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는 장하나. |
(인천=연합뉴스) 권훈 기자 = "10년 동안 해마다 우승했으니, 은퇴할 때까지 해마다 우승을 이어가고 싶어요."
6일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롯데오픈에서 연장전 끝에 우승한 장하나(29)는 KLPGA투어 현역 선수 최다승(14승), 정규투어 통산 상금 50억원 최초 돌파, 그리고 10년 연속 우승이라는 이정표를 세웠다.
장하나는 "통산 상금 50억원과 10년 연속 우승 두 가지를 다 이뤄 부담을 덜었다"면서 "상금보다 더 신경 썼던 건 사실은 10년 연속 우승이었다"고 털어놨다.
KLPGA투어에 데뷔한 2012년부터 장하나는 해마다 우승을 신고했다. 2016년과 2017년에는 KLPGA투어를 떠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뛰면서도 우승 행진은 이어갔다.
LPGA투어에서 복귀한 2018년부터 작년까지 해마다 우승 트로피를 수집했던 장하나는 "시즌 초반에 우승 기회를 자꾸 놓쳤을 때는 골프를 하기 싫어질 만큼 조바심을 냈던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날도 초반에 2타를 잃고 우승 경쟁에서 밀려나는 듯했던 장하나는 포기 상태에 빠졌다가 '골프는 장갑 벗을 때까지는 모른다'는 격언을 되살리고 후반에는 반드시 버디 기회가 온다는 믿음으로 버텼다고 밝혔다.
그는 선두로 이끈 16번 홀(파4) 버디를 앞두고 캐디에게 "이 대회 우승은 무조건 내가 한다"고 강한 의욕을 보였다는 일화도 소개했다.
그는 "입질이 오더니, 대어를 낚았다"고 기뻐했다.
KLPGA투어에 굵은 발자취를 남긴 장하나는 그러나 "기록을 목표로 삼지는 않는다. 기록은 하다 보면 따라오는 것"이라며 기록에 연연하지는 않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50억원을 넘었으니 100억원 돌파도 가능하다고들 하는데 불가능한 건 아니지만 무리인 듯싶다"는 장하나는 "앞으로 은퇴할 때까지는 해마다 우승하고 싶다"고 우승 욕심은 감추지 않았다.
연장전에서 벙커샷을 홀 1m 거리에 붙여 우승을 결정지었던 장하나는 KLPGA투어에서 손꼽는 '벙커샷 달인'이 된 비결을 "연습뿐"이라고 단언했다.
KLPGA투어 벙커 세이브 1위인 장하나는 "대회장에 오면 맨 먼저 벙커에 가서 모래를 파악한다. 벙커샷 비결은 말로는 설명이 안 된다. 모래를 이해하고 느껴야 한다. 그리고 끊임없는 연습뿐"이라고 설명했다.
"상금, 대상 포인트, 평균타수 순위 등은 잘 보지 않는다"면서 "오히려 그린 적중률과 함께 벙커 세이브율 순위를 더 자주 본다"며 웃었다.
이날 유해란(20), 박주영(31)과 피 말리는 각축전을 벌인 장하나는 단독 선두로 올라선 16번 홀(파4) 12m 버디는 실수와 행운이 합쳐진 결과였다고 소개했다.
"드라이버를 정말 잘 쳤다. 48도 웨지를 쳤는데 생각보다 스핀이 많이 걸리는 실수 때문에 생각보다 너무 짧았다"는 장하나는 "그런데 오늘 아침에 연습 그린에서 비슷한 거리에 비슷한 라인의 퍼트 연습을 한참 했던 덕에 버디 퍼트를 넣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장하나는 "몸 상태가 썩 좋지 않다. 시즌 첫 우승 물꼬를 텄고 통산 상금과 10년 연속 우승 등 부담도 덜었으나 쉬어가면서 편한 마음으로 남은 대회에 임하겠다"고 여유를 보였다.
kh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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