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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음주운전 사고와 처벌

'을왕리 참변' 음주운전자 변호인 "1심 여론재판…양형부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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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 방조 혐의 동승자도 항소심서 "1심 형량 무겁다"

연합뉴스

인천 을왕리 음주운전 차량 운전자(사진 왼쪽)와 동승자
[연합뉴스 자료사진]



(인천=연합뉴스) 손현규 기자 = 인천 을왕리해수욕장 인근 도로에서 차량을 몰고 역주행하다가 치킨 배달을 하던 50대 가장을 치어 숨지게 한 음주 운전자의 변호인이 항소심 재판에서 1심 양형이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인천지법 형사항소2부(이현석 부장판사) 심리로 9일 열린 항소심 첫 재판에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사(윤창호법) 및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혐의로 구속 기소된 A(35·여)씨의 변호인은 "피고인이 1심에서 여론 재판을 받았다"며 "양형이 부당해 항소했다"고 말했다.

이어 "피고인은 1심에서 사선 변호인을 선임하고 싶었지만 다들 거부했다"며 "결국 선임된 국선 변호인이 소극적으로 재판에 임해 제대로 변론을 받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A씨는 1심에서는 국선 변호인의 도움을 받았으나 항소심을 앞두고 한 법무법인과 변호인 선임 계약을 했다.

그의 변호인은 음주운전 사고 전 술자리에 함께 있던 A씨의 동성 친구를 증인으로 신청했고 재판부도 받아들였다.

이 변호인은 "공소사실을 부인하는 건 아니지만 피고인이 술자리에 합류하게 된 계기 등 몇 가지를 (증인신문을 통해) 확인하겠다"고 설명했다.

사고 당시 A씨가 운전한 차량에 함께 탔다가 윤창호법을 같이 적용받았나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음주운전 방조 혐의만 인정된 동승자 B(48·남)씨의 변호인도 "1심 형량이 다소 무거워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B씨의 윤창호법 위반을 입증하기 위해 A씨를 증인으로 신청했다.

A씨와 그의 동성 친구의 증인신문은 다음 달 16일 인천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연합뉴스

치킨 배달 50대 숨진 사고 현장
[인천 영종소방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앞서 인천지법 형사3단독 김지희 판사는 올해 4월 A씨에게 징역 5년을, B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9월 9일 0시 55분께 인천시 중구 을왕리해수욕장 인근 도로에서 술에 취해 벤츠 승용차를 400m가량 몰다가 오토바이를 타고 치킨을 배달하러 가던 C(사망 당시 54세·남)씨를 치어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당시 A씨가 운전한 벤츠 차량은 제한속도(시속 60㎞)를 22㎞ 초과한 상태에서 중앙선을 침범해 역주행했고,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94%로 면허취소 수치(0.08%)를 훨씬 넘었다.

B씨는 사고가 나기 전 함께 술을 마신 A씨가 운전석에 탈 수 있게 리모트컨트롤러로 자신의 회사 법인 소유인 벤츠 차량의 문을 열어주는 등 사실상 음주운전을 시킨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B씨가 A씨의 음주운전을 단순히 방조한 수준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부추긴 것으로 판단하고 둘 모두에게 '윤창호법'을 적용했다.

그러나 1심을 맡은 김 판사는 운전 중 주의의무는 운전자와 동승자 사이에 지휘·계약 관계가 없다면 원칙적으로 운전자에게만 부여된다며 B씨의 윤창호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또 "B씨가 운전을 시켰다"는 A씨의 진술과 관련해서도 일관성이 없어 신빙성이 떨어진다며 B씨의 음주운전 교사 혐의도 무죄로 판단하고 음주운전 방조 혐의만 유죄로 인정했다.



s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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