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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대세' 이준석, 당대표 지지율 독주…나경원·주호영 총공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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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회의 #야당 발제

[앵커]

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에서 이준석 후보의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여론조사에서 다른 후보들을 큰 격차로 따돌리고 있는 건데요. 뒤를 쫓는 나경원·주호영 후보와의 신경전도 거세지고 있습니다. 관련 내용을 박준우 반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 JTBC '썰전' (2018년 7월 12일)

과거 영상이나 게시물 등에 달린 댓글 중에 '성지순례 왔다'는 글, 종종 보셨을 텐데요. 종교적인 의미는 아니고요. 분명 시간이 꽤 지난 영상인데도 내용이 지금 상황과 딱 들어맞는 경우가 있습니다. 마치 미래를 미리 꿰뚫어 보고 만든 것처럼 말이죠. 그런 온라인 게시물을 다시 시청할 때 성지순례 왔다는 표현을 쓰곤 합니다. 저도 오늘 성지순례 좀 해봤습니다. 이준석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의 3년 전 영상입니다. 저때부터 이미 당 대표가 돼서 보수를 젊게 만들겠다는 사명을 갖고 있었다고 하는데요. 이 말이 지금에 와서야 점차 실현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어제(3일) 오후에 나온 국민의힘 당 대표 적합도 여론조사 결과를 살펴보면요. 전체 응답자의 46.7%가 이 후보를 꼽았습니다. 2위인 나경원 후보는 16.8%를 얻었는데요. 거의 30%포인트 차이가 나는 겁니다. 중진 후보들 4명의 지지율을 모두 합해도 이 후보에 밀리는 결과인데요. 국민의힘 지지층을 상대로 한 조사에선 1·2위 후보 간 격차가 더 벌어졌습니다. 이 후보가 57.7%, 나 후보는 20.7%로 나타났습니다. 보수의 심장인 TK 지역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후보가 나 후보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지지율을 보였습니다.

어제 후보들은 대구에서 합동 연설을 했는데요. 쫓는 중진들은 마음이 급할 수밖에 없을 텐데요. 대구 표심을 잡기 위해 너도나도 '박근혜 마케팅'에 나섰습니다.

[홍문표 /국민의힘 의원 (어제) : 이명박 대통령, 박근혜 대통령 사면에 관한 문제는 이 문재인 정부가 치졸하고 참으로 치사합니다. 사면할 수 있는 요건이 갖춰지면 대통령이 결심을 하는 겁니다.]

[조경태/국민의힘 의원 (어제) : 우리나라가 이만큼 잘 살게 된 것은 새마을 운동 덕분입니다. 이제 우리는 제2의 새마을 운동을 해야 됩니다. 제2의 새마을 운동의 중심은 바로 청년에 있습니다.]

여기에 나경원 후보는 한술 더 떴죠. 비장의 무기를 준비했는데요. '박정희 공항'을 꺼내 들었습니다.

[나경원/전 의원 (어제) : 오늘 아침 구미 박정희 대통령 생가에 헌화했습니다. 박정희 대통령님의 통찰력 있는 혜안과 그리고 결단력 있는 그 리더십(지도력)이 그리워지는 때입니다. 전 존 F. 케네디 공항을 보면서 늘 생각했던 것이 있습니다. 여러분 우리 국회의원 여러분들이 동의해 주시면 (대구·경북 신공항을) 박정희 공항으로 이름 붙여서 한번 신속하게 추진하고 싶은데 어떨까요?]

반면 쫓기는 이 후보는 느긋한가 봅니다. 이 후보는 거침없이 소신 발언을 했습니다. 전직 대통령 박근혜 씨의 탄핵은 정당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는데요. 공사는 구분해야 한다는 취지였습니다. 개인적으로 감사하더라도 잘못한 부분은 비판해야 한다고 말이죠.

[이준석/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어제) : 저는 제 손으로 탄생에 일조한 박근혜 대통령이 호가호위하는 사람들을 배척하지 못해서 국정농단에 이르는 사태가 발생한 것을 비판했습니다. 그리고 국가가 통치 불능의 상태에 빠졌기 때문에 탄핵은 그 시점에 정당했다고 생각합니다. 이준석의 이런 생각을 대구·경북이 품어줄 수 있다면은 우리 사이에는 다시는 배신과 복수라는 무서운 단어가 오가지 않을 것입니다. ]

강성 보수 성향의 당원들이 듣기엔 다소 불편한 말일 수도 있었을 텐데요. 이미 대세를 굳혔다고 여유가 생긴 걸까요, 아니면 막내의 패기일까요?

[JTBC '정치부회의' (어제) : '막내'의 미덕은 뭘까요? 여정회 막내인 저 신 반장을 떠올려 본다면 귀여움? 해맑음? 그것도 그렇지만, 두려움 없이 직진하는 '패기' 그게 바로 막내의 미덕일 겁니다.]

