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는 LH 직원과 배우자의 보유 부동산을 관리해 투기를 차단하겠다는 방침이다. 외부 전문가를 통해 부동산 보유 현황을 항시 감독하기로 했다. 하지만 투기 방식으로 가장 많이 활용되는 차명거래는 차단하기 어렵다는 문제점이 있다. 신도시 개발 업무가 국토부로 이관되지만 업무 협업, 산하기관 관계 등을 고려할 때 개발 정보가 원천 차단될지도 미지수다.
◆ 징벌적 투기 방지책으로 차명거래 적발 어려워
10일 정치권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내부 통제 강화에 초점을 맞춘 LH 혁신안을 내놓았지만 '반쪽짜리' 대책이란 반응이 우세하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이 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 혁신방안'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을 하며 LH 투기 사태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왼쪽부터 안도걸 기획재정부 2차관, 노형욱 장관, 윤창렬 국무조정실 국무2차장. 2021.06.07 yooksa@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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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투기의 핵심 문제로 지적된 차명거래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공공기관 직원들의 땅 투기 방법으로 차명거래가 가장 일반적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개발 정보를 이용해 땅을 매입할 때 항시 수사 대상에 오를 수 있어 본인 명의 계약을 꺼린다.
차명거래는 계약 명의자로 지인이나 기획부동산 및 법인 등을 내세워 실소유자가 쉽게 드러나지 않는다. 시세차익의 일정부분을 나누고 개발 정보를 전달할 수도 있다.
사전 단속이 쉽지 않다. 실소유자와 명의 신탁자의 자금 흐름을 명확히 입증해야 하는데 이 과정이 찾아내기가 만만치 않다. 3기신도시 땅 투기 의혹 이후 진행된 검찰과 경찰의 대대적인 수사가 있어야 일부 찾아내는 정도다. 정부는 '부동산 투기 조사·수사 중간 결과 발표'에서 LH의 경우 직원 77명, 친인척·지인 74명 등 151명을 적발했다고 공개했다. 차명거래 적발 사례는 극히 드물다.
신도시 개발 업무가 국토부로 이관하는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 있다. 국토부가 신도시를 비롯한 공공택지 조성 사업을 진행하려면 최대 산하기관인 LH와의 협업이 필수적이다. 미공개 정보가 LH로 흘러 들어갈 여지가 있는 셈이다. 땅 투기 대상인 신도시 조성 업무를 지자체 또는 신설 부처로 넘길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야당 국토위 소속 관계자는 "구체적인 LH 조직개편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국민 여론을 달래기 위해 인원 구조조정과 성과급 환수 등 징벌적 조치만 발표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달 조직개편 확정되면 정부의 LH 혁신안도 수정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 "수익사업 손 떼고 주거복지에 주력해야" 주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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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기신도시 투기 의혹을 처음 폭로한 참여연대는 LH 혁신안에 대해 개발이익 사유화, 공공성 강화 등 개혁 내용이 빠져있다고 비판했다. 택지 매각 및 분양사업 수익을 내야 하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보여주기' 방안에 그쳤다는 것이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LH는 땅과 집을 판매한 수익으로 공공주택사업을 해와 택지개발에서 적정한 수익을 내야 하는 문제점이 있었다"며 "정부의 재정이 투입돼 주거복지사업 수행에 집중하는 구조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수익 사업에서 손을 떼 개발 정보 유출이란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고 본연의 업무에 충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시민단체의 원성도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전국철거민협의회(전철협)는 LH 혁신안이 근본적인 투기 해결책이 되기 어렵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철협은 부동산행동, 주거사회연합 등 시민단체와 규탄대회를 이어갈 계획이다.
전철협 관계자는 "택지개발 정보의 사전 유출을 방지한다는 취지로 개발 업무 일부를 국토부에 이관한다지만 이는 근본적으로 부동산 투기를 막을 수 있는 장치가 아니다"며 "투기사태의 본질인 핵심 사업에 대한 개편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leed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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