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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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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이준석 “윤석열, 안철수 선례가 타산지석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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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공부’에 대한 강박관념을 안 느끼면 좋겠다”

“윤석열 대세론이지만 그의 ‘공정 어젠다’가 끝까지 갈지는 확신이 없어”

국민의당과의 합당, 홍준표 무소속 의원의 복당에 적극적 의지

“‘페미냐, 안티 페미냐’ 이분법적 논쟁 원치 않아”

“다음 총선에서도 노원병 출마할 것”



경향신문

이준석 국민의힘 신임 당 대표가 13일 국회 국민의힘 당대표실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 하고 있다. 권호욱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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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신임 대표(36·사진)는 13일 야권의 유력 대권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향해 “‘안철수’의 선례가 타산지석이 되길 바란다”면서 “윤석열 대세론’이 있지만 그의 공정 어젠다가 끝까지 갈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4·7 재·보궐 선거에서 국민의힘의 입당을 거부하면서 후보로 선출되지 못했던 점을 거론하며 윤 전 총장을 향해 쓴소리를 한 것이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 국민의힘 대표실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하면서 윤 전 총장을 향해 “본인의 정치적 거취는 본인이 책임지고 판단해야 한다”며 “먼저 만나자고 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을 향해 먼저 손을 내밀지 않겠다는 의지를 재차 강조한 것이다. 그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공부’에 대한 강박관념을 안 느끼면 좋겠다”고도 덧붙였다.

이 대표는 당선된 다음날인 지난 12일 안 대표와의 ‘깜짝’ 회동도 공개했다. 그는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상계동의 한 커피숍에서 만나 “안 대표의 합당 의지가 적극적이라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서로 개인적인 앙금들은 통합 논의에서 개의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오는 16일쯤 안 대표와 공식적으로 회동하고 통합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계획이다. 국민의당과의 합당이나 홍준표 무소속 의원의 복당 등 야권 통합에도 적극적인 의지를 표시했다.

사상 최초로 30대 보수정당 대표에 오른 이 대표는 자신의 당선 의미를 두고 “정치 문법이 바뀌는 걸 느꼈다”며 “그간 보수가 이념 구도를 중심으로 지지층을 형성했다면, 이제는 어젠다 중심 정치로 넘어가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그러면서 “20·30세대는 전당대회와 재·보선을 통해 그들의 어젠다가 그들의 방식으로 다뤄지고, 실질적인 변화가 이뤄지는 것을 경험했다”며 “지금 젊은 세대는 노무현 대통령 당선 이후 정치 효능감을 최초로 맛본 세대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14일 첫 공개 행보로 천안함 희생장병 묘역이 있는 국립대전현충원을 참배하고 이어 철거 건물 붕괴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광주를 찾을 예정이다. 다음은 이 대표와의 일문일답.

- 당 혁신을 위한 최우선 과제는?

“내가 정당의 주인이라고 느낄 수 있는 사람이 많아져야 한다. 그들이 원하는 어젠다를 그들의 방식으로 다뤄야 한다. 20·30세대들이 자신들의 어젠다가 통하고, 변화가 이뤄지는 것을 경험한 게 이번 전당대회다. 이념 중심에서 어젠다 중심 정치로 넘어가고 있다.”

- 윤 전 총장 영입에 관한 입장은.

“정치지도자는 정치적 거취에 본인이 책임지고 판단해야 한다. 우리가 구애하거나 운동장 자체를 기울여서 특정 주자에게 유리하게 하는 모습은 많은 왜곡을 낳는다.”

- 먼저 만남 청할 계획은.

“아직 없다. 최소한 우리 대선 경선안이 먼저 명확해져야 한다. 그게 없으면 외부 주자들에게 신뢰를 얻기도 힘들다.”

- 윤 전 총장이 독자출마를 생각한다면.

“8월 말은 돼야 경선 참여가 가능하다. 그때까지 버스에 탑승하지 않겠다면 그건 본인의 선택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예를 들면 재·보선때 (입당 거부) 선택을 내렸고, 그 결과에 무한책임을 지고 있지 않나. 윤 전 총장에게도 안 대표 사례가 타산지석이 되길 기대한다.”

- 윤 전 총장 아니라도 대선 승리 가능한가.

