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5월 소비자물가지수 전년비 5% 폭등
경기 최고점에도 연준 통화기조 유지 믿음
미 국채 금리 1.4%대, 달러지수 90선 하향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 회의결과도 비둘기 스탠스를 유지했다. 증시 전반을 보여주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빅테크주가 반등했다. 인플레이션 피크가 지나면 물가 역시 추세적 상승 보다는 다시 되돌림 국면을 보일 수 있다는 인식에 미 국채 금리 10년물도 연 1.4%대에서 하향 안정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에 원·달러 환율도 하락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AFP |
11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간밤 뉴욕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거래된 원·달러 1개월물은 1112.4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10원)를 고려하면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115.8원)보다 3.3원 가량 하락 출발할 것으로 보인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물가 지표 발표 이후에도 1.4%대에서 하향 안정세를 이어가고 있다. 10일(현지시간) 오후 7시께 10년물 국채 금리는 전일 대비 0.022%포인트 하락한 1.437%를 기록하고 있다. 달러인덱스는 뉴욕증시 종가 수준보다 0.004%포인트 하락한 90.069를 기록하고 있다.
미국 경기는 최정점에서 뜨겁게 달궈지고 있다. 5월 물가 상승률은 거의 13년 만에 최고치로 급등했고, 고용지표도 개선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5.0%를 기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4.7%)를 웃돌면서 2008년 8월(5.3%) 이후 거의 1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4월 CPI보다도 시장예상치 0.5%를 상회한 0.6%를 나타냈다. 고용지표인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도 37만6000건으로 전주(38만5000건) 대비 9000건 감소해 지난해 3월 팬데믹 이후 최저치를 보였다.
시장은 다만 5월 물가지표 급등이 장기적인 인플레이션을 유발하지 않을 것이란 연준의 메시지를 신뢰하고 있는 듯 보인다. 5월 물가지표 급등에 기여한 것이 유가와 중고차 가격 등인 만큼 하반기로 갈수록 가격 안정을 찾을 수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든다. 실제로 5월 물가지표 중 휘발유 가격은 1년새 무려 56.2% 치솟았고, 중고차와 트럭 가격은 29.7% 폭등했다. 관심은 15~16일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때 논의될 인플레이션에 대한 메시지와 테이퍼링(채권 매입 축소) 진행 시점 여부에 몰릴 것으로 보인다.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 회의결과도 2021년 성장률 및 물가 전망치를 각각 4.6%, 1.9%로 상향했음에도 기준금리는 동결했다. 시장의 전망대로다. 채권 매입 프로그램도 그대로 유지했다. 기준금리인 레피(Refi) 금리를 현행 0.0%, 예금금리를 마이너스(-) 0.5%로 동결했다. 한계 대출금리도 0.25%로, 팬데믹긴급매입프로그램(PEPP)의 전체 규모도 1조8500억 유로로 유지했다.
뉴욕증시는 시장예상치를 웃돈 물가지표에도 일제히 올랐다.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06% 상승한 3만4466.24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47% 오른 4239.18에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0.78%나 오른 1만4020.33을 나타냈다.
국내증시도 뉴욕증시의 반등에 따라 상승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전일 코스피 지수는 외국인 자금이 나흘만에 7172억원 가량 유입되면서 3224선으로 상승 마감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은 달러화 약세, 반기말 네고(달러매도), 위험선호 회복에 따른 국내증시 외국인 순매수 등 호재를 반영해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1110원 지지선 인식, 결제를 비롯한 저가매수 유입은 낙폭을 제한해 1110원 초반 박스권 등락을 전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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