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대들을 진압하기 위해 거리를 걷고 있는 미얀마 군인들. © 로이터=뉴스1 © News1 원태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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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원태성 기자 = 미얀마에서 지난 주말 군부가 시민들 수십명의 목숙을 앗아갔다.
미얀마 군부는지난 5일(현지시간) 아이야와디 지역에서 숨긴 무기를 찾겠다는 명목으로 주민들을 공격해 20명을 사살했다고 영국 가디언이 보도했다.
군부의 보복을 우려해 익명을 요구한 한 주민은 "군부가 들이닥쳤을 때 주민들의 손에는 석궁과 투석기 밖에 없었다"며 "주민들은 제대로 된 반격도 하지 못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피해를 봤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정확한 피해상황이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이번 군부의 습격으로 발생한 사망자 수는 지난 2월1일 쿠데타 이후 한 마을에서 발생한 사망자 수중 역대 최다였다.
다만 군부는 피해사실을 숨기는데 급급했다. 미얀마 국영 TV 뉴스는 군부가 국가를 상대로 음모를 꾸민 혐의를 받고 있는 한 남자를 체포한다는 명목으로 이 지역에서 3명의 '테러범'을 사살했고 2명을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또다른 국영TV인 MRTV도 보안군과 시민들 사이의 총격전이 끝난 뒤 3명의 시신만이 발견됐다고 전했다.
이날 군부의 습격을 받은 아이야와디 지역은 카렌족을 비롯해 다양한 소수민족이 공존하는 지역으로 거주 인구가 많고 미얀마내 주요 쌀 재배지역으로 알려졌다.
한편 4개월째 시위를 이어오는 미얀마 국민들은 군부에 정권을 평화적으로 이양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은 것처럼 보인다.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특사단은 지난 4월24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아세안 정상회의에서 폭력의 즉각 중단과 당사자들간의 대화 시작 등 5개항에 걸친 합의한 지 40일만인 지난 4일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 군 총사령관을 만났지만 미얀마 내 평화를 위한 뚜렷한 결과를 내지 못했다.
이에 반군부 진영인 미얀마 국민통합정부는 기자회견을 열고 "아세안의 노력을 신뢰하지 않는다"며 "우리의 모든 희망이 사라졌다"고 토로했다. 미얀마 시민들은 아세안 국기를 불태우며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미얀마 인권단체 정치범지원협회(AAPP)에 따르면 2월 1일 쿠데타 이후 현재까지 최소 845명이 보안군에 의해 목숨을 잃었고, 4500여명이 투옥됐다.
k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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