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물 희석 오염수 보관 장소 없다" 이유
"삼중수소 농도 확인 뒤 방류" 전문가 권고 무시
일본이 후쿠시마 원전 사고 오염수 내 방사성 물질 측정 결과를 확인하기도 전에 바다로 흘려보내겠다고 결정했다. 측정 결과가 나오는 시간 동안 오염수를 보관할 장소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운영사인 도쿄전력은 원전 부지 내 저장탱크에 보관 중인 오염수를 바닷물로 희석한 뒤 삼중수소(트리튬) 농도 측정 결과를 확인하지 않고 해양 방류할 방침이라고 마이니치신문에 12일 보도했다.
현재 저장탱크에 있는 오염수에는 64종의 방사성 물질이 포함돼 있고, 보관된 오염수의 70%는 삼중수소 외 방사성 물질의 농도가 일본 정부의 기준을 초과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다핵종제거설비(ALPS)를 활용해 방사성 물질의 농도를 기준치 미만으로 낮출 계획이나 이 설비를 사용해도 삼중수소는 기술적으로 제거가 불가능하다.
따라서 일본 정부 기준의 40분의 1에 해당하는 1ℓ에 1,500베크렐(㏃) 미만으로 삼중수소 농도를 낮추기 위해 오염수를 바닷물로 100배 이상 희석해 해양 방류한다는 방침이다. 도쿄전력은 바닷물로 희석하기 전에 삼중수소 농도를 측정하고, 그 결과에 따라 희석에 필요한 바닷물의 양을 산정하기로 했다.
문제는 바닷물로 희석한 뒤 삼중수소 농도가 1,500베크렐 이상이더라도 측정 결과가 한나절에서 하루 뒤에 나오기 때문에 그동안에는 오염수가 계속 바다로 방류된다는 점이다.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의 후쿠시마 제1원전 폐로 작업 검토회 위원인 하치스카 레이코는 "가능하면 (삼중수소) 농도를 확인하고 (바다에) 흘려보냈으면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마이니치는 전했다.
/조양준 기자 mryesandn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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