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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미얀마 민주화 시위

"밤에 잘 때도 정신 바짝 차려라" 벌벌 떠는 미얀마 군부 가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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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부 요인 부인들 그룹통화 유출

저항세력 공격 이어지자 "집에 들어오는 물건을 철저히 살피고 정신 바짝 차려라" 경고

민주진영 정부 장관, 반(反)군부 인플루언서 SNS 계정 신고 지시도

아시아투데이

민선정부를 전복한 군부 쿠데타 이후 내무부 장관을 맡고 있는 소 툿(왼쪽)과 그의 부인 도 닐라 세인(오른쪽)./사진=이라와디 캡쳐



아시아투데이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 미얀마 도심 지역에서 폭탄테러와 기습 공격이 빈번해지며 군부 주요인사의 가족들이 공포를 느끼고 있다.

13일 현지 매체 이라와디는 소 툿 미얀마 내무부 장관의 부인인 도 닐라 세인이 다른 고위 관료 부인들과 가진 그룹 통화에서 “그들(저항세력)은 정말 무섭다. 밤에 잘 때도 바짝 정신을 차려야 한다”며 경각심을 일깨웠다고 보도했다. 이 발언은 도 닐라 세인이 다른 고위 관료 부인들과 나눈 바이버(Viber) 통화 내용이 유출되며 외부에 알려졌다.

유출된 대화에서 도 닐라 세인은 내무부와 군 고위 관리들을 공격하기 위해 수도인 네피도로 저항군 30명이 파견됐다는 소식을 접했다며 각별히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그는 “집 안으로 들어오는 물건을 꼼꼼히 확인하라. 밤에 잘 때도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고 언급했다. 또 경찰 제복을 입은 수행원과 함께 동행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고위 관료 가족 차 안에 군경 제복을 입은 사람이 있는 것을 저항 세력이 목격할 경우 차에 폭탄을 설치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식당에서는 고위 관료의 자녀들이 저항세력에 쉽게 노출될 수 있는 만큼 밤에는 외식을 해서도 안된다는 경고와 함께 불교 경전의 구절을 암송하라는 주문도 이어졌다. “지금 당장 불교 경전을 암송해라. 그들(저항세력)이 다른 사람들을 잡지 못한다면 당신을 잡으러 올 것”이라는 도 닐라 세인의 당부에는 이들이 시민 저항을 두려워하고 있음을 짐작케 한다.

도 닐라 세인은 통화에 참여한 고위 관료의 부인들에게 민주진영의 국민통합정부(NUG) 장관들과 유명 인플루언서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 등을 신고하고 보고할 것을 지시하기도 했다. 그는 특히 NUG에서 노동·교육·보건 분야의 장관을 맡고 있는 조 웨 소 의학박사와 반(反)독재 활동가 판셀로를 지목했다. 그는 “모두들 그의 말을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것 같다”며 다른 사람들에게 그의 페이스북 계정이 신고 누적으로 정지될 때까지 신고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통화가 이루어진 당일부터 해당 인사들의 계정을 신고하라고 하며 “방법을 모르면 자녀들에게 물어보라”고 명령했다. 군부에 맞서고 있는 조 웨 소 박사와 판셀로는 각각 40만명과 280만명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

군부 비판에 앞장서 온 판셀로는 이에 대해 “조 웨 소 박사나 자신의 계정을 차단하려는 시도는 군부에 대항하는 혁명을 멈추게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당신들이 낮잠을 잘 때만 멈출 것”이라고 비판했다.

지난 2월 1일 군부 쿠데타가 일어난 미얀마에서는 12일까지 862명이 군부의 폭력으로 사망했다. 군부 탄압이 계속되자 최근에는 경찰서 등 정부 시설이 폭탄이나 방화 등의 공격을 받고 있으며 군정이 임명한 지방 관료들이 살해되는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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