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오픈이 열리는 핀크스 골프클럽 18번 페어웨이가 물에 잠겼다. |
(서귀포=연합뉴스) 권훈 기자 = 지난 2019년 타이거 우즈(미국)가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통산 82승을 달성한 조조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는 월요일에 치러졌다.
악천후로 경기 진행이 원활하지 못해 예정된 일요일에 최종 라운드를 마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프로 골프 대회는 일요일 최종 라운드 종료가 원칙이지만, 날씨가 나쁠 때는 월요일까지 이어지기도 한다.
PGA투어에서는 월요일을 예비일로 지정해놓고 경기 진행이 차질을 생기면 예비일을 동원해 닷새 동안 경기를 치르는 일이 낯설지 않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예비일인 월요일까지 대회가 이어지는 일은 흔하지 않다.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에서는 2014년 코오롱 한국오픈 때 한 번뿐이었다. 당시 안개 때문에 1∼3라운드를 제때 마치지 못한 대회 조직위원회는 4라운드를 월요일에 열었다.
국내에서는 대부분 예비일 동원 대신 72홀 경기를 54홀로 축소하는 쪽을 선택한다.
예비일까지 경기를 치르는 게 말처럼 쉽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달 30일 끝난 KB금융 리브챔피언십은 폭우로 이틀째 경기가 열리지 못하자 54홀로 축소했다.
작년 비즈플레이 전자신문 오픈, 2018년 DGB금융그룹 대구경북오픈도 악천후로 54홀 경기로 우승자를 가렸다.
그런데 10일부터 제주도 서귀포시 핀크스 골프클럽(파71)에서 열리는 SK텔레콤 오픈이 월요일까지 대회를 치를 가능성이 대두됐다.
이 대회는 10일 첫날 경기가 안개를 동반한 폭우 때문에 149명 가운데 72명만 경기를 마치는 파행을 겪은 데다 11일 둘째 날에도 오전 내내 비와 안개로 선수들은 코스에 나서지 못하면서 차질을 빚었다.
둘째 날 경기는 8번이나 연기된 끝에 오후 2시30분에야 1라운드 잔여 경기를 시작했다.
대회조직위원회는 11일에 1라운드 잔여 경기를 끝내고, 12일에 2라운드와 3라운드 경기를 한꺼번에 치른다면 일요일인 13일에는 대회를 마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날씨에 따라서는 예비일 동원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코리안투어 대회 운영도 가능하면 PGA투어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최경주(51) '공동집행위원장'의 의지가 워낙 강력해 코리안투어에서 7년 만에 월요일 최종 라운드가 열릴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커졌다.
최경주(51)는 첫날에 이미 "무슨 일이 있어도 대회는 72홀로 치르겠다"면서 "예비일인 월요일까지 동원하겠다"고 공언했다.
대회를 주최하는 SK텔레콤 측도 대회 코스 추가 임대료와 선수 숙박비, 운영 요원 임금 등 추가로 들어갈 비용 3억 원을 예산에 편성해놨다.
다만 월요일 경기를 선수들은 마냥 반갑지는 않다.
특히 월요일인 13일과 이어지는 14일 한국오픈 최종 예선을 치러야 하는 50여명의 선수들은 커다란 선택의 갈림길에 서야 할 판이다.
월요일인 13일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예약을 받아놓은 선수들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h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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