“속단하기는 힘들다. 다만 ‘윤석열 대세론’이 여론조사로는 나오지만 윤 전 총장의 ‘공정 어젠다’가 그때까지 갈 지는 확신이 없다.”

- 윤 전 총장의 ‘스터디 행보’는 어떻게 봤나

“공부에 대한 강박관념을 안 느끼면 좋겠다. 지지율 1위면 천하 인재들이 모여들텐데 왜 본인이 모든 걸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 모르겠다. 강단있는 모습이나 원칙주의 같은 장점을 극대화하는게 중요하지 않나. 약점은 주위 사람들의 조력을 받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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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신임 당 대표가 13일 국회 국민의힘 당대표실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권호욱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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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철수 대표와 만났나.

“어제(12일) 상계동 커피숍에서 만나 1시간 가량 대화했다. 내가 먼저 문자로 만남을 청했고, 안 대표도 수락했다. 안 대표도 적극적인 통합 의지가 있다. 주중 회동으로 공식 협상이 시작되면 구체적인 논의에 들어갈 수 있을 거다.”

- 홍준표 의원 복당은.

“논리적으로 이의를 제기할 사항은 아니다. 이달 내로는 무조건 처리될 것으로 본다. 다만 정치적 시너지를 위해서 당내 반발이 최소화돼야 하지 않겠나. 홍 의원에게도 전향적인 행보를 보여야 한다고 했고, 본인도 잘 이해하고 계신다.”

-일부 의원들이 반대한다.

“그걸 설득하는게 대표로서 내 역할이다.”

-할당제 폐지는 바로 추진하나.

“당헌당규 개정사항이라 일단 대안이 만들어져야 한다. 그래서 토론배틀을 통한 대변인 선임 과정을 먼저 지켜볼거다. 바른미래당 시절 토론배틀을 이미 열었던 경험이 있고, 여성이 거기에서 불리하지 않았다. 이번에도 비슷할 것으로 본다.”

- 왜 할당제 폐지인가.

“여성이나 청년이 인재선발에서 전혀 불리함을 느끼지 않도록 하자는게 제도 도입의 취지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코로나19 때문에 조직 동원 같은 요소가 걷혀지고 나니 여성에게도 공정한 장이 펼쳐지고, 결과로 나온 것처럼 충분히 그런 제도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기울어진 운동장을 정상화해서 기회의 평등을 만들자는 게 내 입장이다. 반대로 할당제가 필요하다는 주장은 운동장은 그대로 두고, 결과만 보정하자는 얘기에 가깝다.”

- 안티 페미니즘 비판은.

“페미니즘의 최근 행보에 우려를 표시했더니, 안티 페미니즘이라고 스테레오타입화한다. 보수층도 태극기부대를 비판할 수 있는 것처럼, 여성주의 운동 지지자도 그 그릇된 이면을 얘기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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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정부도 잘한 정책이 있다고 했다.

“통제식 방역으로 상당한 성과를 냈다. 다만 많은 국민의 희생을 강요한 건 야당 입장에서 지적할 수밖에 없다. 자영업자 등 희생한 분들을 책임지는게 국가의 도리인데 그걸 하지 못한 건 문제다.”

- 여권 대선후보들을 평가한다면.

“이재명 경기지사는 그간 강조했던 복지나 기본소득의 전장이 좁아지는 걸 느낄 거다. 트렌디한 분이라 공정이라든가 이런 장으로 넘어오려 할 텐데 쉽지 않을 걸로 본다. 이낙연 의원은 당 대표직을 맡은 것부터 악수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정세균 전 총리는 ‘장유유서’ 발언으로 앞으로도 타격이 계속되지 않을까. ‘장유유서 때문에 이준석이 힘들 것이다’는 취지로 말씀하셨다고 생각하지만, 젊은 사람들은 ‘장유유서 때문에 이준석이 되면 안된다’는 뜻으로 알더라.”

-최고위원들이 다들 강성이라는 평가다.

“제가 말했던 ‘비빔밥론’처럼 개성 강한 최고위원들과 공존할 수 있다고 본다. 용인할 수 있는 단계의 다름이라면 크게 문제 될 것이 없다. 다만 선의가 전제돼야 한다. 너무 정략적으로 움직이지는 않았으면 좋겠다는 기대가 있다. 최고위원들 모두와 친분이 있고, 호흡을 맞춰왔다. 조화를 이룰 수 있다고 기대한다.”

