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대표 경선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8일 4차 토론회에서 이준석 후보와 나경원 후보가 서로의 과거 발언을 끄집어내는 ‘막말 시비’를 벌이면서 “달창”이란 표현까지 등장했다. 막판 역전을 노리는 후발 주자들의 ‘이준석 리스크’를 강조하며 이 후보를 견제했고, 이 후보 역시 참지 않고 맞받아치면서 토론회는 난타전 양상을 보였다. 전체적으론 예선 1위인 이 후보를 나·주호영 후보가 견제하는 모습이었지만, 나 후보와 주 후보 간 신경전도 치열했다. 두 전직 원내대표인 나 후보와 주 후보는 서로의 원내대표 시절 평가를 두고 공방을 주고 받았고, 이 과정에서 나 후보는 울먹이기도 했다.
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이준석(오른쪽부터), 조경태, 나경원, 주호영, 홍문표 후보가 8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유튜브 공식채널 오른소리 합동토론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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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이준석 리스크” vs. 이준석, “달창” 발언 소환
예비경선에서 각각 1, 2위를 했던 이, 나 후보 간 공방은 토론회 횟수가 쌓일수록 거칠어지고 있다. 나 후보는 이날 국민의힘이 서울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주최한 4차 토론회에서 이 후보의 발언을 ‘이준석 리스크’라고 규정하며 공격했다. 나 후보는 이 후보가 토론회나 언론 인터뷰에서 사용한 ‘망상’ ‘호들갑’ ‘탐욕을 심판하겠다’ 등의 발언을 나열하면서 “(이 후보가) 당 대표가 된다면, 이러한 태도는 굉장히 리스크로 다가올 수 있다, 이준석 후보의 리스크를 지적하지 않을 수가 없다”고 했다.
그러자 이 후보는 “막말 프레임을 씌우려고 한다”며 “종편(종합편성채널) 방송을 10년하면서 말 때문에 설화에 오른 적이 없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이준석 리스크’는 나 대표(후보)께서 생각하시는 머릿속에서 존재하는 것”이라며 “실제 원내대표하실 때 존재했던 막말 리스크(가 있었다), 저희를 지지하지 않는 국민을 대놓고 ‘문빠달창’이라고 하신 분이 누구냐”고 역공했다. 과거 논란이 됐던 나 후보 발언을 문제 삼은 것이다.
주 후보 역시 이 후보의 발언이 ‘가볍다’는 취지로 공격했다. 주 후보는 이 후보에게 “대선을 맡았다가 정계은퇴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면서 “오해를 불러일으키기 참 쉬운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나·주 연합, 이준석 발언에 “윤석열 불쾌”
나·주 후보는 ‘윤석열’을 고리로 이 후보에 대한 협공도 이어갔다. 이 후보가 유승민계이고 따라서 공정한 대선경선 관리가 어렵다는 ‘유승민계 공격’의 확장판인 셈이다. 나 후보는 이 후보의 ‘(윤 전 총장 장모 건을) 덮을 수 없다. 윤 전 총장이 책임져야 한다’는 발언을 문제 삼으며 “제 귀를 의심했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이 후보는 “발언 전문을 다 봤나? 제 발언을 곡해한 것”이라며 “(그런 식의 공격은) 유튜버들이나 하는 것이지 정당 대표를 하겠다는 분이(할 공격이 아니다) 굉장히 비열하다”고 맞섰다.
이에 나 후보는 “(윤석열 배제론에 대해) 직접 확인해 봤는데 윤석열 측이 불쾌해했다. (이 후보는) 윤 전 총장을 보호하는 듯 하지만 더불어민주당과 똑같은 입장”이라고 주장했다.
주 후보도 “이 후보가 윤 전 총장을 달갑게 여기지 않는가보다는 이미지를 줬다. 이에 대한 반작용이 ‘입당을 결심한 것 아니다’는 모양새를 보인다”고 가세했다.
■원내대표 시절 평가 공방에 나경원 ‘울먹’
‘1위 견제’가 두드러졌지만 후발 주자 간 설전도 치열했다. 두 전직 원내대표인 나, 주 후보는 서로의 원내대표 시절 공과를 두고 공방을 벌였다.
나 후보는 주 후보에게 ‘국회 상임위원장 전부를 내줬다’, ‘장관 후보자 낙마를 한 명도 시키지 못했다’고 공격했다.
주 후보는 이에 맞서 ‘나경원은 아스팔트 보수이미지만 남겼다’고 맞섰다. 앞서 주 후보는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과정에서 재판에 넘겨지게 된 전·현직 의원 등을 거론하며 ‘책임져야 한다’는 취지로 공격을 하기도 했다.
공방이 오가는 와중에 나 후보는 “(원내대표) 자리에 있을 때 책임을 다했기 때문에 문재인 정부·민주당으로부터 정말 무한한 핍박을 받았다. 그렇게 프레임이 씌워지고 욕설을 당할 때 같이 보호해 주셨나”고 말하며 목소리가 떨렸다. 이어 나 후보는 “이제 대선은 전쟁이다, 문재인 정권에 맞서 싸워야 하는데, 내 몸에 티끌이 묻을까봐 뒤로 숨고서는 무엇을 할 수 있느냐”고 말하며 울먹였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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