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신임 대표가 14일 오전 대전시 유성구 갑동 국립대전현충원 천안함 46용사 묘역에서 희생자 유족을 만나 인사하던 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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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4일 취임 첫 공식 일정으로 대전과 광주를 잇따라 찾았다. 국립대전 현충원에서는 천안함 희생 장병의 유족을 위로하며 눈물을 보였고, 이어 찾은 광주 철거건물 붕괴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는 진상규명을 위한 수사 촉구와 함께 재발 방지 대책을 약속했다.
이 대표는 이날 김기현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와 함께 국립 대전현충원을 방문했다. 현충원 방명록에는 “내일을 준비하는 대한민국은 숭고한 희생과 헌신을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이 대표는 현충탑을 시작으로 천안함 46용사 묘역과 천안함 수색 과정에서 숨진 고 한주호 준위 묘역, 제2연평해전·연평도 포격전 전사자, 마린온 순직 장병 묘역을 차례로 참배했다. 그는 천안함 희생 장병 묘역 참배를 마친 뒤 “더는 상처를 받지 않게 해달라”는 천안함 유족의 말에 “꼭 그렇게 하겠다”고 답하며 눈물을 흘렸다. 그러면서 “보수 정부가 집권하고 있을 때도 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지 못해 10년이 넘었는데도 마음을 아프게 해드린 것을 당을 대표해 사과드린다”며 “저희가 누구보다 앞장설 수 있도록 약속드리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앞서 전당대회 이틀 전인 지난 9일 국방부 앞에서 열린 천안함 생존 장병과 유가족의 시위 현장에서도 눈물을 흘린 바 있다.
이 대표는 국립대전현충원 참배를 첫 공식 일정으로 선택하면서, 취임 이후 첫 행보로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은 기존 정치권 주요 인사들과 차별화를 꾀했다. ‘안보·보훈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보수층을 집중 공략하는 행보로도 풀이된다. 이 대표는 참배 뒤 기자들과 만나 “대전현충원에는 국가를 위해 서해 수호에 헌신하신 분들이 많이 계시고 마린온 헬기사고로 순직하신 장병들도 있다. 보수정당이 안보에 대해 많이 언급했지만 정작 보훈 문제나 사건·사고 처리에 적극적이지 못한 점을 반성하면서 개선하겠다는 의지로 대전현충원을 방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울 현충원에 계신 순국선열 분들도 조만간 찾아뵙고 예를 갖출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4일 광주 동구청 주차장에 마련된 '철거건물 붕괴참사 피해자 합동분향소'를 찾아 헌화 ·분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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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참배가 끝난 후 재개발 현장 희생자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광주로 향했다. 이 대표는 조문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시민 안전 우려로 제보가 잇따랐지만 지자체에서 신속하게 반응하지 못한 건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자 진상 규명돼야 할 부분”이라며 “재개발 사업 이런 것엔 이권 문제가 있기 때문에 혹시나 (이처럼) 이해할 수 없는 철거 공사 과정에서 정치권이나 아니면 관계자들의 유착이 있는지 수사 당국에선 수사력을 총동원해 이 사건 책임자를 가려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또한 “재발 방지나 제도적 개선 사안이 있으면 국민의힘이 살펴보도록 하겠다”고 했다.
많은 인명이 희생된 참사 현장을 찾는 것은 정치인들의 통상적인 행보이지만, 보수 정당의 당 대표가 공식 일정 첫날에 광주를 방문하는 건 처음이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펼쳐온 ‘서진정책’을 계승하겠다는 의지도 분명히 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과 관련해 이 대표는 “재판에 대한 불성실한 협조는 시민의 한사람으로서 상당히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며 “광주 시민을 아프게 한 언행에 대해 김종인 체제 하에 많은 반성을 했고 그 기조는 새로운 지도부에서 이어질 것이라 확언한다. 국민의힘이 호남 미래세대와 지역 발전, 지역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문제를 논의할 시점이 가까운 미래에 있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대전·광주/오연서 기자, 장나래 기자 w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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