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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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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탄핵 정당, 安과 악연" 여의도 불문율 깬 이준석 돌직구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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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국민의힘 6·11 전당대회에 출마한 이준석 당대표 후보자가 2일 오후 부산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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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정치판에는 일종의 불문율이 있다. 소속 정당이 엮인 민감한 이슈에 대해선 명확한 입장 발표를 삼간다는 것이다. 한 국민의힘 중진의원은 “말 한번 잘못했다가 설화에 휩싸이거나 역풍을 맞고 낙마한 정치인이 어디 한둘이냐”라고 말했다.

그런데 최근 국민의힘 대표 선거에서 바람을 일으킨 이준석 후보는 이런 불문율을 비껴가고 있다. 그는 3일 ‘보수의 심장’이라고 불리는 대구·경북(TK) 연설회에서 누가 묻지도 않았는데 대뜸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얘기를 꺼냈다. 이 후보는 “나를 정치권에 영입해 준 박 전 대통령에게는 감사한 마음이지만, 탄핵은 정당했다”고 말했다. 이를 놓고 한 국민의힘 재선 의원은 “과거 탄핵에 찬성한 정치인들도 대구에선 입조심하는 분위기였다. 저런 발언은 난생처음 보는 정치 퍼포먼스”라고 평했다.

야권 통합의 파트너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향해서도 거침없는 직설을 쏟아냈다. 이 후보는 안 대표와의 관계에 대해 4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숨길 것도 없이 악연이 맞다. 껄끄러운 관계임을 부정하지 않는다”면서 “이유는 딱 하나인데, 2018년 바른미래당의 서울 노원병 공천 때 안 대표가 태클을 걸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대표가 된다면 공정하게 하겠다. 야권의 훌륭한 대선 주자인 안 대표는 공정한 대우를 받을 자격이 있다”고 부연했다.



“尹 부인, 장모 비책 주겠다” 과감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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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4월 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1동 주민센터에 차려진 2021 재·보궐선거 사전투표소에서 신분확인을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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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1위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향해서도 마찬가지다. 이 후보는 지난달 29일 유튜브 방송에서 “윤 전 총장 부인이나 장모에 대한 공격이 들어올 텐데, 내가 대표가 되면 (대응 방안을 담은) 비단 주머니 3개를 드리겠다”고 말하는가 하면, 윤 전 총장 입당과 맞물려 국민의힘 대선 경선 일정을 연기해야 한다는 일부 주장에 대해 “특정인을 기다리거나, 특정인이 원하는 노선으로 가면 안 된다. 국민의힘 대선 버스는 정시에 출발할 것”이라고 선을 긋기도 했다.

당내에선 “윤 전 총장 관련 발언만 놓고 봐도 이 후보가 여의도 정치 문법을 잇달아 깨고 있다”는 반응이 나왔다. 한 충청지역 국민의힘 의원은 “통상 당 밖에서 유력 대선 주자가 떠오르면 중진 의원들도 한 수 접고 팔을 벌리는 게 상례”라며 “윤 전 총장이 주자 1위이든 말든 거리낌이 없다는 태도인데, 당 입장에선 장점도 될 수 있지만 민감한 정치국면에선 리스크도 만만치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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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이준석, 나경원 후보가 31일 저녁 서울 마포구 상암 MBC스튜디오에서 열린 100분토론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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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이 후보의 돌직구 발언을 놓고 “제1야당 대표를 노리는 정치인으로선 입이 가볍다”라거나 “중요한 정치 국면에서 발언 실수로 당을 위기로 몰고 갈 수 있다”는 당내 반발도 있다. 앞서 이 후보는 윤 전 총장을 향해 “(국민의힘의) 앞에 타면 육우, 뒤에 타면 수입산 소고기가 된다”며 입당을 압박했는데, 이를 두고 “막말 정당 프레임을 다시 뒤집어쓸 생각인가”(정진석 국민의힘 의원)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 후보를 향한 공세의 빌미가 되기도 한다. 당 대표 선거 경쟁자인 나경원 후보는 “초보 셰르파(히말라야 등 현지 등산 안내인)가 원정대를 위험에 빠뜨린다”고 지적했고, 주호영 후보도 “대선을 앞두고 불안한 후보를 앞세워 도박해야 하느냐”고 비판했다.

이 후보는 6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말을 아끼고 숨기는 정치를 해봤자 불필요한 오해를 부르고 결국엔 정치인들의 밑천만 드러날 뿐”이라며 “앞으로도 나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고, 국민과 유권자들로부터 냉정하게 평가받겠다”고 말했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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