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대표에 이준석]
이준석대표, 야권주자 묶어 대선승리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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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개월 앞으로 다가온 차기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이준석 신임 당 대표는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및 야권 대선 주자들과의 통합을 숙제로 떠안게 됐다. 당 안팎의 대선 주자들은 이준석호 출범에 따른 득실 계산과 함께 6·11 전당대회를 통해 표출된 변화를 요구한 민심을 파악하며 대선 시대정신을 되짚는 분위기다. 이날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페이스북에 “변화의 시작은 이준석이 이끌었지만 완성은 원희룡이 해내겠다는 각오로 뛰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 윤석열·안철수 등 외부 주자 ‘경계’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 이동훈 대변인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 대표와 관련한 별도 메시지는 내지 않을 계획”이라고 했다. 다만 윤 전 총장과 가까운 인사들은 이 대표의 당선이 불러올 결과를 예의 주시하는 분위기다. “이 대표가 불러올 쇄신의 흐름은 윤 전 총장에게도 도움이 된다”던 윤 전 총장 측의 호의적인 기류는 선거 종반 급랭하기도 했다. “장모가 누구한테 10원 한 장 피해 준 적 없다”고 했다는 윤 전 총장 발언을 두고 이 대표가 “나중에 그 결과까지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발언했기 때문. 현재 윤 전 총장 측에선 “유승민계의 이 대표가 윤 전 총장의 대선 행보에 걸림돌이 되는 게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채널A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을 돕고 있는 시사평론가 장예찬 씨(33)를 거론하면서 “굉장히 오랜 기간 호형호제하던 사이다. 이 때문에 윤 전 총장과의 소통 채널은 본의 아니게 노정돼 있다”면서 “8월까지 (입당을) 결심하지 못하면 국민들이 답답해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시절부터 이 대표와 대립했던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의 관계가 두 당의 합당의 장애 요인이 될 수도 있다. 국민의당 권은희 원내대표는 전당대회 과정에서 “이 대표가 선출되면 야권 통합이 우려된다”고 수차례 말했다. 국민의당 핵심 관계자는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이 늦어질 경우 윤석열-안철수가 함께 야권 통합을 논의하는 모습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국민의당과 통합 협상을 했던) 주호영 전 원내대표가 통합 과정에서 달인에 가까운 분이기 때문에 역할을 요청드렸다”고 했다. 이 대표가 복당 찬성 입장을 밝혀 온 무소속 홍준표 의원은 ‘친정 복귀’가 유력하다.
○ 유승민·원희룡 당 대선후보 ‘반색’
이 대표는 이날 당선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 당은 자강(自强)에 대한 의지를 계속 보일 것이며 우리 당과 함께하고 싶어 하는 대선 주자에게도 활짝 문호를 열 것”이라며 대선 관리 방향을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일정을 제가 아무리 당긴다고 해도 실무적으로는 8월 중순, 말 이후에 시작해야 한다”면서 “(당 밖 주자들이) 입당이나 합당하기 전까지 우리 당 룰 세팅 과정에서 당내 인사들의 의견이 주가 될 것”이라고 했다. 전대 과정에서 밝힌 ‘경선 버스 정시출발론’을 재차 강조한 것.
이 대표가 취임 일성부터 ‘자강’을 앞세우면서 낮은 지지율로 고전을 겪고 있는 유 전 의원과 원 지사 등 당내 대선 후보들은 도약의 기회를 잡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대표는 유승민 의원실 인턴을 했고, 탄핵 정국에서의 탈당과 바른정당 창당,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의 합당과 결별까지 정치적으로 동고동락해 온 대표적인 ‘유승민계’다. 특히 선거 과정에선 “유승민 대통령을 만드는 게 꿈”이라고 한 과거 인터뷰 발언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를 의식한 듯 유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이 대표의 이름을 언급하지 않은 채 “우리 모두 다시 하나 되어 대선 승리를 향해 나아가자”고 했다.
○ 김종인 “외부에서 돕겠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이 대표와의 통화에서 “꼭 성공하시라”며 “이 대표가 성공을 못 하면 젊은 세대의 미래에 대한 희망이 좌절할 수밖에 없다. 외부에서 도울 방법이 있으면 돕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에 “저도 충분히 그런 점을 인식하고 있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 대표는 김 전 위원장을 대선 국면에서 “선거대책위원장 등 어떤 형태로든 당으로 모셔오겠다”고 여러 차례 밝힌 적이 있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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