본격적으로 논의를 해야 할 시점이 된 것 같다. 국민의힘 역시 이준석 대표가 당대표가 된 만큼 과거와는 다른 잣대로 (차별금지법을) 바라볼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박 의원은 “우리 당 이상민 의원이 (청원과 같은 취지인) 평등법을 준비 중인데, 법안이 발의되면 동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이날 청원 10만명 돌파 직후 낸 입장문에서 “우리는 이제 우리의 힘으로 차별금지법을 국회의 토론장에 올려놓았다. 지난해 장혜영 의원의 대표발의로 회부된 차별금지법안, 국가인권위원회가 권고한 평등법 시안과 함께 법사위는 지금 당장 토론을 시작하라”고 밝혔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차별금지법 제정이 미뤄지는 상황의 가장 큰 책임이 여당이자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에 있음을 경고한다”며 오는 9월 정기국회에서 차별금지법안 본회의 통과를 요구했다.
임재우 기자 abbad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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