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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5 (토)

이슈 미얀마 민주화 시위

"군부 종식 수단은 총성"…미얀마 시위대, 반군과 훈련 '구슬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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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미얀마 남동부 태국 국경 인근을 근거지로 활동 중인 카렌민족연합(KNU)에 합류한 시위대들이 군사훈련을 받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원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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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원태성 기자 = 미얀마에서 쿠데타를 통해 정권을 잡은 군부에 저항해 평화 시위를 하던 사람들이 상황이 개선되지 않자 소수민족 무장단체에 가담해 무장투쟁을 준비하고 있다. 살면서 처음하는 경험임에도 이들은 민주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훈련에 참여했다.

AFP통신은 미얀마 남동부 태국 국경 인근을 근거지로 활동 중인 카렌민족연합(KNU)에 합류한 시위대들의 일상을 취재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카렌주 내 정글에 위치한 KNU의 훈련캠프의 하루는 새벽에 시작한다. 이곳에 합류한 시위대들은 진흙탕 강을 건너고 덤불을 헤치고 동료들을 구하는 등의 전술훈련을 한다.

사격 훈련을 할 때 이들은 어설픈 서로의 모습을 보며 웃음을 짓기도 했다. 최근 이곳에 합류한 23세 한 남성은 "우리는 태어나서 총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다"면서도 "이제는 어느 정도 익숙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군부의 독재를 종식시킬 수 있는 수단은 평화 시위가 아닌 총성"이라며 군부에 대한 분노를 숨기지 않았다.

미스 미얀마 출신 타 텟 텟은 지난달 검은색 전투복 차림에 돌격소총을 소지한 모습이 담긴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리면 무장단체 합류를 알렸다.

당시 그는 "반격할 때가 왔다"며 "무기를 들든 펜을 들든 돈을 기부하든 모두가 군부에 맞서 미얀마를 위해 싸우는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다짐했다.

시위대들의 결연한 의지와는 반대로 훈련캠프의 상황은 많이 열악했다. 그들은 전투화 대신 슬리퍼를 신고 훈련을 받았다. 또한 다리를 꼬고 앉아 포탄을 잡지로 포장하고 있던 한 시위대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소속 축구단 아스날의 로고가 새겨진 반바지를 입고 있었다고 AFP는 전했다.

또한 이들이 받는 군사훈련이 그들의 성공을 장담하지도 못하는 것처럼 보인다.

미얀마 분석가이자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 소속인 데이비드 매티슨은 "군사훈련이 시위대들을 성숙하게 만들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이들을 전쟁에서 승리하도록 만들지는 못할 것"이라고 AFP에 전했다.
k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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