- 사무총장으로 4선 이상 의원을 기준으로 제시했다.

“대선을 염두에 둬야 하니, 대선 경험있는 분이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 지명직 최고위원은.

“여성 최고위원이 3분이나 나올 줄은 나도 예상 못했지만, 당외 여성인사를 염두에 두고 있다. 다만 인선을 서두르지는 않을 거다. 국민의당하고 합당하는 과정에서 그쪽의 입장도 봐야한다. 안철수 대표가 좋은 인사를 추천한다면 그 부분도 고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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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신임 당 대표가 13일 국회 국민의힘 당대표실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권호욱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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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직후보자 자격시험도 논란인데.

“일단 지방선거에서 적용하고, 총선은 그 결과를 보고 추진하려 한다. 기본적으로 논리력이나 독해능력이 미달인 사람이 선출직 후보가 되는 건 비극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배제가 아니라 교육이 우선이기 때문에, 내년 6월 선거 전까지 3~4번의 기회는 줘야 한다고 본다. 자격시험을 통과하지 못한다면 자연스럽게 경선에서 탈락하고, 상당한 물갈이가 이뤄질 걸로 본다.”

- 사회적 약자를 배제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운전면허 시험으로 보면 좋겠다. 운전면허 시험 볼때 공정한 경쟁이 어려울 정도로 신체 장애가 있다거나 하면 보조장치의 도움도 받고, 시험을 다르게 보지 않나. 우리 당원 중에 그런 이유로 배제되는 사람이 생기는 건 당연히 안된다. 다만 그건 예외로 논의해야 하는 거고, 주된 방식은 경쟁을 중심으로 간다는 거다. 엘리트주의라는 비판도 마찬가지다. 운전면허 시험을 엘리트주의라고는 하지 않는다. 정치를 하고 싶다면, 당연히 갖춰야 할 기초 소양이 있다고 생각한다.”

- 국민 95%는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이 있다고 했는데, 그 안에서도 차이가 크지 않나.

“교육 봉사를 하면서 그런 격차를 없애려고 많이 노력했다. 대전 연설에서 강조했던 것처럼 공교육 강화를 위해 적극적인 정책을 펴야 한다. 기회의 평등을 위한 차별시정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할 거다. 다만 경쟁이 이뤄지고 나면, 그 책임은 어느정도 개인에게 귀속돼야 한다. 결과의 평등까지는 보장할 수 없다는게 제 입장이다.”

- 이낙연 의원이 능력주의를 비판하며 포용주의를 말했다.

“젠더 이슈나 공정 이슈에서 사람들이 깊은 탐구 없이 청개구리식으로 반응하는 경우가 많다. 페미니즘을 말하면 안티 페미라고 공격하는 것처럼. 공정 담론에서도 능력주의에 대한 비판이 많지만, 그보다 나은 대안이 없으니 판판이 깨지는 거다. 이준석 버전의 공정담론이 맞는지 틀린지 모르지만, 기성정치인들의 대처는 굉장히 비효율적이다. 내가 A를 얘기하면 대안이 되는 B를 가지고 반박을 해야하는데, B가 없으니 A`만 이야기한다. 이 의원의 비판도 그런 청개구리식이라면 자연스럽게 배척될 거다.”

- 이재명 지사의 기본소득 주장은 어떻게 보나.

“복지재구조화라는 차원에서 우리당도 기본소득을 대선 어젠다로 내놓을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역시 구체적이어야 한다. 어떤 혜택이 늘고, 어떤 혜택이 줄어드는지 명쾌하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오세훈 시장의 안심소득이나 다른 당내 인사들의 노력들을 포괄하면 충분히 좋은 대안을 만들 수 있다고 본다.”

-다음 총선에서도 노원에서 출마하나.

“선출직에 나선다면 총선에서 노원병을 돌파하는 게 최우선 과제다. 다른 선택지는 없다.”

-차차기 대선 출마 이야기도 나온다.

“글쎄다. 당 대표로 에너지를 쓰면서 그런 동력이 생길까. 다만 정치인은 항상 더 높은 목표를 꿈꿔야 자기계발을 하게 된다는 생각은 한다. 덧붙여서, 외교통일안보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절대 대통령 자리를 맡아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그걸 학문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당 대표로서 연마할 수 있는 건 많이 할 생각이다.”

심진용·박용하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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