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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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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부터 감각의 부활까지…'이준석 현상'은 결국 OOO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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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the300][30대 보수당 대표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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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 국민의힘 당대표에 출마한 이준석 후보가 9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앞에서 열린 천안함 생존장병 및 유가족 시위 현장에서 유가족과 대화 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21.6.9/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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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후보의 당선으로 원내 주요 정당에서 30대(1985년생) 당 대표 탄생이라는 한국 정치사 초유의 사건이 벌어졌다. 그동안 당선이 유력시되면서 유례없는 상황을 표현하기 위한 '이준석 돌풍' '이준석 현상' 등의 수식도 붙었다.

기존 정치세력에 대한 심판과 불만이 이준석이란 청년을 통해 분출됐다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한 개인을 향한 지지라기보다 기득권 정치 전반을 겨냥한 근본적 변화 요구라는 해석이다.

다만 아직은 빈약한 청년 정치인들의 존재와 이준석 돌풍을 뒷받침할 만한 새로운 콘텐츠가 나오지 않았다는 점에서 향후 변화 가능성은 좀 더 신중히 살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정권교체 열망 + 세대교체 바람 = 586 여당 '이중기득권' 심판"

이준석 대표 체제 출범이 우리나라 정치사에서 혁명적 사건이라는 점에는 전문가들 사이에 거의 이견이 없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혁명적 사건"이라고 규정하며 이를 '이중기득권에 대한 심판'이라고 설명한다. 박 대표는 "우선 정권교체의 열망이 굉장히 강하다는 게 확인됐다. 고령층 영남 당원들도 이준석을 선택한 것으로 무조건 정권을 되찾아야 한다는 열망이 투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집권당이라는 기득권에 대한 심판이므로 여당에서는 애초 불 수 없는 바람이라는 얘기다.

이어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대변해 586세대를 밀어내려는 움직임도 작용했다"며 "위(고령층)에서는 정권 교체 열망, 밑(MZ세대)에서는 세대 교체의 바람이 불었다. 결국 이중기득권인 586 중심의 여당에서는 이런 바람이 불 수 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등 일련의 몰락과정을 거치면서 실종됐던 보수의 전략적 감각이 되살아났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 대표와 동갑내기인 1985년생 손수조 전 새누리당 미래세대위원장의 사례가 소환된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2012년 총선 때 문재인 대통령이 부산 사상에 출마했는데 이때 당시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은 27살 손수조 후보를 대항마로 내세웠다"며 "이런 탁월한 정치 감각이 있었다가 보수 몰락과정에서 다 죽었는데 보궐선거에서 압승하면서 잃어버렸던 감각을 되찾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어떻게 하면 민주당보다 우위로 보이겠느냐를 판단한 것"이라며 "대선을 앞둔 당 대표는 그 자체로 이미지인데 문 대통령과 이 대표가 만나는 장면을 상상해보라"고 했다. 꼰대정당에서 단숨에 젊은 정당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국민의힘 내에서 일종의 집단지성이 발휘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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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뉴스1) 정진욱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7일 오전 인천시 남동구 국민의힘 인천시당에서 열린 당원 간담회에 참석해 당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1.6.7/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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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가리지 않는 근본적 변화 요구"…본격적 세대교체? '신중론'도

'이준석 현상'의 에너지가 현 정권을 탄생시켰던 촛불의 원동력과 다르지 않다는 해석도 있다. 이원재 카이스트 교수는 "이준석 현상은 촛불의 연장"이라며 "촛불의 실체를 두고 대부분 '촛불=문재인·진보 지지=박근혜·보수 비판'으로 해석하지만 전 국민의 90% 이상이 특정 정치인과 정치 집단을 지지한다는 가정 자체가 비현실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제 저성장과 불황을 꽤 오랜 기간 동안 감내하는 시민·세대의 집단적 불만이 표출된 것"이라며 "보다 근본적인 변화 요구는 여야를 가리지 않는다"고 밝혔다.

신진욱 중앙대 교수는 "현 여권에 실망한 유권자의 다수가 그동안 자유한국당, 미래통합당, 국민의힘을 지지하지 않았는데 지난 재보선에서 국민의힘 후보를 들어서 민주당을 흔들었고, 이번에는 이준석을 들어서 수년 전 탄핵 후에도 이렇다 할 혁신의 기미를 보이지 않은 보수정치 기득권층을 흔들고 있다"며 "이준석 현상은 기본적으로 재보선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진단했다.

기념비적 사건에도 불구하고 실질적 변화를 예단하기는 어렵다는 관측도 따른다. 신진욱 교수는 "이준석 현상은 차세대 정치인 그룹이 아직 좁아서 세대교체의 신호탄으로 보기 어렵다"며 "이준석 대표가 양극화, 경제불안, 부동산, 외교, 북한 등 핵심 의제보다는 젠더, 세대 등의 갈등을 증폭시키는 우회전략으로 정치자산을 축적해왔다는 점에서 정치개혁의 신호탄으로 보는 것도 성급하다"고 말했다.

박종진 기자 free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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