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아시아 페르난데스, 버진그룹 리처드 브랜슨과 내기
브랜슨, 여장한 후 일일승무원으로 승객에 '이색 서비스'
브랜슨, 여장한 후 일일승무원으로 승객에 '이색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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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 페르난데스 에어아시아 회장과 이색 내기를 펼친 리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이 여장을 하고 일일승무원으로 서비스를 하는 자선 행사를 열었다. 리처드 브랜슨 회장 블로그 캡처 |
박지성이 소속된 영국 프리미어리그 퀸즈파크레인저스(QPR)의 구단주이인 토니 페르난데스(49) 에어아시아 회장이 리처드 브랜슨(63) 버진그룹 회장과 이색 내기를 벌여 화제다.
12일(현지시간) 호주 퍼스를 출발해 말레이시아의 쿠알라룸푸르로 향하는 에어아시아의 비행기에서는 수염을 덥수룩하게 기른 중년 남성이 여장을 하고 일일승무원으로 분해 '이색 서비스'를 제공했다. QPR의 구단주이자 에어아시아를 맡고 있는 페르난데스 회장은 그 광경을 보고 배꼽을 잡았다.
여장을 한 주인공은 바로 브랜슨 회장이다. 그는 육중한 체구를 자랑하지만 이날만큼은 에어아시아 승무원들의 빨간색 유니폼을 소화하려고 다리털까지 밀었다.
브랜슨 회장은 이날 빨간 치마에 검은색 그물 스타킹을 신고 붉은 립스틱을 발라 '완벽한 승무원'으로 변신했다. 그는 5시간 30분간의 비행에서 승객들에게 음료를 제공하거나 화장실 청소를 하고 긴급탈출 수칙을 직접 설명하는 등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애썼다.
하지만 승객들은 시종일관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브랜슨 회장이 꼭 끼는 스커트를 입고 부자연스럽게 걸어오는 모습이 재미있었던 탓이다.
브랜슨 회장의 서비스를 받은 페르난데스 회장도 웃음을 참지 못했다. 페르난데스 회장의 즐거운 모습에 장난기가 발동한 브랜슨 회장은 서비스 하던 주스를 쏟아 페르난데스 회장을 흠뻑 젖게 만들기도 했다. 브랜슨 회장의 장난에 페르난데스는 호탕한 웃음으로 화답했다.
브랜슨 회장이 여장을 한 이유는 3년 전 페르난데스 회장과 내기에서 졌기 때문이다. 2010년 아랍에미리트의 아부다비에서 열린 포뮬러1그랑프리 대회에서 지는 쪽이 이긴 사람의 항공사 여승무원이 되기로 약속했다. 대회 결과 페르난데스 회장의 로터스 팀이 브랜슨 회장의 레이싱 팀을 눌렀다.
브랜슨 회장의 다리 부상 탓으로 약속이 지켜지는 데 3년이 걸렸다. '괴짜'로 알려진 브랜슨 회장은 "여러가지 도전을 해 봤지만 이번이 최고의 도전"이라면서 여승무원으로 변신한 모습을 성공적으로 평가했다는 후문이다. 브랜슨 회장은 트위터에도 동영상과 함께 여러 장의 사진을 올려 여장을 한 자신의 모습을 공개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페르난데스 회장과 브랜슨 회장의 내기로 인해 생기는 수익금은 모두 호주의 스타라이트 어린이재단에 기부한다. 페르난데스 회장은 "이번 특별 자선 비행을 통해 어린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 기쁘다. 브랜슨 회장 특유의 위트와 열정이 경이롭다"면서 여장을 하는 수고로움을 감수한 브랜슨 회장을 추켜세웠다.
이에 대해 브랜슨 회장은 "승객들에게 즐겁고 뜻 깊은 비행을 선보일 수 있어서 기쁘고 즐거웠다. 특별 자선비행을 위해 자리를 마련해 준 페르난데스 회장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환갑이 넘은 나이에 여장을 하고 유쾌한 웃음을 선사한 브랜슨 회장이 운영하는 버진그룹은 항공업, 휴대폰, 금융, 국제금융, 음악, 철도, 리조트, 우주여행 등의 사업을 진행하는 세계적인 회사다.
박지성의 구단주인 페르난데스는 아시아 최대 저가항공사인 에어아시아를 운영하고 있다. 그는 음반업계에서 오래 일하다가 빚더미에 앉은 국영기업을 인수해 항공사를 차려 큰 성공을 거뒀다. 그는 지난해 GQ가 선정하는 올해의 남성 시상식에서 '올해의 글로벌 사업가'로 선정되기도 했다.
한국아이닷컴 김지현기자 hyun1620@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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