패기의 이준석을 꺾을 수 있는 막판 변수는 뭘까요? 경륜의 나경원·주호영 연합, 이른바 나-주곰탕일까요?

[이준석/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YTN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지난 2일) : (이른바 '나-주 곰탕' 얘기도 나오고, 이른바 단일화요. 나머지 후보 네 명. 그렇더라도 혹시 이길 자신 있습니까?) 저는 이 상황에서 국민들에게 지지를 받지 못할, 또는 개연성이 떨어지는, 또는 논리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 무작정 단일화를 시도하실 상황은 아니다, 이렇게 봅니다.]

나경원·주호영 두 후보도 명분 없는 단일화는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판단한 듯합니다. 단일화 없이 각자도생으로 완주 의지를 밝히고 있죠. 다만, 이 후보를 공격할 때는 손발이 잘 맞는 거 같습니다. 오늘도 이 후보를 협공했는데요.

[나경원/전 의원 (음성대역) : 김종인 위원장이 이번에 우리 당대표 선거 시작할 때 초선 뭐 이런 이야기를 하셨고 그다음에 이준석 후보는 김종인 위원장 모시고 오겠다 이렇게 이야기를 했단 말이에요. 그래서 결국은 우리가 김종인 위원장 상왕 정치를 보게 되는 거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상왕 정치,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과 유승민 전 의원이 이 후보의 막후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의미인데요. 계파 공격의 연장선이라고 볼 수 있겠죠. 이 후보가 당 대표가 되면 야권 통합에 걸림돌이 될 것이란 지적도 빼놓지 않았습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관계가 껄끄럽기 때문이란 건데요. 주호영 후보도 같은 맥락에서 이 후보를 비판했습니다.

[주호영/전 국민의힘 원내대표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이준석 후보 같은 경우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 여러 차례 불화를 겪었습니다. 이준석 후보도 말은 합당한다고 하면서 합당을 어렵게 하는 기분 나쁜 말들을 마구잡이로 쏟아내는 것은 아주 잘못된 거다. 만약에 합당이 무산된다면 그 책임의 대부분을 이준석 후보가 부담해야 되는 것 아닌가…]

두 후보 모두 이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강세를 보이는 데 대해서도 크게 의미를 두지 않았는데요. 이전까지가 '바람의 시간'이었다면 이제는 '냉정의 시간'이라면서 말이죠. 두 후보로선 아무래도 '이준석 대세론'이란 말을 부인하고 싶을 텐데요. 2·3위 후보들이 총공세에 나섰지만, 국민의힘 내에선 '이적이'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이준석의 적은 이준석'의 줄임말인데요. 이 후보의 말실수나 과거 발언이 문제가 되지 않는 한 대세론이 유지될 것이란 의미입니다. 다른 후보들도 계파 공격이나 통합 공격이 생각보다 잘 먹히지 않는다고 본 것 같습니다. 다른 공격 루트를 찾고 있는 건데요. 나경원 후보는 토론회에서 이 후보의 과거 발언을 문제 삼기도 했었죠.

[나경원 /전 의원 (지난 1일) : 바른미래당에서 징계 받은 것도 안철수 대표에 대해서 매우 심한 말씀을 하셨다가 그 부분에 대해서도 그런 말 한 적이 없다, 라고 말씀하셨다가 나중에 녹취 파일이 나오면서…]

[이준석/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지난 1일) : 자, 질문과 전혀 관계없는 말씀 하고 계십니다. 그 사건에 대해서. 제 주도권 토론입니다. (제가 여기서 그 욕설을 옮길 수는 없지 않습니까?) 제 주도권 토론이고요. 제가 안철수 대표에 대해서 했던 발언은 사석에서의 발언이었고, '안철수 대표가 그렇게 하면은 'ㅂㅅ' 되는 거지'라는 발언을 했습니다.]

이 후보도 이제부터는 자신과의 싸움이란 점을 인식하고 있는데요. 겸손한 자세로 임하란 고언을 새겨들은 듯합니다.

[이준석/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지난 1일) : (이런 상황에서 역전 가능성이 어디서 있는 겁니까? 당원 투표도 조직표가 통하지 않으면?) 이준석이 대형 실수를 해야죠.]

[이준석/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YTN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지난 2일) : 여러 중진 의원들 같은 경우에는 워낙 제가 최근에 돌풍이라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달려 나가는 모습이다 보니까 저에게 꾸준히 연락 주시고 하시면서 좀 '캄 다운(Calm down) 해라' 속된 말로 너무 들뜨지 말고 항상 또 진중하고 겸손한 자세로 임해라, 이런 말씀 많이 주셔가지고…]

아직 전당대회까지는 일주일이란 시간이 남아있습니다. '이적이'든 '나-주곰탕'이든 9회말 2아웃이라도 승부는 섣불리 예단할 수 없겠죠.

오늘 야당 발제 정리합니다. < 중진 다 합쳐도 이준석에 지지율 열세…'이준석 대세론' 뒤집을 막판 변수는? >

박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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